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0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바다색

 

   

    꿈에 상어가 나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글쎄, 유람선이었을까? 나는 그 배의 복도형 난간에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꿈 속에서의 사물 등은 현실에서의 그 모습 - 이성적인 -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복도의 오른쪽, 그러니까 정상적인 유람선이라면 허리까지 오는 난간과 그 위로는 듬성듬성 있는 기둥
    사이로 바깥 풍경이 보여야 할 것이다. 보여봤자 바다와 하늘 뿐이겠지만.
    그런데 웃기게도 오른쪽 난간 부분의 어느 한 지점에 일반 사무실에서나 볼 수 있는 유리문 한 짝이
    있는게 아닌가. 그 유리문 밖으로 바다가 보였는데, 그 바닷물이 유리문 밑 부분까지 차 있는 것이 보였다.
    즉, 그 말은, 어느쪽으로든 문을 열면 바닷물이 훌렁~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랄까. =_=

    그러니까 내가 있는 그 곳이 보통은 유람선의 2층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바다의 수면과
    같은 층에 있단 말이지. 아주 비이성적인 모습이지만 꿈에서는 그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웃음)
    어쨌든 나는 그 유리문을 열고 싶어 손잡이를 잡았었다.
    그 때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수면 속에 비친 진회색 상어 한 마리...!! ㅡ_ㅡ

    이 녀석 유리문 건너편에서 빙글빙글 돌며 수영을 하고 계신다. 아,왜?
    죠스에 나오는 전형적인 모습인데 체형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대략 1m 50cm 정도?
    왜 실제보다 작았을까? 청소년 상어가 가출한겐가!

   
            * 참고 자료 : 미흑점상어 (3m 30cm)


    갑자기 다른 상어 한 마리가 또 나타났다. 무슨 상어래더라?
    머리 윗 부분이 아주 특이한. 바로 이 녀석 ↓

   
            * 참고 자료 : 홍살귀상어 (3m 50cm)

    눈이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렇다면 평생 앞은 못보고 옆만 보고 사는걸까?
    앞에서 내가 박치기를 하면 못 알아볼까? ㅋㅋ 꿈에서도 이 녀석의 크기는 작았으며 피부색은 회색이었다.

    무튼, 이 두 녀석들이 계속 유리문 밖에서 빙글빙글 돌며 놀고 있는데, 난 왜 유리문을 열었을까. =_=
    아니나 다를까, 죠스형 상어 한 마리께서 쏙 들어와서 바닥에서 바둥바둥대신다.
    신기한건 바닷물은 하나도 안 들어왔다는 것.

    나는 뒤돌아 문을 열고 사람들이 있는 응접실 같은 곳으로 가서 소리쳤다.

    " 상어가 들어왔어요!!! "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_-)

    사람들은 경악을 하며 나와 함께 문을 열어보았다. 이 눔의 상어가 어느새 여기까지 와서는 응접실용 문을
    팍 차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아까는 없던 바닷물까지 대동하시고.
    아까까진 얌전하게 굴더니 사람 많은 것을 보고 흥분을 하셨나.
    갑자기 입을 쩍 벌리고 우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날카로운 이빨과 입을 막아야 겠다는 생각에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던 종이 뭉치 묶은 것과
    책 같은 것으로 그 놈의 입 안에 마구 처넣어 주었다.
    그러자 사람들도 따라했다.

    살짝 물릴뻔 했지만 난 자신 있었다. 입이 터질 정도로 책이나 종이들이 가득하면 지도 어쩌지 못하겠지.
    ㅡ_ㅡ 훗.

   
      야생 상어와 놀고 있는 아저씨. 그냥 친구가 필요했을 뿐인데, 매정하게도 내가 그 상어 입에
      책을 마구 처넣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_= (그러게 성질은 왜 부려)

   

 

    --------------------------------------------------------------------------------------------------

     < 내 멋대로 꿈 해몽 >

       몰라.
       그냥 상어랑 놀고 싶었나 보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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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2008-03-2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쟈들이 꿈에 나왔던 거예요? 두마리씩이나...신기하네요. 그걸 기억해 사진까지 올리시는 호랭이님은 더더욱 신기하지만*.* 혹시 상어들이 호랭이님을 부르는것 아닐까요? 어쩌면 다음꿈엔 배타고 상어보러 바다로 나가시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저도 이런저런 되도않은 꿈을 자주 꾸는데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건 일본총리였던 고이즈미가 나와 제게 사랑고백을 했던 꿈이랍니다. 살짝 특이한 인물이어서 좋아했는데 글쎄 꿈에 나와 사랑한다고 고백하니...정말 되도않은 꿈이지요?
그래서 어디서 얻어 들은건 있어가지고(꿈에 조상님이나 대통령이 나오면 복권당첨이라는) 다음날 아침에 로또를 사봤는데 숫자 하나도 맞지 않았었다는 기억이 나네요.
참! 고백을 들을때 정말 심장이 벌렁거렸답니다. 꿈속에서도 심장은 뛰나봐요.^^

