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 - 캐롤 수녀가 전하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오늘부터 해야 할 것들>
캐롤 재코우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매일 유쾌한 영혼을 보살피고 가꾸는 일은 우리가 죽는 날까지 감당해야 될 성스러운 의무다. 완벽한 타이밍, 즉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은 일상의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는 일과 단짝으로, 매일매일 펼쳐지는 일상사를 자세하고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을 의미한다. 재미있을 가능성이 있는 순간들을 예의 주시하며 기다리는 것이다(24).

요즘 sns를 보면 모두가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알고 있고, 그래서 모두가 재미있게 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sns를 잘 하지 않습니다. 보고 있으면 단순하게 반복되는 제 일상이 우울해지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란 것이 얼마나 허무하게 끝나버릴 수 있는 것인가를 알아버린 후로는 단 하루를 살더라도 후회 없이 살자가 제 인생 모토가 되었는데, 재미있게 사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길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수녀님이 전하는 지혜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습니다.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는 "죽기 전에 전하는 마지막 강의"라는 콘셉트로 고별사를 해달라는 대학의 부탁으로 고안된 수녀님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수녀님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봐야겠다 생각한 건, 삶의 모양이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때 제 별명이 수녀였거든요. 신학대학교를 다녔고,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길었고, 결혼에 뜻이 없었고, 삶은 한없이 단순했고, 잘 웃는 얼굴 위로 가끔 고독한 표정이 어린다 하여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예상했던 대로 저자인 캐롤 수녀님의 삶과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 중에 '도망칠 곳을 만들어라', '잠깐이라도 수녀처럼 살아 보자', '한동안 혼자 살아라', '아무것도 잃을 게 없는 것처럼 살아라'가 그렇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렇게 살면서도 저는 수녀님처럼 '재미'를 만끽할 지혜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었지요.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를 읽으며 깨닫는 사실 하나는 삶이 주는 재미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삶의 태도는 곧 나를 대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후회 없는 삶의 비밀도 그 안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감각적인 재미를 쫓으며 살고 있는 이때에, 수녀님이 전하는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는 정작 우리가 무감각하게 흘려버리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감각적인 재미를 쫓을 때 어쩌면 우리네 삶은 낭비되기 쉽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미친 듯이 열심히 살고 내일은 없는 것처럼 놀아도 우리 마음엔 공허만 가득한 것이 아닐까요. 수녀님의 글을 읽으며 진짜 재미는 자신과 자신의 삶을 소중히 대할 때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부족했던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소중히 대하라'는 것이었기에 더욱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 아주 재미있는 강의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수녀님이 제안하신 대로 아직 나만의 10가지 목록을 다 작성하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사람을 찾으라'는 미션에 당장 돌입하기는 했습니다. 주변인들에게 내가 그런 사람이면 가장 좋겠지만, (수녀님의 가르침대로) 일단은 나에게 그런 에너지를 나눠줄 재미있는 인물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하되, 그것에 온전히 마음을 다할 때, 나를, 내 삶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 속에서 재미가 피어날 테니까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재미있을 가능성이 있는 때로, 이 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으니 바로 지금을 주목해야 한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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