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가정‘ ‘라이프‘ 대충 이런 이름을 달고 있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 마음이 조금 들뜬다. 그야말로 ˝기분전환˝인 셈이다.

책에 나온 것들을 따라하려고 조바심내면 십중팔구 후회한다. 책의 저자들은 긴 시간 동안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왔을 테니까. 그걸 며칠, 몇 주에 걸쳐 따라하려고 하면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거다. 생활의 결, 일상의 모습은 단시간에 바꾸기 힘들다. 겉모습은 그럴싸하게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내 생활이 거기에 꼭 맞지는 않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책들을 통해 다양한 생활의 방식을 엿보고, 그 사람들의 가치관이랄까, 살림과 삶을 대하는 태도 같은 걸 눈여겨 보는 거다. 나는 어떻게 해볼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나... 상상하고 그려보고 구체적으로 계획(?)도 세운다. 물론 한꺼번에 되는 건 없다. 조금씩 바꿔나가야지.

난 가끔 이런 책을 펼치는 게 즐겁다. 연속해서 보면 싫증나고, 괜한 트집을 잡게 되고, 의미 없는 일처럼 느껴지지만, 가끔씩 보면 머릿속이 밝아지는 것 같다. 덩달아 마음도 환해진다.

잘 봤지만, 관심 있게 본 사진 속 물건은 하나도 사지 않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기는 이제 곧 돌이다. 1년이 어떻게 흘렀는지,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떠오른다. 이 정신없는 생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점, 육아가 힘든 가장 큰 이유 아닐까.

아기는 책을 좋아한다. 그림책 다섯 권을 거의 1년 동안 갖고 논다. 물고 찢고 구기고 아주 잘 논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내 책 살 돈을 아껴서 다섯 권이나(!) 샀는데... 이젠 남편과 내가 너무 지겹다. 같은 걸 1년 동안 새로워할 수 있다면 좋을 테지만, 그만한 능력이 우리 둘에겐 없는 것이다. 하긴, 이제 더이상 보여줄 부분도 없다ㅠㅠ 책을 다 찢어놔서 아무리 붙이고 또 붙여도 갈갈이 찢어서 심지어는 먹기까지 한다.

지금 난 아기가 책을 갖고 노는 틈을 타서 북플을 살핀다. 혼자 책을 갖고 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이유는 모른다), 뭐 그런 바보짓을 관람하면서 휴식을 가진다. 그림책을 몇 권 더 사야겠다. 하아.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망고망고셩 2017-01-1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는 책과 씨름하며1년을 재미있게 보냈겠는걸요 ^^
첫돌 축하드려요.

cobomi 2017-01-18 22:13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저는 종잇조각 이어붙이느라 진땀 좀 뺐죠ㅎㅎ

달팽이개미 2017-01-1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서 되도록 보드북을 사주려고해요~~ㅎ아가가 정말 열심히 가지고 놀았네요 ^ ^

cobomi 2017-01-18 22:16   좋아요 1 | URL
보드북 좋아요~ 아기가 한장씩 넘기는 것도 취미인데, 보드북은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어서 가끔 책을 집어던지는 게 흠이에요ㅋㅋㅋ 거기 맞으면 아파요ㅠㅠ

달팽이개미 2017-01-18 22:21   좋아요 0 | URL
책 포함 블럭도 가끔 던지는데 맞으면 정말 많이 아프죠 ㅋ 20개월 된 저희 아가도 그래요 ㅎㅎ

낭만인생 2017-01-1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저럴 때가 엇그제 같은데... 수고 많으십니다.

cobomi 2017-01-18 22:19   좋아요 0 | URL
저도 낭만인생님처럼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기다려지네요.
˝저럴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하하˝!

samadhi(眞我) 2017-01-18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힘들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제일제일 이쁠 때인데 정신없어서 그걸 잘 못 느끼고 지나간다고들 하더라구요.

cobomi 2017-01-19 07:37   좋아요 0 | URL
네, 정신이 없어요ㅜㅜ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데 지쳐있기도 해요.

