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 이미령의 위로하는 문학
이미령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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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게요. 저는 문학이랑 그리 친하지 못해요.
그래서, 이렇게 문학을 차분히 설명해주는 저자들께
항상 감사를 드리게 되는 독자 중 하나랍니다.







그간, 읽은 책들이 문학쪽과는 좀 거리가 있다보니,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에서
이미령 작가의 설명에도 감동을 받지만,
주제를 두고 위로하는 문학들을 소개해주니,
찾아서 전문을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해요.


목차만 봐서도,
'위로한다' 느낌을 품었죠.
꺼이꺼이 우는 슬픔을 가진이들만이 아닌,
우울하거나, 허무하거나, 힘이 빠지거나
등등 인생사를 겪고 있다면,
문학에서 풀어낸 장면들을 보며,
그 존재하지 않는 타인에게,
위로를 받게 된답니다.





레이먼드 카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책 전체의 제목으로 잡힌 챕터, 저자의 소개를 따라
등장하는 인물의 각각 입장을 보자하면,

상대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닥쳐있는지의 이해가 없으니,
서로를 잘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나의 슬픔은 정말 큰 짐이 되는 것이죠.






스코티는 생일을 앞둔 8살 아들.
그런데, 생일을 앞둔 어느날...
아이는 뺑소니를 당해 혼수상태가 됩니다.
입원해 있는 스코티 걱정이 가득한 하워드.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왔는데,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리고
"케이크 말이오. 십육 달러짜리 케이크."

이 낯선남자는 다음 날에도 전화를 겁니다.
이 장난전화는 대체 무얼까, 하워드는 화가 날뿐.

스코티는 영영 깨어나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전화는 계속 오게 되고, 알고보니...
빵집 주인의 전화였더랍니다.
화가 나서 빵집주인에게 득달같이 달려가고
화를 내며 비난을 퍼부었더니...
빵집 주인은 주인대로 하워드 상황을 모르고
작은 빵집이라 힘든 상황이어서 전화를 했던 거죠.


상황파악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고,
그리고 책의 마지막은 의자 셋을 두고
따끈한 빵을 먹으며 마무리된다 합니다.

엮여진 상황에서, 풀리지 않는 슬픔의 응어리에서,
그러게요.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상황.
이렇게 마무리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죠.







문학을 소개하면서 '위로'받는 포인트를
살며시 풀어주는 이 책은,
심지어 저자의 개인적 경험도 풀어져있어서
문학 + 저자의 에피소드 가 함께 매력적으로 읽히게되죠.

윤홍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1970년대 배경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반짝이는 구두에 즐거운 '안동 권씨'와
그 전세집 주인 오 선생님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 나 안동 권씨 후손이다! "라는 허세.
정작 필요한 것을 제대로 마련 못함에도
품어내는 허세들은 피식 웃음이 나게 되네요.
물론, 저자는 오씨 또한 도긴개긴이라고 보지만
그럴 수도 있지만, 오씨는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듯 하여
개긴을 붙여주기 싫기도 했더랍니다.





은근한 소망을 들어주게 되는 문학,
존버거, 장모르의 <행운아>에는 시골의사 존 사샬이
대도시의 '돈'과 '명예'를 택하기보다
시골의사로서 각각의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진정한 의사의 역할을 하는 모습이 보인답니다.

이런 의사는 정말 문학에만 나오는 걸까요?
종종 뉴스로 다큐멘터리로 나오는 의사들,
희귀하겠지만 존 사샬 같은 인물들도 있겠죠?







작고 여린 것들을 위한 책 읽기


큰 인물들이 아니라, 큰 사건들이 아니라..
< 작고 여린 것들을 위한 책 읽기 >
좀 더 세밀하게 세상을 투영해보는 문학,
저자가 보지 못햇던 한 면을 보게 되며
책이 열어준 세상을 봤다고 합니다.
저자의 풀이들과 함께, 독자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열어보는 기회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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