8월의 좋은 어린이 책 <사시사철 우리 살림 우리 문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노경실(작가)


세계 곳곳에 ‘한류’의 바람이 강하게 붑니다. ‘우리 스스로’ 한국인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러나 막상 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최소한의 ‘앎’이나 ‘이미지’가 무언가? 하고 조사를 하면 이번에도 ‘우리 스스로’ 얼굴이 뜨듯해지고 맙니다. 그 요란한 한류 안에 한국의 문화는 물론 전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삶의 풍습은 거의 담겨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정작 한류의 주인공인 한국사람, 특히 한국의 우리 아이들은 도대체 우리 문화나 풍습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무얼까요?

 

어릴 때부터 선진국이라 하는 서양의 언어, 그림책, 장난감, 애니메이션, 노래, 그리고 온갖 먹거리와 입고 신을 거리, 게다가 서양의 풍습을 즐기는 것 등등에 푹 젖어 가는 아이들. 마치 오이 피클이나 양파 절임처럼 생각과 정서, 습관이 그런 것들로 푸욱 절여지는 듯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론 우리와 함께 하는 여러 지역과 나라의 사람들을 위한 ‘한국’의 일상과 계절에 따른 풍속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바로 ‘사시사철 우리 살림 우리 문화’라는 책처럼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을 전부 누릴 수 있는 민족은 그렇지 않은 지역의 사람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섬세하며 자연 친화적인 풍습과 문화를 꽃피웁니다. 이 책에서는 새 옷을 만들면서 맞이하는 설빔이나, 집 안 곳곳을 따뜻하게 만들고 김장을 하면서 겨울 준비를 하는 등등의 우리네 살림살이를 소개합니다.

 

옛사람들이 살아온 생활을 살펴보면 자연에 순응하기도 하지만 자연의 변화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지혜, 이웃과 즐거움과 어려움을 모두 함께 나누는 인정, 자연의 작은 것 하나도 삶 속에 활용하는 과학적 정신이 짧지만 동시 같은 문장을 통해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다가 그림작가가 삽화, 인형 만들기, 촬영 조감독 등 웬만한 영화 한 편 찍는 듯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요. 1인 다역을 하면서요!

 

또, 일종의 ‘숨은그림찾기’의 즐거움을 줍니다. 한 장 한 장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형과 부속물들. 신기하게도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평면적인 삽화. 이 두 가지 요소와 재료를 펄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자연의 배경. 이 삼박자 안에서 우리는 우리 삶과 문화 속에 소박하게 놓여 있는 작은 그림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갖게 됩니다. 미술감독이자 인형제작자(?)인 화가의 치밀함과 재기발랄함이 고리타분할 수 있는 전통문화를 유쾌하게 살려준 것이지요. 덕분에 사시사철 우리의 삶과 문화가 싱싱하게 보이고 들리며, 만져집니다.


전문가가 선택한 8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