책읽는나무 2017-01-19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안아줘!!
아기는 이 책을 너무나 사랑한거였군요!!^^
안아줘!를 읽던 울집 아기??는 어느새 겁나게 무서운 사춘기 중2가 되어버려 슬프네요ㅜㅜ
이제 돌이 다가오는 아기는 얼마나 이쁠까요??^^
육아는 늘 힘들지만 그래도 힘내서 사랑스러운,이쁜 모습 많이 많이 봐두고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나중엔 기억이 잘 안나서 아쉽더라구요.

cobomi 2017-01-19 07:42   좋아요 1 | URL
네 안아줘 맞아요ㅎㅎ 귀여운 고릴라(고릴라 맞죠?)가 이젠 불쌍해졌죠ㅎㅎㅎ
지금은 무척 귀여운 아기지만 중2가 돼도 나름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지 않나요? 제 시누는 아이들 아기 때 귀여운 걸로 효도는 다 받은 거라고 하더군요ㅠㅠ

hnine 2017-01-19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가 이제 열일곱살이 되었는데도 처음 1년의 기억이 생생해요. 초보엄마, 우왕좌왕. 정리안된 집에서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년을 살다보니 지금까지 습관이 되었다고 하면 핑계겠지요? ^^
아이가 커서 다른 책들은 정리를 해도 막상 저렇게 찢어지고 테이프 붙이고 구겨져서 손상된 (!) 책은 안버렸어요. 못버리겠더라고요.

cobomi 2017-01-19 07:47   좋아요 0 | URL
정리를 하고 또 해도 다시 제자리에요;;;; 시지프스의 고통과 맞먹는 거라고 어떤 책에서 본 거 같아요ㅋㅋㅋ 너절해진 책도 나중엔 추억이 되겠죠~

겨울호랑이 2017-01-19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의 첫 돌 축하드려요^^: 태어나서 일 년동안 쑥 자라는 모습에 놀라면서도 아직 말을 하지 못해 다소 답답했던 그 때가 생각나네요. cobomi님 가정에 항상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cobomi 2017-01-19 08:03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감사합니다~ 아직 말 못하는데도 너무 시끄러워요ㅋㅋㅋ 겨울호랑이님도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독감에 걸려 며칠 입원했다. 밤낮으로 붙어 있었더니 퇴원 후 내가 감기에 걸렸다. 너무 아팠다. 그 와중에 〈아내 가뭄〉을 읽었는데 아, 재밌다. 어떻게 보면 분노할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난 매우 몰입했다. 다 읽고(읽는 동안에도) 첫번째 떠오른 것은 "내게도 아내가 필요해!"였다.

 

 

임신했을 때 나는 육아가 어떤 모습일 것이며,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짐작해보곤 했다. 실제의 육아는 내 짐작을 비켜가곤 했지만, 미리 어려움을 각오했기에 덜 힘든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간과했는데, 출산과 동시에 집안일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는 거였다. 충분히 짐작할 법한 일이었는데도 나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늘어난 빨래, 설거지, 청소거리, 소독, 장보기, 요리(이유식)…. 난 가끔 화장실에 갈 여유도 없을만큼 일에 짓눌렸다. 집안일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한데, 칭얼대는 아기를 데리고 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내가 이러려고 결혼해서 애를 낳았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렇다. 내게도 아내가 필요하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거다. 적어도 편안히 밥 먹고 화장실 갈 시간이라도….

 

나는 왜 집안일에 육아까지 맡은 걸까? 물론 혼자만 감당하고 있는 건 아니다. 여건상 내가 더 많이 하고 있을 뿐인데, 가끔 여건 때문인지 이렇게 되도록 떠밀린 건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이런 상태를 어느 정도는 내가 원했지만(집에 있고 싶어서), 당연하다는 듯이 떠맡게 된 부분도 있는 것이다. 가장 피곤하고 부아가 치미는 건, 우리 부부가 나눠서 하는 일을 두고 다른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거다. 일일이 대응하기가 힘들다. 그래야 할 이유도 잘 모르겠지만, 설명한들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아내 가뭄〉을 읽고 떠오르는 걸 적다 보니 두서가 없다. 달리 두서가 있게 글을 잘쓰지도 못하지만, 흥분해서 횡설수설하는 느낌이 들어 썩 좋지가 않다. 결혼, 육아, 여성, 시댁, 가사노동, 성폭력, 성차별, 가부장제… - 이런 이야기에 흥분하지 않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6-12-14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안팎에서 어느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을 도맡는 얼거리가 줄거나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앞으로는 그처럼 달라질 수 있기를 비는 마음이기도 하고요.

cobomi 2016-12-31 09:45   좋아요 0 | URL
네. 어떤 일을 누가 하는가는 당사자가 합의할 문제이지만, 특정 역할을 당연하다는 듯이 떠맡기는(혹은 떠맡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어제 저녁에 과음을 했다. 취한 탓에 음식도 왕창 먹었다. 기억도 먹어 버렸나 보다. 숙취도 힘들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몇 가지 장면 때문에 민망하고 낯뜨겁다. 차라리 필름이 완전히 끊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은 거다. 한 5억 명쯤 살고 있는 것 같다. 만취하면 골고루 등장한다.

