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의 엽서북 : the FRAME 책밥 엽서북 시리즈
김소라 지음 / 책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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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엽서북>은 그림 엽서만으로도 
훌륭한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소라의 엽서북>은
작가 김소라의
풍경 수채화를 엽서로 만들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그림 엽서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림으로도 무엇인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글보다 더 많은 말을
담고 있는 것이
그림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소라의 엽서북>은
보기보다 훨씬 두껍고 무거운 책일지도
모릅니다.



<소라의 엽서북>이 보여주는 것은
소소한 보통날의 세계의 풍경, 
그리고 여행의 설렘,
그리고 하나 더,
마음에 잔상을 남기는
아름다운 순간들입니다.

누군가 사진은 빼고,
그림은 더하기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은 사각 프레임만 남기고
빠르게 풍경을 덜어내는 것이라면,

그림은 풍경 위에
색을 입히고 감성을 입히고
기억을 입히고 시간을 입히는 과정을 통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라의 엽서북>은
여행지의 풍경을, 여행의 기억을
설레는 감성을 
여행 사진을 찍듯
수채화로 그려냈습니다. 



수채화로 만나는
세계 각국의 인상(표정)은
부드럽고 정겹고 따뜻합니다.

익숙한 풍경은 익숙해서
낯선 풍경은 낯설어서 좋습니다.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저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졌습니다.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에 서서
그대 숨소리 살아있는 듯 느껴지면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거리에 투명하게 색칠을 하지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코렛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불 아랜
보라색 물감으로

세상 사람 모두 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 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소라의 엽서북>은
비 오는 날의 수채화와 잘 어울리는
감성입니다.


여행을 떠나거나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을 만나면
기념품으로 엽서를 사거나
엽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곤 합니다.

내게 이국향 가득한 엽서는
언제나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낯선 시간 속에 숨어 있는 그리움이
한 번도 꾸어보지 못한 시간들을
꿈꾸고 상상하게 해주는
예쁜 서정시.


<소라의 엽서북>을 받고
기뻐할 누군가를 떠올리며
엽서를 써서 
그리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아직은 한 장,
한 장 모두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한 장도 뜯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로 아무말 하지 않고 있어도
편한 친구처럼
<소라의 엽서북>은
그렇게 아무말 하지 않아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따뜻한 책입니다.
위로받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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