L.SHIN 2008-03-20 15:23   좋아요 0 | URL
꿈에 유명인물이 나온다고 해서 다 좋은건 아니더라구요.
저도 몇년 전에 부시(현재 부시의 아버지) 전 대통령이 나와서 우리집 밥을 먹었지만,
아무 일 없던데요.ㅋㅋ (밥값도 안내고 그냥 가더군요 =_=)
전 처음에 고이즈미 헤어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었다죠.(웃음)

꿈 속에서도 감정이나 두근거림이 실제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심장이 벌렁하며 깜짝 놀라서 잠을 깨보면 계속 가슴이 두근두근할 때가 있다는..^^:

Mephistopheles 2008-03-20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저기 저 망치상어 혹은 귀상어라고 불리는 녀석은 엄청 포악한 상어 중에 하나랍니다.

L.SHIN 2008-03-20 21:27   좋아요 0 | URL
오, 정말요? 보기엔 순해 보이는데 말이죠.
메피님에게 댓글을 두개째 달고 있습니다만, 역시 힘들군요. 음주 댓글은.
페이퍼와 달리 오타 수정을 신경써야 하닌까.ㅎㅎ
 

 

 

    2008년 3월 19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파란색붉은색

 

 

    커다란 파란색 직사각형 수조통에 차가운 물.
    마치 사우나에라도 들어갔다 온 듯 몸이 뜨거운 하얀 곰 4마리들을 한 마리씩 안아 그 차가운 물에 담갔다.
    1살 정도의 어린 아기 크기의 귀여운 아기 곰들을 안을 때의 부드러운 감촉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 하다.
    나는 왜 그런지 그 아기 곰들의 몸을 시원하게 식혀야겠다고 생각했던 듯..
    그들을 차가운 물에 푹 담갔다가 들어올려 옆 사람, 보조에게 넘겨 주었다.
    그러면 보조들은 그 아기 곰들을 감기 걸리지 않게 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으이구~ 귀여운 것들 (>_<)

    장소 이동.
    나는 어딘가 담벼락이 있는 곳에 있었다.
    담벼락 위쪽에 앉아 있는 붉은색의 잠바를 입은 젊은 아저씨가 눈에 들어왔다.
    동남 아시아나 중동 지역의 사람 같았는데 30대쯤, 젊은 사람이었다.
    그의 얼굴과 손은 아주 더러웠었는데 왜인지 아저씨가 내게 악수를 청했다.
    (거기다 내가 싫어하는 콧수염과 구렛나룻의 털이...-_- 그래도 잘 생겼드라.ㅎㅎ)
    나는 그의 지저분한 손을 보며 순간 움찔했지만, 더럽다고 악수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아저씨의 손을 잡아 주었다. 아저씨는 빙그레 웃어주었었다. 나도 슬며시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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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멋대로 꿈 해몽 >

    감기 걸릴까 염려하면서도 아기 곰들을 차가운 물 속에 담그는 행위는 -
    내가 자는 동안 덥다고 느껴서 그런 것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어도 새벽엔 추워서 전기 장판의 온도를 최고로 올려 내 몸을 구운 생선 마냥 지지고 자고 있었으므로..=_=
    한편으로는 그 동안 쌓였던 내 안의 부정적인 사념들을(뜨겁고 빨갛고 끈적이는) 시원하게(차갑고 파란) 물에
    씻어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께부터 [뇌내혁명]을 다시 읽고 있는데, 전에도 느꼈지만 이 책, 우울증 치료에 정말 탁월하다. (웃음)

    지저분한 아저씨를 피하지 않고 그 손을 함께 잡은 행위는 -
    내 마음이 닫혀 있던 곳에서 조금씩 열리는 것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꿈은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한 편의 영화.
    하루 혹은 며칠, 더 길게는 몇 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복습용으로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고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영화'로써 구체적으로 표현해서 '나'를 정리해 주기도 한다.
    즉, 일종의 의식의 성장이랄까.

