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해외에서 소위 C++의 교과서로 불린다. 원래 저자들의 이름만으로도 먹어주는 책인데, 아쉽게도 번역의 질이 좋지 않아서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겠다.
번역자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이 책은 번역서로는 실패했다고 본다. 일일이 지적하긴 어려우나 오타, 오역에 매끄럽지 못한 번역투 문장등이 같이 섞여 책의 가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이 책을 보려거든 차라리 원서를 구해 보던지 아니면 아예 다른 책을 찾아보길 권한다. 이 번역서는 정말 아니다. 다루고 있는 내용은 매우 훌륭하지만, 단지 번역 때문에 낮은 점수를 매겨야 한다는것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굳이 한글책을 봐야겠다면, 이 책의 짝퉁(?)으로 <C++기초 플러스>란 타이틀로 번역되어 나온게 있는데, 오히려 이 책을 추천하겠다. (원제가 C++ Primer Plus 이기 때문에 확실히 C++ Primer의 짝퉁이다. 제목만 비슷할 뿐, 내용구성이나 저자가 모두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함)
짝퉁도 짝퉁 나름이라고 내용도 충실하고 <C++프라이머>와 달리 번역도 훌륭하다. <C++기초 플러스>는 깔끔한 번역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적어도 한국에선 이 짝퉁책이 원조를 능가한다) 다만 그 책은 STL쪽이 좀 약해서, 그 부분은 STL관련 전문서로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물론 능력이 되는 사람이면, C++창시자가 직접 쓴 <C++프로그래밍 언어>를 보는것이 가장 좋겠으나, 그 책은 C++학습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역시 창시자가 펴낸 책은 학습보다는 깊은 이해/배경설명/동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순서상 맨 나중에 보는것이 맞다.
어떻든간에 C++을 처음 공부하는 입장이라면, 위에 거론된 책중 그 어떤것도 쉽게 읽히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이럴 때 보는것이 한국저자가 쓴 소위 쉬운(잘 팔리는)책이다. 그런 책들은 그런 용도로 소용될 때 그 가치가 있다.(이것은 해당 책들을 폄하하는것이 아니다-책의 용도/목적이 다르다는걸 의미할 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한국저자가 쓴 책들을 훑어보면, 그 이상의 수준까지 바랄 정도는 못된다. 한국에는 C에 대해선 나름 깊이있는 분석을 해 놓은 저자들이 몇 있지만(대표적으로 <C언어 펀더멘탈>을 써낸 전웅씨가 그렇다), C++엔 그럴만한 저자가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C++관련 책을 펴낸 거의 대부분의 한국 저자들은 C++의 몇몇 측면들을 생략하거나, C++을 Visual Studio와 같은 특정 툴과 함께 합쳐서 소개하고 있거나, 깊이있는 내용까지는 거의 혹은 전부 다루지 않아 C++의 온전한 모양새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결론은 내가 직접 서점을 돌며, 일일이 한국 저자들이 쓴 수십권의 C++책 내용을 다 훑어보며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믿어도 좋다. (물론 나란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면, 안 믿어도 좋다) 아마 이것은 한국 저자들의 능력부족이라기 보단 C++이란 언어자체의 방대함 때문일것이다. C++은 C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워낙에 괴물같은 언어란 말이다.
사실 이것이 내가 한국저자들이 펴낸 C++책을 입문서격으로는 추천해도, 그 다음 스텝을 밟기 위한 책으로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는 이유인데, 때문에 정말로 본인이 C++의 좀 더 깊이있는 내용까지를 바란다면, 한국저자가 쓴 책보다는 해외에서도 정석으로 인정받는 그러한 책을 골라야 할 것이다. 위에 거명된 책들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 되겠으나, 그 외의 다른 책들도 많으니 폭넓게 검색해서 본인에게 잘 맞는것을 골라 학습해보길 권한다. (깊은 내용을 원한다면, 기본 학습서 외에 C++ in Depth 시리즈-빨간색 책-를 추천한다. 단, 이 책들은 기본 학습서가 아니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런 책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는 사람은, 어차피 프로그래머로서도 큰 소질을 발휘하기 힘들것이란 예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