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베이커리 1 한밤중의 베이커리 1
오누마 노리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달콤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한밤중의 베이커리>에 들러볼 것!

 

 

<한밤중의 베이커리>를 읽다보면 빵이 고파지는 정도가 아니라, 나도 맛난 빵을 만들어 내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나도 제빵 기술을 배워볼까?’ 아니, ‘블랑제리 구레바야시’로 스며들어 ‘히로키’의 구박과 잔소리 속에서도 빵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한가득 자리하게 된다.

 

한밤중에 빵을 판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신선했으며,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보통의 상식을 뒤엎는 영업 전략이 아닌가? 하지만 <한밤중의 베이커리>라는 제목에서 먹을거리를 통해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 소통을 다룬 이야기들인,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과 ‘오가와 미로’의 <달팽이 식당>이 생각났다. 그리고 상큼하고 발랄한,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임을 확신하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휘몰아쳤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따뜻한 이야기, 한 권의 책으로 잠깐의 달콤한 휴식이 무척 필요했다. <한밤중의 베이커리>는 지금 내게 간절히 필요한 무언가가 가득 찬 것처럼 온 마음들이 먼저 들썩거렸다.

 

한밤중(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에 빵을 하는 ‘블랑제리 구레바야시’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속칭 말 그대로 ‘힐링’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모두가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사람들, 하지만 가슴만큼은 한없이 따뜻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맛있는 빵만큼이나 달콤하고 훈훈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있다. 7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여고생 ‘노조미’였다.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듯, 항상 툴툴거리면서 쿨한 척하지만 자신을 탁란된 뻐꾸기 새끼에 비유하면서 조금은 세상에 이질감을 느끼는 아이였지만, 그 툴툴거림 속의 따뜻한 마음, 솔직하고 거침없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가장 좋아하고 반기는 캐릭터로 사랑스러운 노조미를 만날 수 있었다.

7장의 이야기마다 매번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였다. ‘노조미’에 이은 두 번째는 바로 ‘고다마’란 꼬마 아이였다. ‘노조미’처럼 엄마 ‘오리에’의 보살핌을 받기보다는 방치된 아이, 홀로 남은 집을 지키며,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이. 하지만 그 착한 마음씨, 유쾌하고 씩씩한 모습에 쉽게 동화되었고, 가엾다는 등의 값싼 동정이 오히려 미안해지는 아이 ‘고다마’의 이야기가 '노조미‘에 이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고 마음속을 간질이었다. 그 외에도 남을 훔쳐보는 악취미의 변태 ‘마다라메’, 여장 남자 ‘소피에’ 그리고 고다마의 엄마 ‘오리에’ 그리고 ‘블랑제리 구레바야시’를 운영하는 ‘구레바야시’와 ‘히로키’의 이야기, 굴곡 많은 인생의 여러 사연들이 <한밤중의 베이커리> 속에 녹아 있었다. 한 권의 책, <한밤중의 베이커리>는 향긋한 빵 냄새, 사람 냄새로 코끝을 자극하였다.

 

기대이상으로 훈훈하였다. 마지막엔 눈시울을 붉히게 되는 잔잔한 감동이 나도 모르게 찾아든 이야기였다. 맛난 빵은 함께 나눠먹으면서 아픈 상처들을 어루만져주었다. 아니 옆에서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기운을 얻고, 생생하게 살아났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 철철 흘려나는 온기에 감싸인 듯하다. 가끔씩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주변의 여러 관계 속에서 괜시리 마음이 어지러울 때, <한밤중의 베이커리>은 잊었던, 잃어버렸던 ‘따뜻함’을 수시로 일깨워줄 것이다. 삐뚤어지려는 마음을 다잡아주며, 감사한 마음과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일러주고, 다른 이들을 미소로서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을 가르쳐줄 듯하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처음 소개된 작가 ‘오누마 노리코’의 또 다른 이야기들을 앞으로 기다리게 될 듯하다. ‘오누마 노리코’를 온몸으로 반응하며 그녀의 신간을 반갑게 맞이할 듯하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 바로 ‘오가와 이토’의 <따뜻함을 드세요>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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