    오늘도 나는 세상을 사랑해주겠어~ 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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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9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9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년 3월 6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없음 


 


    어느 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은 잡화 가게처럼 보였지만 나는 잡화를 사러 간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 당연스럽게 영화 DVD를 사러 그곳에 간 것이다.
    가게의 주인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이쁘장한 아줌마였는데,
    (늘 내 꿈에서의 출연자들이 그렇듯, 이 또한 모르는 사람이나 꿈에서는 굉장히 친한 사이)
    우리 둘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아줌마 : " 오랜만이네~ "
    나       : " 엉~ 그런데 여기 (가게를 손으로 흩으며) 구조가 좀 바뀌었네? "
    (꿈 속에서의 시간은 현실과 너무 다르다. 현실적으로 '조금 전'이 꿈 속에서는 '수개월 전'이 되고 만다)
    아줌마 : " 바꿨지~ "
    나       : " 이야~ 전보다 훨씬 낫다. 더 넓어 보이고.. "

    그러면서 나는 가판대에서 하얀색 케이스의 DVD를 골라 구매를 했다.
    그리고 아줌마와 몇 마디 더 나누고 가게 문을 나섰다.

    장소가 바뀌어 어느 건물.
    나는 무슨 연유인지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와 있다. 영화 안내 데스크가 있는 곳과 상영관이 있는 층수가
    달랐는데 나는 영화 시작 10분 전에 상영관이 있는 층으로 갔었다. (구매한 DVD는 어쩌고? =_=)
    그런데 뭐야, 입장할 수 없다고 하는게 아닌가.
    아니 영화 시작한 후에도 들어갈 수 있는게 한국 영화관의 관대한 문화 아니던가.
    시간이 남았는데도 입장을 못하게 하다니. 나는 따지기 위해 안내 데스크가 있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데스크에 있는 여직원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상영 시작 10분을 남겨두고 갔음에도 입장 못하게 하느냐고.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말투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여직원의 말,

    " 10분 전에 입장을 하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

    뭐시라? ㅡ.,ㅡ
    그러니까 그 말인즉슨, 영화 시작이 11시이니 10시 49분까지는 입장이 가능하고,
    50분에서 11시 사이는 안된다는 말이더냐.
    허 참, 기가 막혔다. 그런 웃긴 규칙은 여지껏 어떤 영화관에서도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으므로 다시 따졌다.

    " 아니, 그렇다면 10분 전에는 무조건 입장을 해야 한다고 미리 안내 방송을 해주던가 티켓 구매시
      알려줬어야 하는거 아니에요? "

    여직원 그냥 죄송하다, 어쩔 수 없다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급기야 내게 2시간 후, 다음 회 상영인 1시 이후 것을 보겠냐고 물어본다. 지금 밤 11시거든? ㅡ.,ㅡ^
    앞으로 2시간을 기다리리라니. 티켓 환불은 안해준단 뜻이겠지.
    어쨌든 흥분을 하여 마구 따지고 있는데 실장이나 점장쯤 보이는 나이 좀 있는 남자가 다가와 한 마디 한다.

    " 어디 가서 잠시 기분을 가라 앉히고 오시죠~ "

    이 아저씨, 생글거리며 웃고 있지만 눈은 화난 듯한 얼굴의, 전형적으로 가식적인 웃음을 띄는 그런 류의 사람이다.
    왠지 이 아저씨랑도 실랑이를 벌이면 나만 피곤해질 것 같기도 하고, 담배 생각도 나서 그러겠다고 하고는 자리를 떴다.
    그리고 대기실 의자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숨을 가다듬을 찰나에 '아뿔사, 여긴 흡연실이 아니잖아' 라고 정신을
    차렸다.
    정말 웬일이야, 현실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 금연 장소에서 불을 붙이다니. =_=
    나는 흡연실로 향했다. 말이 흡연실이지 비상 계단 창문 있는 곳에 커다란 재떨이 쓰레기통과 앉는 의자가 전부.
    꿈에서 좋은 것은 시간이 참으로 빨리 간다는 것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필요한 장면으로의 이동을 위해서 중간은 건너띠기 일쑤.
    나는 이제 막 한 대를 피워물며 서류들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어느덧 11시 상영 영화 시간이 끝나가고 다음 회 시간이
    다가오나 보다.
    여자들이 흡연실 문을 열고 멈칫 멈칫 거리며 내 눈치를 보았다. (아, 왜? ㅡ_ㅡ)
    나는 그 여자들보다 반층 위, 즉 계단과 계단이 만나는 사이 지점의 창문가에 눕듯이 앉아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건방져 보였나 보다. 아니, 거만해 보였나. 그들은 머뭇거리며 내 곁에 오지 않았다.
    나는 담배를 끄고 영화를 보러 갔다.

