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로 사는 즐거움 - 농부 폴 베델에게 행복한 삶을 묻다
폴 베델.카트린 에콜 브와벵 지음, 김영신 옮김 / 갈라파고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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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로 사는 즐거움? 과연 내가 본 현실에서 농부는 과연 즐거운 삶일 수 있을까? 그저 농부의 삶은 허리가 휘도록 고된 삶의 연속이며, 힘겨움과 고단함이 농부라는 두 단어 속에 함축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즐거움을 이야기하겠다고 한다. 범상치 않은 삶이다. 늘 동경하는 삶이지만 결코 나 자신은 선택하지 못하는, 아니 않는 삶! 자신의 의지로 삶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만족하는 삶을 이야기하니, 언제나 불평하는 투덜이였던 삶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끊임없이 욕망에 삶을 혹사시키고,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았던 지금의 삶이 오히려 더 힘겹고 고단한 삶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리고 나는 <농부로 사는 즐거움>을 읽는 내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폴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에 젖었다. 소박함과 진실함에서 묻어나는 그의 삶을 통해 잠시나마 그간의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어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내가 살아낸 삶은 아니지만, 그렇게 나는 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아니 그보다는 선택하는 삶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폴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선택한 삶을 풀어놓고 있었다. 불평불만으로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낸 폴, 그에게서 삶의 단단함이 느껴져, 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본다. 끊임없이 비난-“남을 비난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더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156)라는 그의 이야기에 너무도 부끄러워졌다.-과 불평을 토해내는 삶이었다. 선택한 삶에 대한 책임과 만족, 그리고 자부심과 긍지가 오롯이 느껴져 깊은 울림에 나 역시 그러한 삶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졌다.

평온한 삶과 그럼에도 자유로운 삶, 선택에 의해 가능한 삶이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니, 어찌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주어진 삶을 산 자신의 인생 덕분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음이 평온해졌다. 마음 속 격랑을 순식간에 잔잔해지고, 한없이 순해짐을 느낀다. 일상의 고요함이 멋스럽게 다가와 성난 마음들이 풀어졌다. 폴이 살아낸 삶의 힘일 것이다. 단단함 속에서도 포근하고 따뜻해졌다. 차분하게 그 자체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나 역시 시간과 돈에 쫓기며 허덕이기보다는 흙을 밟고 땀 흘리며 가꿔내는 삶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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