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개그 레전드 500 -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김재화 지음 / 미래지식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생 중 겨우 46일만 웃고, 무려 6년을 화를 내며 산다고 한다(189).
웃고 싶어도 웃을 일보다 화나는 일이 더 많아서 일까요? 좋은 하는 이성상이나 바라는 배우자감을 물었을 때, 재밌는 사람, 웃게 해주는 사람이 높은 순위에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사랑을 고백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도 "평생 웃게 해주겠다", "많이 웃으며 살게 해주세요"라는 말이 사랑 고백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재개그 레전드 500>은 웃음을 선물해주는 책이요, 사랑을 선물해주는 책입니다.


'아재개그'는 그다지 복선이 없고, 기막힌 반전도 없는 단순한 스토리에 동음이의어의 언어유희 틀에 의존하는 개그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유머는 모두 이런 '말장난'에서 시작합니다(5-6).
아재개그에 박장대소를 터뜨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피식' 하고 웃고 마는 것이 아재개그이기도 합니다. 약간 허무하고, 그래서 다소 썰렁하기도 한 웃음을 유발하는 '말장난'이라 다소 낮춰 부르는 말로 '아재개그'라고 하지만, 하나의 장르로 발전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썰렁해서 싫다는 사람도 더러 보았지만, 아재개그에 한 번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보내기 싫으면? 
       
가위나 바위를 낸다
오락실을 지키는 수호신 용 두 마리는?
       일인용과 이인용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사람이 가장 믿는 신은?
       자기 자신
절대로 울면 안 되는 날은?
       중국집 쉬는 날

오렌지를 먹은 지 → 
얼마나 오렌지
우럭아 왜 → 우럭
나 말리지 마 → 나 건조한 거 싫어

참새 이야기
참새 한 마리가 달려오던 오토바이에 부딪히면서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마침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본 행인이 참새를 집으로 데려와 치료를 하고 모이를 준 뒤 새장 안에 넣어두었다. 
한참 뒤에 정신이 든 참새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젠장! 내가 오토바이 운전사와 부딪히면서 그 사람이 죽은 모양이군. 그러니까 이렇게 철장 안에 갇힌 거지."


훌륭하고 아름다운 감정, 웃음(155)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아재개그 레전드 500>에 관심을 가진 것은 소그룹 모임 때문입니다. 소그룹 모임을 인도할 때, 적절한 유머를 사용하면 긴장을 풀어주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완화되기도 합니다. 아재개그 몇 가지를 알고 있으면 분위기를 전환하거나 주의를 집중시킬 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재개그 레전드 500>은 제목처럼 새로 나온 아재개그를 소개해주기보다, 지금까지 알려진 아재개그 중에 베스트라고 할 만한 것을 모았습니다. 재치 있는 말장난에서부터 콩글리시 아재개그, 그리고 '참새 시리즈', '최불암 시리즈', '덩달이 시리즈', '사오정 시리즈'처럼 마음 편히 웃을 수 없었던 우울한 시대에 사회와 정치적 풍자를 담아 우리를 웃게 해주었던 시리즈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웃음은 행복한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이길 힘을 주는 에너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빚으신 창조주는 잘 웃는 분이 아니실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웃을 때가 가장 창조주를 닮을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놀이도 전략이다>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인생을 그렇게 심각하게 살지 않았어야 하는 건데" 하는 것입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일상, 삶의 활력을 위해 아재개그 하나둘쯤 알아두는 것도 세상을 가볍고 즐겁게 하는 지혜일 듯합니다. 더 열심히 웃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족처럼 한마디만 더 덧붙이면, 이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아재개그에 익숙해지면 아재개그를 직접 창조하는 수준까지 이를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생깁니다.)

오직 '사람'이라는 생물체만이 웃는다. 일찍이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말했다. '인생이 지나치게 엄숙할 때 웃음을 통하여 긴장을 풀어야 하고, 인생이 지나치게 가벼울 때 품격 높은 웃음으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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