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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tych (Mass Market Paperback)
Slaughter, Karin / Dell Pub Co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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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 냐하면 그녀의 외모가 제가 늘 ‘여성 추리소설 작가는 이렇게 생겼을 것 이라고 생각해온 이미지와 - 책 앞표지 안쪽면 전체를 메운 사진을 보고 흠칫 놀랐을 정도로 - 완벽하게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웹페이지 (www.karinslaughter.com)에도 현재 모습이라고 추정되는 사진이 있 긴 하지만 약간 앳된 분위기를 풍기는 책속의 초상은 뭐랄까.. 신비스러 움마저 느껴집니다. 에 실린 ‘기리노 나츠오’여사의 그것과 함께 자웅을 겨룰만한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랍다!' 라는 탄식이 책을 읽는 동안 연신 터져나왔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플롯도 압권이지만,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 게 줄타기하면서 읽는이로 하여금 마음으로는 빠져들게 만들면서도 머 리로는 거리감을 두게 만드는 이런 캐릭터 묘사도 이전엔 본 기억이 없 습니다. 거기다 싸이코패스, 스릴러, 버디(BUDDY) 그리고 미스 리딩에 까지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이 한 작품 속에 모두 녹아있으니 을 추리소 설 장르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밑기지 않는 다는 말 외의 다른 사설은 군더더기라고 생각하게끔 하고 이것보다 재밌는 책을 앞으로 얼마나 더 만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쉽 게 떼어놓을 수 없게 만들며 그 생생한 캐릭터들과 함께 정말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을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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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tter (Paperback, Reprint)
Robotham, Michael / Little Brown & Co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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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우, 추리소설을 대할 때 장르가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기 대하는 바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본격’이라면 훌륭한 트릭 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을 머릿속에 그리게 될테고, ‘스릴러’라면 숨 가쁘게 진행되는 사건 전개라든가 박진감 넘치는 액션 묘사를, ‘하드보 일드’의 경우엔 주인공 탐정 혹은 형사의 고독한 우수를 보고 싶어한다 든가… 뭐 이를테면 이런식으로요.

를 처음 집어들었을 테도 나름 비슷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표지에서 보 시다시피 ‘손톱을 물어뜯게 만드는 서스펜스의 최고봉’이라는 찬사가 바쳐진 작품이기에 -짧은 영어실력은 안중에도 없이- 휘리릭 책장을 넘 기고 있는 제 자신을 상상했었죠. 더군다나 이 책은 호주정부와 출판과 관련된 민간 기관이 선정한 올해의 ‘50 BOOKS YOU CAN’T PUT DOWN’ 미스테리 부문에도 선정이 됬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니까 ‘책이 뭐 별로였나?’ 라는 물음표를 떠올리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자면, 실은 그게 아니라 반대로 읽는 동안 굉 장히 즐거웠었습니다. 단지 그게 제 예상과 달랐을 뿐이어서 말이죠. 이 책엔 숨막히는 전개도 혀를 내두르는 반전도 없지만 ‘아! 다음은 요런식 으로 흘러가겠구나…’ 하는 제 나름의 예상에서 조금씩 그것도 아주 살 짝 비켜가는 스토리 전개는 이 ‘Michale Robotham’이라는 사람이 우 리 머리 꼭대기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어긋나는 전개는 알게 모르게 저를 불안하게끔 몰고갔는 데 요, 실은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작중 탐정 노릇을 하는- ‘주인 공’의 행동거지를 지켜봐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큰 요소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애우’들을 차별해서 본다는 말이 아니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가 다 아는 이 병의 증상을 군데군데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줄곧 따라다니던 개운치 않은 기분은 마지막 페이 지를 덮고나서도 가시질 않았습니다. 범인이 잡히니 해피(?)엔딩이긴 한데 끝을 보고났을땐 마치 단조로 끝나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 분이었거든요, 묵직하고 뭔가 내리누르는 것 같은 그 기운은 한 동안 곁 을 떠나질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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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Servant (Mass Market Paperback)
Silva, Daniel 지음 / Signet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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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현실을 앞서가는 것이 대개의 경우지만, 흔치 않게 현실이 영화 를 뛰어넘는 경우를 가끔 우리는 목격합니다. 얼마 전, 자신을 유괴한 범 인의 저택 뒷마당에 쳐진 낡은 텐트 안에서 18년을 세상과 단절된 채 어 머니의 유괴범을 아빠로 둔 두 명의 아이와 함께 지내온 ‘제이시 리 두 가드’의 이야기가 그랬고, 이전까지의 모든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을 시 큰둥하게 만들며 아프가니스탄을 제2의 베트남으로 탈바꿈 시킨 계기 가 됐던 ‘11/9’이 그랬습니다. ‘11/9’ 8주년 추모식이 얼마 전 있었습니 다.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지만 여전히 저에게 아프가니스탄은 지도 위 어느 곳에 붙어있는 지도 알 수 없는 그 많은 ‘___스탄’ 중 하나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아닙니다. ‘부시’가 후세인 동상을 무너뜨렸을 때에도 이라크는 그저 우리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산들 중 하나일 뿐이었 습니다. 이 무감각이, 서방세계들과 비교하자면 그래도 비교적 테러로 부터 안전한 나라에 살고 있는 탓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군부와 그 계승자들이 잊을만하면 꺼내든 ‘북풍’ 으름장에 오랜 세월 시달리고, 근 십 여 년간 테러 못지않은 사고들(영풍 백화점, 성수대교, 대구 지하철) 을 지켜보는 동안 알게 모르게 강화된 면역력 때문인지 그건 모르겠습 니다. 아무튼 이 무신경에서 비롯된 무지가 이 책를 지나는 동안 줄곧 저를 괴롭혔다는 것을 아무래도 고백해야 할 것 같습니다.는 제가 읽었 던 여느 스파이 소설들 이상으로 무미건조합니다. 그 무덤덤한 정도가 지나쳐, 같은 배경(이스라엘)을 두고 있는 <피닉스>같은 액션 활극을 은 근히 기대했던 저로서는 때론 신경질이 날 정도였으니까요. 또 이 작품 은 비슷한 장르의 그것들과 같지 않게 내용의 상당 부분을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로 진행시키고 있는데, 인물들간에 주고받는 대사들의 행간을 읽을 수 있을 때에 느낄 수 있는 재미를 표면적 의미를 이해하기에도 벅 찬 제가 누리려고 하니 그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곤욕이 었습니다.