    상영관이… 기존 영화관의 그것이 아니다. =_=…
    무슨 프리젠테이션이라도 하는 듯 넓은 회의실 같은 곳의 앞벽에 커다란 화면 있고, 나무로 만들고 엉덩이에 가죽 쿠션을
    박은 일반적인 의자들이 나열되어 있고 의자들 맨 뒤 벽에는 부페 흉내라도 낸 듯 여러 음식들이 있었다.
    처음엔 상영관이라고 할 수 없는 형편없는 환경보다는 그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이런.... -_-)
    그런데 사람들, 각자 식판에 자기가 먹을 음식들을 담아 태연스럽게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도 음식을 담아 자리에 앉았다.
    원래, 그런 것이다. 눈이 하나인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만 눈이 두 개인 척을 할 수가 없는,
    그런 거역할 수가 없는 분위기에선.(웃음)

    그렇게도 내가 보려 했던 영화는 현재 상영중인 <추격자> 였다.
    지난번부터 계속 본다 본다 하고 못봤는데, 그게 무의식중에 불만이었나 보다.
    꿈을 통해 현실에서 얻지 못한 것을 함으로써 가상 만족감을 얻으려고 한다고 했다.
    나는 아무래도 이 영화를 꼭 봐야하나 보다. =_=
    솔직히 말하면, 꿈에서도 이 영화를 못보고 음식만 먹었기 때문이다. (냄새도 안 나는 음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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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멋대로 꿈 해몽 >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나 집착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렇게 꿈에서까지 나온 것은, 아마도 이번엔 '꼭 봐야한다' 라는 것과 '영화표를 그냥 날려버린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저런 가상 만족감을 얻으려고 시도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 주에 영화를 보려고 예매까지 해놓고 너무 피곤하여 그냥 날려버린 경험이 있다.
    이 꿈은 그 경험의 잔상들을 그대로 비추는데 시간까지 너무 세세하게 묘사되어서, 내가 정말 신경 쓰고 있었나 보다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 때 예매했던 영화도 11시 상영작이었고, 보지 못하게 된 영화표를 취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것도 10분 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엉뚱하게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상영관' 이라는 설정이 나온 것은 꿈을 꾸는 그 시점에 배가 고팠거나
    (설령 내가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해도 위가 뇌에게 뗑광을 부린 것일 수도 있다. 웃음)
    심리적인 만족감을 더 얻고 싶어서 그런 영상을 무의식이 만들어 냈는지도 모르겠다.
    음식을 먹으면서 얻는 포만감과 심리적인 안정이 다소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니까.

    내가 꿈을 꾸면서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현실의 습관이나 성격이 꿈에서도 그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뭔가 잘 안 풀리거나 기분이 나쁠 땐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는데 그것이 이번 꿈에서도 '불만 해소제'로 작용했고,
    어떤 트러블이 있을 때 논리적으로 따지기 좋아하는 성격이 나온 것이 그 좋은 예.
    물론, 요즘은 예전처럼 현실에서 사람들과 시시비비 가리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사소한 것으로 다투는 것 자체가
    귀찮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꿈에서의 따지고 드는 성격은 몇년 전의 내 모습의 잔상이다.

    현실에서 얻지 못한 것을 꿈을 통해서라도 만족감을 얻으려고 한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꿈에서 끝끝내 영화를 보지 못했던 이유는 -
    내가 실제로 그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영화의 내용을 머리에서 재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꿈을 꾼다 해도 그것은 모든 실제 경험과 오랫동안 머리 속에서 '상상'이라는 활동을 해 온
    것에서부터의 조합으로 꿈이 만들어지므로, 내가 경험하지 못한 혹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꿈을 꾸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지몽이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그것 역시 뇌가 보고 듣고 느낀 - 입력된 정보가 편집되어 영상이 만들어지므로
    태어나 한번도 접하지 못한 사물들이나 배경을 가지고 꿈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결론은, 영화와 음식 이 두가지를 현실에서 만족 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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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7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 공들여 어렵게 찾은 동영상을 다운 받았더니만 뒤에 10분이 짤린 걸 받은 후에 꾼 꿈일지도 모릅니다.

