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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일시적으로 텅 빈 공간에 앉아 커피향을 느낀다. 창밖의 시원의 바람이 뺨을 스치고 녹음이 우거진 나무숲이 고요하다. 시간이 멈춘듯한 정적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바라본다. 행복이 무엇이냐고? 무념무상의 지금 이 순간!

행복의 다양한 정의와 나름의 방식을 떠들어대는 무수한 책들은 심하게 말하면 거의 쓰레기에 가깝다. 왜냐하면 모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왜 불행한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을 고치거나 해결할 방법들을 행동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는 데 아픔이 있다. 읽다보면 똑같은 소리의 반복들이다. 자기 개발 프로그램이나 처세술에 관한 책들은 별 효용을 가지지 못한다. 물론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을 분석하기 어려운 경우 지인의 충고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하지만 생각과 감정은 계량화할 수 없다는 데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자 웨인 다이어는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단계와 상황별로 그 이유를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시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저자는 두 가지로 선언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째는 감정은 선택 가능한 것이고, 둘째는 현재의 순간들은 통제 가능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대전제이다. 대전제를 부정하면 다음의 이야기들은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가 일치할 수는 없다. 다만 부단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개선되거나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겠다.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자신을 위한 감정을 선택하고 순간 순간 벌어지는 상황들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1976년에 ‘당신의 오류지대your erroneous zones’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책이 아직도 번역 출판된다는 것은 물론 의미있는 일이다. 이 책이 가지는 폭넓은 공감대가 첫째 이유가 되겠지만 그것은 일반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별함은 없다. 다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현실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답답함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겠지만 자기 반성의 시간과 기회를 갖는 것 이외에 특별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신지식으로 선정되었던 심형래의 말처럼 ‘못하니까 안하는게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 그것 이상의 말을 찾기 어렵다. 전체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은 보면,

1. 남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2.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라
3. 자신에게 붙어있는 꼬리표를 떼라
4. 자책과 걱정은 버려라
5. 미지의 세계를 즐겨라
6. 의무에 끌려다니지 말라
7. 정의의 덫을 피하라
8. 결코 뒤로 미루지 말라
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라
10. 화에 휩쓸리지 말라


마지막 11장이 행복한 이기주의자이다. 위의 10단계를 거쳐 완성되는 새로운 인간형 행복한 이기주의자! 틀린 말이 별로 없어 시비걸고 싶진 않으나 남는 것이 없는 맹물같은 책이다. 다만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주는 함의는 두고두고 책내용과 상관없이 되새겨 볼 만하다. 우리가 행복해지는 수많은 방법들을 누구에게 배우겠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 뿐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자신의 정체성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방편으로 여겨야 한다. 더불어 잘 살아야한다는 도덕 교과서 같은 말씀 때문이 아니라 타인에게 불행을 주는 이기주의자가 느끼는 행복은 오만과 아집이다. 행복과 이기주의라는 서로 양립할 수 있는 개념의 조합이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또다른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과 책의 방향과 무관하게 우리들 삶에서 행복은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목적이 아닐 수 없다. 어떤 행복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는 물론 개인의 선택이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수많은 방법들 중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신과의 사소한 싸움에서 번번이 지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심리적 처방전이 될 수는 있겠으나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쓸데없는 잔소리에 불과할 수 있겠다.


060609-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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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일시적으로 텅 빈 공간에 앉아 커피향을 느낀다. 창밖의 시원의 바람이 뺨을 스치고 녹음이 우거진 나무숲이 고요하다. 시간이 멈춘듯한 정적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바라본다. 행복이 무엇이냐고? 무념무상의 지금 이 순간!

행복의 다양한 정의와 나름의 방식을 떠들어대는 무수한 책들은 심하게 말하면 거의 쓰레기에 가깝다. 왜냐하면 모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왜 불행한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을 고치거나 해결할 방법들을 행동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는 데 아픔이 있다. 읽다보면 똑같은 소리의 반복들이다. 자기 개발 프로그램이나 처세술에 관한 책들은 별 효용을 가지지 못한다. 물론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을 분석하기 어려운 경우 지인의 충고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하지만 생각과 감정은 계량화할 수 없다는 데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자 웨인 다이어는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단계와 상황별로 그 이유를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시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저자는 두 가지로 선언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째는 감정은 선택 가능한 것이고, 둘째는 현재의 순간들은 통제 가능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대전제이다. 대전제를 부정하면 다음의 이야기들은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나 이론과 실제가 일치할 수는 없다. 다만 부단한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개선되거나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겠다.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자신을 위한 감정을 선택하고 순간 순간 벌어지는 상황들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1976년에 ‘당신의 오류지대your erroneous zones’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책이 아직도 번역 출판된다는 것은 물론 의미있는 일이다. 이 책이 가지는 폭넓은 공감대가 첫째 이유가 되겠지만 그것은 일반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별함은 없다. 다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현실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답답함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겠지만 자기 반성의 시간과 기회를 갖는 것 이외에 특별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신지식으로 선정되었던 심형래의 말처럼 ‘못하니까 안하는게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 그것 이상의 말을 찾기 어렵다. 전체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은 보면,

1. 남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2.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라
3. 자신에게 붙어있는 꼬리표를 떼라
4. 자책과 걱정은 버려라
5. 미지의 세계를 즐겨라
6. 의무에 끌려다니지 말라
7. 정의의 덫을 피하라
8. 결코 뒤로 미루지 말라
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라
10. 화에 휩쓸리지 말라


마지막 11장이 행복한 이기주의자이다. 위의 10단계를 거쳐 완성되는 새로운 인간형 행복한 이기주의자! 틀린 말이 별로 없어 시비걸고 싶진 않으나 남는 것이 없는 맹물같은 책이다. 다만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주는 함의는 두고두고 책내용과 상관없이 되새겨 볼 만하다. 우리가 행복해지는 수많은 방법들을 누구에게 배우겠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 뿐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자신의 정체성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방편으로 여겨야 한다. 더불어 잘 살아야한다는 도덕 교과서 같은 말씀 때문이 아니라 타인에게 불행을 주는 이기주의자가 느끼는 행복은 오만과 아집이다. 행복과 이기주의라는 서로 양립할 수 있는 개념의 조합이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또다른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과 책의 방향과 무관하게 우리들 삶에서 행복은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목적이 아닐 수 없다. 어떤 행복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는 물론 개인의 선택이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수많은 방법들 중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신과의 사소한 싸움에서 번번이 지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심리적 처방전이 될 수는 있겠으나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쓸데없는 잔소리에 불과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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