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길이 되다
이원식 지음 / 두란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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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우리는 우리말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하나님이 우리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말씀하시기 시작했을까?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는 2천 년 기독교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게 우리나라에 부어주셨던 은혜를 추적한 책입니다. 보통은 선교사님들이 먼저 들어가서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혀 성경을 번역하는 것이 일반적인 선교의 과정인데, 우리나라는 선교사님보다 한글로 번역된 성경이 먼저 들어온 이상한(!) 국가였음을 상기시킵니다. 선교사님들이 들어왔을 때는 (선교사를 통해 성경공부를 한 것도 아닌데) 이미 성경을 읽고 변화받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을 정도였다니, 정말 기이하고도 기이한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은 이렇게 고백했다고 합니다. "나는 한국에 복음의 씨를 뿌리러 왔는데 열매를 거두기에 바쁘다"(156).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였는지, 존 로스의 동료였던 웹스터도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한 명의 선교사도 찾아온 일이 없는 이곳에, 다만 선양에 와서 진리의 영향을 받았던 몇 사람의 개적인 증언과 함께, 로스에 의해 준비되고 보내진 복음서와 소책자들이 이 놀라운 결과를 일으킨 도구들이었다. 우리가 본 일들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였다. … 우리는 다만 가만히 서서 하님의 구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146).

언제부터 우리는 우리말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까요?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는 우리말로 된 성경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그 일 속에 얼마나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져 있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우리말로 된 성경 번역 작업은 전혀 다른 두 지역, 만주와 일본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번역되어 이 땅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만주에서는 중국 땅에 와 있던 선교사와 의주 상인들을 통해 한글(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언어)로 된 성경이 번역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일본 땅에 와 있던 선교사와 일본 수신사로 파견된 이수정을 주축으로 처음엔 한문성경에 토를 다는 형식으로, 나중엔 국한문 혼용체를 택해 식자층이 반길만한 성경으로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도록 섭리하신 것을 볼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우리에게, 우리말로 말씀하고 싶으셨는지 깨달아지며, 그 하나님의 열심에 전율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는 우리가 얼마나 말씀을 사랑하는 민족이었는지를 기억하게 합니다. 전 재산을 잃고,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사람들, 오직 말씀을 읽고 배우기 위해 모든 일을 중단했던 사경회의 유래, 말씀 공부를 하는데 일어났던 놀라운 회개운동과 그 일이 이 땅에 어떤 부흥을 가져왔는지, 그리고 그렇게 복음을 받은지 20여 년만에 노회(총회)가 조직되고, 놀랍게도 총회가 조직되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이 선교사 파송이었다는 이야기까지 가슴 벅차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중국으로 파송된 3명의 선교사 이야기를 읽으며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읽은 작은 나라에서 왔다고 중국인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병원을 짓고 학교를 세우며 선교를 하는 서양 선교사들은 이 가난한 선교사들을 파트너로도 여기지 않았다는데, 성경책 하나 가슴에 품고 그 척박한 땅에 하나님의 말씀을 심겠다는 오직 그 한 가지 목표로 나아간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는 이 땅 가운데 부어진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 그 은혜의 첫 단추는 한글성경 보급에 있었음을 기억하게 하며 아직 우리에게 사명이 있음을 일깨웁니다. 이렇게 놀라운 유산을 가졌으면서도 모르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릅니다. 복음과 함께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이야기도 전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극성스러울 정도로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했던 그 열심이 이 책을 통해 다시 회복되어지기를 기도합니다. 







한국 개신교는
성경반포로부터 시작되었다.
누군가 건물을 짓고,
그 건물이 교회가 되어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니라,
성경이 사람들을 모이게 했고,
기도하게 했고,
세례 받기 원하게 했고,
교회가 되게 했다.
사람이 교회 건물을 건축하고
세운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를 세운 것이다(141).

- 이원식,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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