L.SHIN 2008-03-07 16:38   좋아요 0 | URL
오, 이런, 실망시켜 드려 어쩌죠? 전 동영상 다운 안 받는데요. ㅡ_ㅡ (훗)

Mephistopheles 2008-03-07 16:54   좋아요 0 | URL
불량 DVD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려...^^

다락방 2008-03-0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ud-S님.
제 꿈도 해몽해주세요.

꿈에 엄청나게 피를 흘렸어요.
이건 뭘 뜻할까요?

L.SHIN 2008-03-08 08:22   좋아요 0 | URL
단순히 '피'라는 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으니 좀 더 자세히 써주시겠어요?
같은 소재라도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다르게 되니까.^^ (물론, 제 해몽이 마음에 들어야겠지만.웃음)
밝히기 싫으시면 e-mail 로 보내주세요.

2008-03-08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8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8-03-07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맛난 거 들고 '추격자' 보세요.^^;;

가다가 다시와서 추천!! 에고 다리야~~~

L.SHIN 2008-03-07 18:57   좋아요 0 | URL
하하핫, 내가 좋아하는 '허니 팝콘'을 들고 봐야겠습니다~ ^^
 

 

 

    2008년 3월 2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빨간색

 

 

    아직 하늘도 내 방도 검은 어둠의 시간 - 아마도 아침 6-7시경 - 나는 잠에서 깨었지만 계속 이불 속에서 꼼지락.
    솔직히 말하자면 그보다 더 빠른, 새벽 시간부터 잠이 깨었지만 억지로 잠을 자려고 바둥바둥대고 있었다.
    가수면 상태에서 울려오는 문자 소리. 문자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고 다시 이불을 돌돌 말아 눈을 감은 시간이
    아침 7시 53분.

 

    현대도 아닌 과거도 아닌 묘한 배경속에 한 학교가 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가득한 학교.
    지상 위는 그렇게 평화롭고 평범한데, 지하는 그렇지 못했다.
    어쩌다 호기심을 가지게 된 나와 친구는(여전히 도대체 누군지 모르지만 친구로 나오는 그 녀석)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는 어두웠었다.
    고풍적인 건물로 아름답게 지은 지상 위의 학교에 비해 지하의 건축은 전부 철 구조물 뿐이라 삭막하기까지 했다.
    우리는 철 계단을 내려가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뼈들과 옷만 남아버린 교복들. 그리고 죽어가고 있는건지 죽은건지 알 수 없는 학생들.
    그들의 얼굴과 몸의 피부들은 괴상한 병에 걸려 피와 얼룬진채 녹아내리는 듯 했다.
    그들은 굉장히 괴로워 보였는데 이상한 것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의 꿈에선 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성 영화처럼 -

    그 때 누군가 무섭고 근엄한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여기는 바이러스가 지배했다. 너희들도 감염되었을 것. 지상 위로 올려보내면 안된다."

    그것은 우리를 가리키는 말이었고, 왠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쫒아왔다.
    우리는 이 경악할  - 지하 세계에서 바이러스 실험을 하고 있는 듯한 -  사실을 지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우리도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채 정신없이 위로 도망쳤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상도 이미 난리가 난 상태이다. 그 사이에 시간이 또 지나가 버린걸까.
    지상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치장한 나이 들은 남자는 - 그러나 전혀 나이 들어보이지 않는 - 공중에서
    어른 남자들에게 학생들을 모두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도대체 저 하얀 남자는 어떻게 공중에 붕붕 떠 있는걸까.

    우리는 도망을 치다가 어느 곳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는 군인들이 2열로 마주보고 서서 무언가를 했다.
    오른쪽 줄에 있던 군인들이 갑자기 왼쪽줄에 있던 군인들의 어깨에 머리를 대며 큭큭거리며 웃었다. 뭐가 재밌지?
    그런데 갑자기 왼쪽줄에 있던 군인 남자들이 바지를 벗고 엉덩이 맨살로만 거대한 방둑을 미끄럼타듯이 내려갔다.
    방둑 위에는 온통 미역인지 다시마인지 파래인지 해초들이 잔뜩 깔려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보며 으악했다.
    맨 살 엉덩이로 저 위를 미끄럼 타면 해초들이 엉덩이 사이에 다 껴버리잖아!! 뭐하는거야!!! ㅡ.,ㅡ