 

읽고 있는 책이 〈과식의 심리학〉이건만, 과식의 심리를 꿰뚫는 것과 과식하지 않는 건 별개다. '과식하지 말아야겠어' 마음 먹었다가 그날 저녁 곧장 과음/식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소비', '소비하다', '소비주의' 등의 단어를 개념을 밝히고 과식이 곧 과소비라고 말한다. 많이 먹는 것은 많이 소비 하는 것이다. 과소비는 소비사회의 구조이자 동력이며 귀결이다.

 

과음도 과소비의 일종이니까 소비사회, 소비주의와 연관지어 보고 싶지만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과음 탓일 거다...) 술 광고도 음주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각종 먹방이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맛집을 소개하고 먹는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동일한 메뉴를 주문하고 술을 곁들이는 식이다. 당장 먹지 않으면 삶의 낙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에 휩싸인다. 먹어, 마셔! 인생 한번 뿐이야! SNS에 올라오는 음식(음식점, 술, 카페...) 사진을 보면 그걸 아직 먹어보지 못한 게 내가 뭔가 뒤쳐진 느낌도 든다. 이쯤 되면 저자의 주장과 분석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도저히 안 먹고는 버틸 수 없는 환경에 있기 때문에 먹는 거다! 내 탓이 아니야!

 

이 책은 심리학, 영양학, 정치학, 경제학 등 여러 방면을 아우른다. 재미 있다. 끝까지 다 읽어도 나의 과음/식 습관이 당장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의식하게 되진 않을까. 결론은,,, 당분간 술은 꼴도 보기 싫다는 거다. 음..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1-2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NS에 공유되는 맛집 사진도 식탐을 유발하는 원인입니다. 예전에 맛집 탐방하는 게 삶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그냥 싸고 맛나는 음식점 몇 군데만 가는 것이 편해졌어요. ^^

cobomi 2016-11-25 18: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음식 사진만 봐도 당장 먹고 싶죠. 저도 맛집 찾아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 노력해요. 외식이 잦다 보니 경제적 부담도 크고 살도 많이 쪘고요. 먹는 거 생각 좀 그만 하고 싶어요ㅋㅋㅋㅋ

noble781 2017-01-0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프로 공감가는 글입니다!
 

책 읽다가 문득 집회 생각이 나고, 갑자기 분통이 터진다.

아, 책 읽고 싶은데.

책.

책...

책?

 

 

'시크릿 가든'에 계시는 '근라임'씨께 드리는 책 라임.

 

 

요즘 자주 생각하죠, '내가 이러려고 국민하나' 하는 자책.

국민이 준 겁니다, 당신이 맡고 있는 대통령이라는 중책.

그러니 귀담아 들으세요, 국민들의 질책.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어요, 당신이 펼친 정책.

알고보니 순실씨와 함께 벌인 엄청난 계책(計策).

이것도 제대로 돌려놓읍시다, 아이들 역사책.

도대체 느끼긴 하는 건가요, 양심의 가책.

아니, 가책보다 중요한 건 대책.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것들은 그저 궁여지책.

혹은 미봉책.

아니면 주책.

아마 받기 어려울 거예요, 면책(免責).

그러니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상책.

잘 모르겠으면 이 사람 말도 들어보세요, 전원책.

당신이 가야할 곳에 있는 것은 철책.

그곳에서 순실씨와 함께 하세요, 산책.

그리고 함께 읽읍시다, 좋은 책.

당신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나는 광장으로 출책(출첵ㅋ).

 

 

 

다 쓰고 보니 꽤 그럴싸한데?ㅋㅋㅋ

 

아놔... 나도 미쳐가는구나.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책'에 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고양이라디오 2016-11-20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라임좋네요

cobomi 2016-11-20 13:10   좋아요 0 | URL
앗 부끄럽네요ㅎㅎㅎ

cyrus 2016-11-2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 이러려고 책 제목이 붙여졌나 자괴감이 들어...

cobomi 2016-11-20 13: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빵 터졌어요ㅋㅋㅋㅋ

다락방 2016-11-2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글 짱인데요??!!

cobomi 2016-11-27 07:53   좋아요 0 | URL
앗,,, 다시 보니 완전 부끄럽네요ㅋㅋ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