‘Anthony Horowitz’라는 영국 작가가 쓴 청소년용 스파이 소설 ‘Alex Rider’ 시리즈 중엔 한 테러범이 영국 시민을 볼모로 잡고 미국 정부와 협상을 벌인 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어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 기 위한 지나친 상상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그런 상황이 언제든 충분히 일어 날 수도 있음을 얘기합니다.

끝에 실린 ‘작가의 글’을 통해 글쓴이는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도 울 고 갈 만한 냉정하고 차디찬 액션 장면 묘사에 해명(?)하고 있습니다. 또 한 책장을 넘기는 동안 줄곧 따라다녔던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일 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도 그 글을 통해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성이 어디에서 기초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적어도 저는- 이전 에 보지 못했던 4페이지에 이르는 ‘감사의 글’에 실려 있습니다.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작년 말인가 올해 초 영국의 버스에 한 무신론자 단체에 의해 실렸던 광고입니다. 책을 읽고 난 지금 이 문장의 한 단어 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KILLING AND ENJOY YOU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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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Paperback) Millennium 시리즈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 Random House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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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때론 지나치게 –혹은 쓸데없이- 장황한 묘사를 오랜 기자생활에 서 온 몸에 밴 결벽증 정도로 받아들일 아량과 마지막 부분의 느슨하고 웅변적인 일장 연설을 작고한 작가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던지고 간 메 시지 정도로 생각해줄 용의가 있다면 이 책은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책 입니다.

‘밀레니엄I-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가끔 독자들이 자신을 사로잡은 책에 대해 ‘다른 것들을 시시하게 보이게끔 만드는’ 작품이라고 추켜세 우는 책들 중 하나에 들어가고도 남는 책입니다.

미래의 독자들이 ‘클래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줄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에도 공감합니다.

어느 책에 있던 ‘무조건 읽어라!’ 라는 카피는 이 책에 옮겨 심어도 좋을 겁니다.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지금은 평생을 따라다닐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 다.

몇 줄 칭찬이 무의미한 작품입니다.

몇 년전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를 끝내고 난 뒤 며칠을 빠져 있었던 것처럼 아마도 한 동안은 이 책이 드리운 그림자에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어서 읽고 있던 한기 도는 스릴러도 그래서 몇 장 읽다 덮었습니다. 밥은 먹고 살자면 그래도 제 정신인 것이 좀 더 낫지 싶어 서요. 그래서 분위기가 조금은 더 밝은 책으로 갈아탔습니다.

