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 간서치 이덕무와 그의 벗들이 들려주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내면 풍경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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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와 같이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는 조선시대 북학파 대표 인물 중 한 분인 '이덕무'를 주인공으로 한 책이에요. 이덕무는 호가 20개가 넘을 만큼 많은 호를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이덕무에게 '간서치'라는 표현을 해요. '간서치'는 유명한 책 제목 <책만 보는 바보>과 같은 뜻을 담고 있는 단어랍니다. 그만큼 이덕무는 책을 좋아했고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과 관심을 가졌으며 책 읽기를 진정 사랑한 인물이었답니다.




이덕무의 젊은 날은 서얼이라는 사회적 멸시와 가난과 굶주림이라는 개인적 고통이 함께했던 삶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지은 <간서치전>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오로지 책에서 찾고자 했던 그의 '젊은 날의 초상'을 엿볼 수 있는 자전적인 기록이다. - 본문 95페이지 중



북학파인 박지원,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은 서얼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지요. 토론을 무척 즐겼다는 이들은 서얼이라는 출신의 설움을 뒤로한 채 나름의 학문에 충실했던 이들이기도 합니다. 이덕무는 지금의 종로2가 탑골공원에 자리하고 있는 백탑(원각사지 10층 석탑)을 중심으로 모여 산 당대의 문인, 학자 들과 교제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해요.



이덕무는 다른 사람의 한시를 해설하고 비평한 일종의 평론집인 '청비록'을 펴내기고 했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덕무는 이름 높은 시인이나 훌륭한 문인의 한시 작품에서부터 어린아이나 나무꾼, 기녀(妓女)나 방류, 이름 모를 시골 노인이나 외국 사람들의 시까지 남녀노소 혹은 신분의 귀하고 천함과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그 시구만 빼어나면 반드시 채집해 기록으로 남겼다고 해요.(본문178페이지 참조) 이런 사실을 볼 때 이덕무는 선입견 없이 오로지 문학은 작품 그대로만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사고를 지녔다고 볼 수 있어요. 사실 그의 독서의 편향 자체도 당시로 보았을 때는 굉장히 시대를 앞 선 분이라 할 수 있지요.



이덕무의 또 다른 책 <사소절>에는 이덕무의 철학도 고스란히 담겨있는데요. 사대부가의 뼛속 싶이 박혀 있는 신분 차별과 성차별의 제도와 문화에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 있어요. <열상방언>에는 민중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만들어져 전해온 속담들을 채록하고 있으며 2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속담들도 다수 만날 수 있답니다. 알면 알수록 이덕무라는 분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저자가 우연히 이덕무에 관해 연구하다 매니아가 되었다는 말 처럼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덕무가 얼마나 책을 읽고 또 기록하기를 좋아했는지 고스란히 느껴지는데요. 과연 우리는 옛 선조의 책 읽기나 공부의 열정에 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라는 부분에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덕무는 보잘 것 없어보이는 사소한 이야기조차도 기록으로 남기는 소중한 작업을 하신 분이랍니다. 조선시대 어린이를 위한 책을 편찬한 '장혼'이 있다면 일반인을 위한 백과사전적인 다양한 분야의 책을 기록으로 남긴 '이덕무' 또한 기억해야 할 감사한 선조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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