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책 <내 마음속에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승민(동화작가)


처음 책을 봤을 때 창밖을 보는 남자의 모습이 내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한 장씩 넘겨보는데 가슴을 쿵 치는 문장이 등장했습니다.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뭘 하긴 하는 걸까?’

아주 오래전부터 주변을 맴도는 말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회사에 가고 저녁 늦게까지 정신없이 일하고 돌아와도 같은 느낌입니다. 휴가를 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하루를 보내도 같은 느낌입니다.

주인공이 고민을 하다 낯선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 그 안으로 쏙 빠져들었습니다. 용기라는 게 대단해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저 시선을 약간만 돌려 다른 쪽을 바라보고 한걸음 내디디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그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늘 제자리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일상이니까요.

돌이켜보니 나는 그만한 용기가 있었나 생각이 됩니다. 아무래도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발걸음에 더 공감이 갔습니다.

주인공은 가는 길에 스치는 사람들을 하나씩 바라보면서 그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이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는 있는 걸까?’
‘나와 같은 곳으로 가는 건 아닐까?’

주인공의 시선은 평범하지만 동시에 특별해 보입니다. 나는 주인공을 닮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우직한 발걸음,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고민과 갈등, 그리고 결심. 그 모습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남자가 도착한 곳은 어디일까요? 어쩌면 나도, 우리도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았을까요?

 


11월의 좋은 어린이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