    저 아래로 왜 내려가는지 궁금해서 우리도 따라 미끄럼을 타며(바지를 벗진 않았다!) 내려갔다.
    밑에서 느껴지는 해초들의 거친 마찰.
    다 내려가니 역시나 엉덩이 사이에 잔뜩 껴버린 해초들의 군인들. 저걸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도대체 무슨 짓이야. 갑자기 그들은 방둑에 앉았다. 나도 그들 곁에 따라 앉았다.
    (설마 해초로 엉덩이 마사지 해서 바이러스를 치료한다고는 하지 말아줘 =_=)
    앉아서 대롱거리는 발을 보고 있으니 옆의 하얀 골판지 같은 부분에 피처럼 붉은 액체 한 덩이가 보였다.
    그 붉은 액체는 내 발로 이동해 빨간 구두가 되었다.

    하얀 양말 위에 신겨진 빨간 구두, 어릴 때 접했던 잔혹동화 <빨간 구두 아가씨>가 떠올랐다.
    구두는 너무나 선명하게, 피처럼 빨간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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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속에서의 빨간구두는 일종의 "리비도"라고 미국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맥도널드 와퍼셋이 주장한 바 있다지요.

L.SHIN 2008-03-02 12:16   좋아요 0 | URL
정신분석학 용어로 '성본능' '성충동'의 뜻.
그러나 프로이트는 리비도가 승화되어 정신활동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리비도를 자기보존 본능과 대립되는 것으로 보았으나 나중에는 에로스(영원의 결합을 구하는
본능)라고 하여 죽음의 본능, 즉 삶을 파괴하려는 본능과 대립시켰다고..
그런데 융이 말하는 리비도는 생물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자기를 완성하기 위해 집단무의식을 뛰어 넘고
개인 무의식을 뛰어넘는 과정, 즉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원초적 궁금증의 욕망 해결이랄까요.
하지만 저런거 다 모르겠고, 그저 제가 느끼는 것이라곤 -
어른과 어린이를 둘 다 가지고 있는 내 안의 '갈등'이 정신적 에너지로 변환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Mephistopheles 2008-03-02 12:20   좋아요 0 | URL
맥도널드 와퍼셋의 주장은 융이나 프로이드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들이 주장한 모호한 경계를 꿈에서 나타나는 대상과 사물 심지어 색감까지 구체적으로 정의했습니다 궁금하시면 작가의 이름으로 검색 한 번 해보세요..

L.SHIN 2008-03-02 13:53   좋아요 0 | URL
흠. 그래봐야겠군요.(그런데 전 늘 올칼라의 꿈을 꾸는데..^^;)

Mephistopheles 2008-03-02 15:28   좋아요 0 | URL
설마..진짜로...맥도널드 와퍼셋이라는 작가를 찾진 않으시겠죠?? 에스님?? 만약 그러셨다면...이건 완전...유주얼 서스펙트의 "고바야시"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반전인데 말입니다.=3=3=3=3=3

L.SHIN 2008-03-02 17:49   좋아요 0 | URL
뭐야!! 진짜로 검색했단 말입니다! ㅡ.,ㅡ (어쩐지 안 나오더라니)
지금 보니...맥도날드의 와퍼셋 버거 이야기군요.킁...(당했다...털썩)

Mephistopheles 2008-03-02 19:54   좋아요 0 | URL
에스님...맥도날드에는 와퍼셋이 없습니다..버거킹이라면 모를까?? ㅋㅋ =3=3=3=3=3

L.SHIN 2008-03-02 21:29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아악~~~~~~~!!!!!!!!!!

302moon 2008-03-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하하하하(무한한 웃음). S님은 바로 위에서 악악거리시는데, 저는 왜 이리 웃기죠?<-;;; (도망)

L.SHIN 2008-03-04 18:09   좋아요 0 | URL
이리 오세요. 문님도 메피님의 사악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군요. 훠이~훠이~ ㅡ.,ㅡ

프레이야 2008-03-04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 '빨간구두'를 떠올렸어요.
페넬로페 크루즈의 잊히지 못할 그 구두요.

