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책 <행복하게 나란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공길숙(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본 양성평등 이야기
-『행복하게 나란히』를 읽고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가 어느 날 엄마에게 “여자는 분홍색 옷을 입고, 남자는 파란색 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딸에게 성 역할에서 비롯된 편견과 차별을 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써 왔던 터라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딸아이는 색깔을 구분한 이래 제일 좋아하는 색은 내내 ‘파란색’이었고,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은 ‘자동차’였기에 놀람은 더 컸다.

 

여자는 분홍색을 입어야 여자답고, 남자는 파란색을 입어야 남자답다는 생각은 누구의 생각일까? 도대체 여자답고 남자답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그렇게 기르는 것은 비단 엄마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양성평등은 가정과 학교, 사회가 성 평등을 기초로 한 교육과 제도적 뒤받침이 촘촘하게 이루어져야 제대로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송아주 작가의 신간 《행복하게 나란히》는 매우 반가운 창작동화다. 《행복하게 나란히》는 쌍둥이 남매인 수아와 수재의 열 가지 이야기를 통해 양성평등의 의미와 중요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전해 준다.

 

첫 번째 이야기 <적성에는 남녀가 없다> 편은 성 역할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이 아이들의 꿈을 억누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여자는 ‘승무원’ 남자는 ‘조종사’라는 편견을 심어 준다면 자기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하고, 결국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할 수밖에 없다.

 

네 번째 이야기 <놀이동산 새치기 맘충> 편은 여성을 비하하고 놀림거리로 삼는 인터넷 문화의 문제점을 잘 보여 준다. 흔히 개똥녀, 김치녀, 된장녀로 비하되고 회자되는 것은 모두 ‘여성’이다. 같은 행동을 해도 그 대상이 ‘남성’이라면 놀림거리도 되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서 이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양성평등한 교육이란 수아 엄마처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그런 걸 찍어서 놀리는 짓을 해서는 안 되는 거야.” 하고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다섯 번째 이야기 <공포의 신체검사>는 남자는 키가 커야 하고 여자는 날씬해야 예쁘다는 편견에 대해 다뤘다. 범수는 작은 키를 키우기 위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우유를 무리하게 마시고, 유나는 살을 빼기 위해 무작정 밥을 굶기 시작한다. 성 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비롯한 외모에 대한 편견은 어린이들에게도 스트레스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성 역할 고정관념은 가사노동에 대한 불협화음으로 이어질 때가 종종 있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은 직장생활과 가사를 모두 잘해야 하는 ‘슈퍼우먼’이 될 것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의 일인 가사를 도와주는 것일 뿐 가사가 그 자신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녀가 평등한 가정이라면 가사나 육아도 서로 도와가며 함께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아홉 번째 이야기 <엄마의 생활계획표>는 바로 우리 가정의 일처럼 다가왔다.

 

양성평등이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열어 주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는 것이다. 행복하게 나란히 걷는 수아와 수재처럼 양성평등을 위해 이 책을 여러분께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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