어쩌다 길 위에서 북유럽 혹은 동유럽 여성들을 마주치곤 합니다. 하지 만 앞으론 여느때처럼 그 진한 초록색 눈동자에 빠져들기 보다 행여 그 뒤에 숨어있을 음산한 비밀에 대해 더 눈독을 들일 것만 같습니다.

무성의해 보이는 표지(한글 번역본) 때문에 묻어두기엔 너무 아까운 책 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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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our of Law (Paperback)
Gimenez, Mark / Sphere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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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따지고 분석하는 일에는 크게 재주가 없다보니 이런 글을 누군가 가 보이기 위해 쓸 때는 늘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애를 먹게 됩니다. 특히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 해야할 지 막막할 경우가 태반인데요, 이 책의 경 우엔 이전과 달리 몇개의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그 중의 하 나가 이런겁니다…

만약, 저에게 9살된 딸이 있고 그 딸이 “아빠, ‘정의’가 뭐예요?” 라고 묻 는다면 아마 저는 잠깐 고민한뒤 “그보다 혹시 애가 어떻게 생기는 지가 더 궁금하지 않니?”라고 되물을 겁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섹스에 관한 올바른 지식이 필요한 시기가 돈이 ‘정의’고 권력이 ‘정의’라는 개 념이 필요한 시기보다 훨씬 더 빨리 그녀에게 찾아올 것이기 때문입니 다.

타임지가 ‘차세대 (존)그리샴’ 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이 작가의 데뷔 작은 그 정의가(그런게 세상 어딘가에 있다면) 어떤식으로 지켜지고 또 어떻게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가에 대한 일종의 ‘동화’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동안 읽은 존 그리샴의 책이라곤 ‘펠리컨 브리프’랑 ‘톱니바퀴’ 달랑 두 권뿐이라 각각을 비교할 입장은 아니지만 여튼 ‘톱니바퀴’를 읽 고난 뒤에 마치 ‘솜사탕’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던게 떠오릅니다. 먹을 땐 달싹하니 맛있는데 막상 끝내고나니 허탈해지는 기분이라고 해야할 까…그리고는 ‘아! 나랑은 안맞는구나…다시 읽게되는 일은 없을것 같 아…’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부턴가 그런 달짝지근한 책이 그리워지더군요. 그렇다 고 내심 오랫동안 지켜온(?) 그 약속을 깨고 싶지는 않고…그러던 차에 눈에 띈게 바로 이 책입니다. 뭐, 첫장을 펼치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 았습니다. 책 머리에 붙은 입에 발린 찬사들은 가끔 안 보느니만 못한 때도 있고 해서…그런데, 의외로 재밌었습니다. 영어로 읽는 것이기도 해서 페이지 넘기는 손에 속도가 붙으리라고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 데요…암튼 그 정도로 흡인력 있는 소설인것 만큼은 틀림이 없다고 봐도 좋을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군데군데 흩어져있는, 아마도 작가가 오랫동 안의 변호사로 일해오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법에대해 큰 관심이 없는 저 같은 사람들도 알기쉽게 자세히, 때론 마치 자신의 지난 생활을 반성 하듯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있는 장면들인데요, 특히 주인공 ‘스콧 페니’가 초반부에 자신이 앞으로 변호하게 될 피고인과 관련해 자신의 9살난 딸 ‘부’와 나누는 대화는 제 두손을 자석처럼 이 책에 들러붙게 만 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

법은 만인앞에 평등하지만 그 법을 집행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구나.’ 책 을 누비는동안 줄곧 따라다닌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이 야기를 축으로 거기에 영화같은 구성을 붙여 독자들의 눈을 붙잡는데 비교적 성공한 것 처럼 보입니다. 중간중간 너무 나간듯한 드라마틱한 장면이나 조금 지나친 듯해 보이는 동화적 결말은 보는 이에 따라 옥의 티일 수도, 혹은 부실 공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뭐 이 정도면 전체적 인 완성도에 빗대어 볼때 그냥 눈감아 줄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 니다.

하지만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적어도 제 눈엔 작가가 자신의 데뷔작 에서 굉장히 많은걸 털어놓은 것 처럼 보인다는 건데요, 과연 ‘인 사이 더’로서의 그 ‘폭로(?)’를 빼고 나면 앞으로도 다른 여타 작품들과의 차 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게 사실입니다. 대놓고 이야기하면 ‘롱런’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의문이 든다는건데요…아뭏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어쩌면 현재 네번째 작품까지 나와있는 이 작가의 책을 계속 찾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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