L.SHIN 2008-03-05 20:14   좋아요 0 | URL
어떤 영화죠? ^^

프레이야 2008-03-06 21:10   좋아요 0 | URL
제 서재 페이퍼에 있다우.
찾아보셔용^^
 

 

 

    2008년 3월 1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연두색

 

    어제 밤 10시 49분.
    나는 미리 예매해둔 영화를 보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고 영화 시작 21분 전에 고민을 했었다.
    영화 시작 시간은 11시었고 예매 취소는 1시간 전에야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바보의 쓸데없는 고민.
    10시 50분, 해당 사이트에서 그 사실을 알았으니 (차로 10분거리니까) 영화를 보러 가야했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너무나 피곤하여 시체처럼 벌러덩 누워 기절수면을 하였더랬다.
    심야영화표 4,000원은 휘루루룽~ 증발 ㅡ.,ㅡ

    새벽 6시 30분 이후, 오늘 아침에 꾼 꿈들.(기억이 나는 것은 오랜만이라 반갑다)

 

    어느 넓은 들판의 광장.
    몇 명의 사람들과 나는 연을 날리고 있었다.
    푸른 하늘에서 꼬리 흔들며 이리저리 비행을 만끽하던 여러 연들.
    나는 내 연이 다른 연들의 줄과 엉킬까 조심하며 날리고 있었다.
    줄을 더 늘리고 싶어 손잡이 부분을 봤으나 내 연의 손잡이엔 더 이상 늘릴 줄이 없었다. 대실망.
    하늘을 보았다.
    이미 아주 멀리 아주 높이 날고 있으니 더 이상 안 늘려도 괜찮겠지.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거대한 노란색 국화 한 송이가(그것도 줄기 없이 머리만!!) 떡 하니 떠 있는게 아닌가.
    이런~! 그러다 내 연의 줄이 엉키겠어. 저리가 !
    도대체 어떤 무식한 놈이 저렇게 커다란 국화를 날리고 있는거야! (그것도 진짜 생화를 !!)

    두 번째 꿈의 내용은 세 번째 꿈을 꾸는 바람에 싸그리 잊어버리고 말음 ㅡ.,ㅡ

    검은 물이 태안의 기름기 가득한 바다물처럼 끈적이듯 출렁이는 어느 작은 물터.
    친구와 (매번 꿈에서 친구로 출연하는 녀석이 나오는데, 도대체 누군지 모르는 사람) 나는 물가 주변을 서성였다.
    내 왼손엔 기다란 나무 작대기, 오른손엔 목검이.
    물가는 검은 물과 나뭇가지들로 인해 지저분했다.
    죽어 있는 물고기들. 누군가 구워 먹으려고 나무 꼬챙이에 꽂은 채 시커멓게 태워먹고 통째로 그냥 버린 물고기들.
    나는 물가에서 튀어 올라오는 살아 있는 작고 하얀 물고기가 보이자 목검으로 여러번 때려서 잡았다.
    두 번째 또 튀어 올라오는 살아 있는 물고기. 또 목검으로 때려서 잡았다.
    우리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죽어 있는 물고기를 먹을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화면이 바뀌었다.
    우리는 그 장소에 그대로 있었지만, 물은 온통 말라 있었다.
    우리는 왜 물도 없는 곳에서 배를 만들어 탈출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까.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그렇게 생각했었다.
    배를 만들 나뭇가지들을 구하려고 그 마른 땅 위의 바짝 마른 나무와 수풀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그러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자세히 보며 친구를 불렀다.

    커다란 통나무의 속을 파다가 만 듯한, 배를 만들려고 했다가 완성하지 못한 듯이 보이는 그것을 보며 나는
    말했다. (어느새 통나무 앞면에 부착되어진 판자들을 떼어내면서)
   

   " 우리 이걸 뜯어서 배를 만들자 "

    그러자 친구가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친구의 생각을 읽을수가 있었다.

    [ 그거 물이 새면 어쩌지? ]

    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 그렇다면 내가 시험을 해볼게. "

    나는 그렇게 그 만들다 만 배의 어느 나무 조각들을 가지고 멀리 이동을 했다.
    한참을 걸었다. 여전히 비쩍비쩍 마른 땅 위를.
    둔턱을 내려가니 앞에 검은 물이 가득한 곳이 보였다.(도대체 그 곳에 물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 앞에는 어린이 크기의 해골과 검은 형체의 무언가가 있었다.(나는 둘 다 사람으로 인지했다)
    나는 그 어린 해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가로 내려가 가지고 온 나무 판자로 만든 작은 통을 띄웠다.
    그런데 처음 보았던 - 빈틈없던 - 통나무의 모양이었던 그것이 어느새 여러 판자를 이어 만든 것으로 변해 있었고
    그 판자들 사이로 나 있는 틈새로 물이 스며 들어왔다.
    나는 그것을 그냥 배로 사용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새 배를 만들어야만 했다.

