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선택삭제
글제목 작성일
북마크하기 과거를 조심하라 (공감1 댓글4 먼댓글0)
<실종>
2009-11-30
실종 - 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헨리 피어스는 34살의 전도유망한 화학자다. 에미디오 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의 대주주이면서 과학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일중독으로 니콜이라는 애인과 헤어지게 되었고 그래서 원래 살던 집에서 나와 이사를 한 상태다. 이사를 한 첫날부터 이상한 전화에 시달리게 된다. "릴리는 어디 있지?" 한두번도 아니고 쉴새없이 날아드는 전화 속에서 피어스는 이 릴리라는 여자가 웹사이트의 에스코트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매우 매력적인 그 여자가 어쩌면 위험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 여자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와 맞물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테우스'라는 프로젝트는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으나, 곧 대단한 투자자에게 시연을 하여 투자금을 얻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릴리를 좇던 피어스는 폭력과 살인의 도가니에 저도 모르는 새에 빠지게 되고 놀라운 사실들을 하나하나 밝혀가면서 평온했던 일상에 무서운 격랑을 경험하게 된다....

사실, 마이클 코넬리의 번역된 소설을 네 권째 읽으면서 가장 덜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짜임새가 덜하고 매력적인 탐정의 캐릭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읽으면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나와 같은 일상성을 가진 주인공이 어떤 음모에 휘말리게 되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에 흥미가 돋워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그 음모라는 것이 주인공의 과거의 상처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의 행동은, 늘 새로운 것 같지만 늘 오래된 것이라는 조금은 진부한 결론에 도달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순간 행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나의 과거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고 어쩌면 그것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큰 힘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나 자신의 가족에게 저지른 실수들은, 그것이 남들이 보기엔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해도,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게 되고 비슷한 상황에서 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점을 무섭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제대로 된 추리소설은, 그래서 사람을 잡아당긴다고 생각한다. 그냥 죽이고 살리고 쫓고 쫓기고 때리고 맞고 하는 것은 B급 폭력물에 지나지 않고 말초적인 신경만을 가동하며 흥분할 수 있는 분야일 뿐이다. 스릴러 내지는 추리소설의 묘미는 인간의 잠재된 심리를 날카롭게 파악하여 벌어지는 사건과 연결시킴으로써, 읽는 사람들에게 범인을 혹은 피해자를 이해하게 하는 혹은 동감하게 하는 장치들이 들어가 있음으로써 생긴다. 이런 면이 부족한 추리/스릴러 소설은 적어도 나에겐 전혀 매력이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코넬리의 이 책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트라우마와 유사한 살인(?) 사건,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들, 그 속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인간의 심리들이 융합되어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인정한다. 내가 읽은 전작들처럼-시인, 블러드워크,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대단한 흡인력이 있다고 한다면 과장이겠지만, 읽으면서 느끼는 박진감과 서스펜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사람'에게 부여된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인상적이다. 아마 이러한 점이 마이클 코넬리의 전작을 다 읽어보겠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모양이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ryck 2009-11-30 23:05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추리소설은 좀 쉰다고 안 했던가? ;;;
이건 무슨... 비연의 재능을 다시금 확인하는 날이군...

그 재능은.. 정치에서의 재능.

비연 2009-11-30 23:32   URL
흠..흠..그러니까 말이지..흠..흠..
그냥 한권. 딱 한권 읽은 거지...;;; (정말 정치에 재능이?ㅡㅜ)

머큐리 2009-11-30 23:06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이책을 주말에 읽었어요...ㅎㅎ
정말 추리소설은 좀 쉬신다더니...ㅋㅋ

비연 2009-11-30 23:33   URL
흑흑. 정말 그게 손이 자꾸 가네요..마이클 코넬리 거 하나 남았는데,
자꾸 읽고 싶어서 어쩔까 모르겠어요, 머큐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