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푸른 봄 1
지늉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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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푸른 봄, 그럼 가까이에서 보면?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배우 서강준 씨가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어 화제를 모은 드라마의 원작 웹툰(다음)입니다. 1권은 20대 청춘들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답게 통통 튀는 캐리터들의 향연이었습니다. "명일대학교 경영학부 경영학과 1학년" 여준은 학교에서 5분 거리의 20평 고급 원룸에서 꽤 호화스럽게 대학생활을 시작한 금수저로, 작은 키에 상냥한 매력이 귀여운 새내기입니다. 이에 반해 군필 복학생 남수현은 모든 점에서 여준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큰 키에, 까칠하다 못해 무례해보이기까지 하는 안하무인에,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어 살며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소화하느라 늘 피곤에 쩔어 있는 흙수저 복학생입니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이렇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어찌하다 보니 여준의 고급 원룸에서 '룸메'로 함께 살아가게 되면서 벌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듯 합니다. 1권에서는 여준과 남수현이 '팀플'로 엮이게 된 사연까지만 나오고, 룸메가 되는 이야기까지는 '아직' 전개되지 않았습니다. 까칠하고 차갑기만 한 남수현과 여린 풀잎처럼 싱그럽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여준이 룸메로써 어떤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줄까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1권에서 살짝 드러나는 여준의 숨겨진 아픔과 아직은 실체가 보이지 않는 남수현의 상처가 서로 다른 두 사람을 통해 어떻게 치유될지, 두 사람이 성장해가는 과정이 무척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1권밖에 보지 못한 상황에서 작품을 평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청춘들이라면 더 깊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그림도 스토리도 예쁜 웹툰입니다. 나의 그 시절을 돌아보니, 그때에는 왜 그렇게 세상이 불만이 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청춘들이라고 몰아부치는 세상이 싫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작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으니까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데, 캐릭터를 확실히 살릴 수 있는 직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하다 못해 인생 '경험'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무엇이든 도전해야 한다는 초조함 속에 하루하루가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웹툰으로 머리도 식히고 느긋하게 시간을 즐겨볼까 하는 마음으로 집어들었는데, 싱거울 정도로 너무 빨리 읽어버려 1권만 먼저 읽으려 했던 저 자신을 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웹툰을 마지막 권까지 탑처럼 쌓아놓고 읽어야 제맛인데 말입니다. 전 권을 탑처럼 쌓아놓고 읽을 수 있기를 꿈꾸며,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인 청춘들, 가까이에서 보면 실상은 전혀 다를지도 모르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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