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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자유 - 로쟈의 책읽기 2000-2010
이현우(로쟈) 지음 / 현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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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유명한 인터넷 서평꾼(비록 '꾼'이라는 단어가 비하하는 의미로 종종 쓰이나 스스로 그렇게 지칭하는 만큼 그대로 인용하였다.) 로쟈의 서평을 모은 책이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을 읽으면 타인의 서평을 읽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타인의 서평을 읽는 일을 굉장히 꺼리는 편이다. 과거 독서 모임에서 발표를 해야되서 책을 읽고 나서 발제문을 쓰기 전에 '과연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혹은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궁금증에 타인의 서평을 먼저 읽어 본 적이 있었다. 타인의 서평을 읽은 후 발제문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은 결과 타인의 서평에 드러난 생각에 함몰되어 나만의 생각과 시각을 가지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은 후 나만의 생각이 담긴 서평을 쓰고 난 <후> 남들이 쓴 서평을 읽어본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한 서평만 발췌해서 읽어 보려고 하였으나 나름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도 읽지 못한 책이 대부분이라 어쩔 수 없이 이번 만큼은 나의 원칙을 어기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되도록 이 글에서 로쟈가 쓴 서평에 대한 서평은 쓰지 않을 생각이다.

 일단 로쟈가 이야기하는 <서평>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순리일 듯 싶다. 로쟈는 "서평의 존재론적 위치는 책에 대한 '소개'와 '비평' 사이가 아닐까 싶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p.40) 그러나 나는 서평은 단순히 남에게 책을 알려주기 위한 '소개'와 '비평'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책을 읽고 독후감 혹은 서평 혹은 리뷰라고 불리는 어떤 글을 쓸 때 나는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귀찮더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을 가다듬기 위해서고 둘째, 후에 기억 안 나는 것이 있을 때 빠르게 찾아보기 위해서 였다. 그래서 나의 초창기 글을 일종의 리포트와 비슷한 형태였다. 그러다가 단순 내용 요약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당시 독서력이 짧은 나로서는 감히 책을 평가할 수 있는 깜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비평'이란 면은 내가 쓴 글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점점 이른바 '책을 보는 눈'이 띄어감에 따라 하나 둘 비평도 포함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단순 내용 요약 → 자신의 생각 첨부 → 책에 대한 비평 첨부 이런 식의 과정을 밟아 온 것이다. 결국 나의 서평에는 '나'를 위한 내용 요약이 다른 서평에 비해 많이 들어간 편이다. 

 이어서 로쟈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서평>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로쟈 역시 서평을 쓰면서 '책을 읽을 자유' 보다는 '책을 읽은 의무'를 상기하며 글을 썼고 자의로 읽은 책이 많지만 타의로 읽은 책 역시 적지 않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가난한 대학생으로 한 권에 만 원 이상 하는 책 값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비록 꾸준히 이른바 고전은 허리띠를 졸라매서 구입하되 신간에 대해서는 서평단 활동을 통해 나의 지적 욕구와 경제적 압력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택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서평을 쓴다는 것이 '책을 읽은 의무'가 되어 버린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쓴 서평을 통해 다른 이와 댓글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눠보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서평이라고 칭찬을 받을 때의 기쁨이 '의무'를 기쁘게 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책을 읽을 자유''책을 읽은 의무'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한다. '책을 읽을 자유'가 보편화된 것은 역사적으로 보면 최근의 일이지만 인간으로 '최소한의 권리'에 속한다고 로쟈는 말한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대다수가 한 달에 평균 1권 가량 읽는 오늘날 진정한 책을 읽을 자유를 향유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 하다. 나는 '책을 읽을 자유'를 넘어 '책을 읽은 의무'를 지는 사람이 점점 많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책을 읽고 '행동하는 것''책을 읽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점차 우리 나라에 책을 읽는 사람이 늘어나 '책을 읽은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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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안그림자 2011-04-01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낌이 전이되는 서평 그대로의 서평을 읽어 봅니다. 아니, 귀로 들어 보았다고 더 말해 보고 싶습니다. 책을 읽을 자유는 세상을 변화 시켜 주지를 못하지만 책을 읽어야 된다는 필연성의 의무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켜 주는데 둰동력잉 되어 준다고 하더군요!본인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독자입니다. 책을 즐거움의 유희 보다 책 속에 담겨져 있는 거울들을 들여다 보아 주기를.. 그럼 그들이 우리들한테 무엇을 가리켜 주는지, 우리들은 그들로 인해 무엇을 느끼고 행동해야 될지를 알려 줄텐데 말입니다. 유럽에서 혁명의 바람이 불었고 그것의 여파가 자기들의 세상을 행복으로 세 세상을 보여 주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살아가게 하는 존재의 의무를 심어 줄 수 있었던 것도 책의 지식이 유희가 아니라 실천의 지표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물빛은 사람들한테 빛을 전해 줄 수 있지만, 어둠은 사람들 한테 그 빛을 열게 만들어 주는 힘을 준다고 하더군요!! 우리 인간들 세상에 저녘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아 보이는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우리들한테 빛을 열어라고 소리없이 말을 걸어 주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