    나는 일어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물가보다 약간 높은 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해골과 검은 형체를.

 

    나는 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물가를 벗어나 둔턱으로 올라섰는데, 갑자기 뒤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우리를(해골과 검은 형체와 나) 위협하는 것을 느껴서 마구 뛰었다.
    우리는 정신없이 도망을 쳤다.
    오로지 마른 지푸라기만 가득했던 황폐한 땅은 어느새 내 발 밑에서 풀이 무성한 들판으로 변해 있었고,
    계속 흑백이던 세상에(세 번째 꿈에서) 처음으로 색이 보였다.
    발 밑에서 부드럽게 넘실거리던 연두색의 무성한 풀들. 풀들.

    도망가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것이 무성한 풀들을 짧게 깍으며 우리들 쪽으로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다.
    거대한 거인이 잔디깎기로 풀을 잘라내는 것 같았다.
    나는 급한 마음에 어느 높은 나무 위로 헐레벌떡 올라갔다.
    어떤 사람이 내가 숨을 고르며 앉아 있는 나무의 곁으로 오고 있다.
    나는 그 사람을 쳐다보다가 그 사람이 눈동자를 돌려 나를 위로 쳐다 보았을 때 나는 모른 척 시선을 돌렸다.

    [ 그 사람은 나를 못 알아볼거야 ]

    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깨달은 것은 바로 내 자신이 <줄어드는 남자>에서 나오는
    '스콧'처럼 아주 작았기 때문이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작아져 있었다.

    그럼에도 나를 힐끗 똑바로 쳐다보던 그의 커다란 두 눈동자는 잊을 수가 없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작은 생물체인 나를 그 거대한 남자는 무어라고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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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3-01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꿈에서 친구로 출연하는 녀석이 나오는데, 도대체 누군지 모르는 사람 --> 이거 정말 대박이에요 재밌어요 ㅋㅋ꿈을 이렇게 잘 기억하다니, 대단해요- 저는 깨어나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거든요, 심지어 매번 꿈에서 나오는 친구가 누구인지 모르는데도 동일한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는 것조차도 신기해요
&
저도 오늘 아침에 영화 예매해둔거 취소했어요. 알라딘 영화할인권 4000원권, 2월달에 3월 상영 영화를 예매하는 경우에도 사용 가능한가? 실험하느라 예매했는데 예매한김에 그냥 보자, 생각했거든요- 근데 귀찮아서 취소했어요. 저는 다행히 취소는 됐지만, 취소수수료를 1000원이나 물었어요. 할인권 한번 써보려다가 생돈 물고 ㅋㅋ

L.SHIN 2008-03-02 10:51   좋아요 0 | URL
워낙에 특이한 꿈을 많이 꾸는데다 대체로 다 기억을 해서..예전엔 [꿈 일기] 노트를 만들어서
자주 기록하기까지 했었거든요.^^; 나중에 보면 재밌을거 같아서 다시 여기에 기록하려고..(웃음)
물론, 다 기억하진 못합니다. 잠을 너무 많이 자면 꿈을 많이 꾸니까, 그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만.
정말로 매번 출연하는 녀석이 있는데 나는 누군지 모르는데 꿈에선 '친구'로 나와요.
어쩌면 저의 또 다른 나 - 자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웃음)
&
웬디님도 날렸군요. 그것도 1,000원 더 들여서.ㅋㅋㅋ

푸하 2008-03-0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인상적인 꿈이네요.
근데 목검과 나뭇가지. ㅋㅋ '국화를 날리고 있는거야! (그것도 진짜 생화를 !!)'
목검으로 물고기를 때려 잡다. ㅎㅎ
그런 꿈 많이 꿔주세요.^^:

L.SHIN 2008-03-02 10:52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엉뚱해요..ㅋㅋㅋ
오늘도 엄청나게 스펙타클 액선 꿈을 꿨는데, 유감스럽게도 일부만 기억이 나네요.(긁적)
그래서 생각나는 것만 기록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꿈 많이 꿔주세요' 라니. ㅋㅋ

302moon 2008-03-0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한창 갖가지 꿈을 꾸곤 했을 때(지금도 특이한 건 곧잘 꿔요;) 자주 등장하는 녀석이 있었는데, 저 또한 그 녀석이 도대체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는 거 있죠.(;)

L.SHIN 2008-03-04 18:08   좋아요 0 | URL
역시 우리들의 또 다른 나 '자아'일까요? (웃음)
아니면 정신적 도플갱어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