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미: 이전 세대 사람들에게는 배우고 싶은 점이 많습니다. 편집자 메구로 고지는 장서를 늘리지 않으려고, 산 책을 우선 넣어두는 상자를 만든 뒤 그 안의 책을 다 읽지 않는 한 다음 책을 사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구라타: 본래 그 정도로 금욕적이 디어야만 하는군요. 작가 후지모토 기이치는 문고본이 스무 권쯤밖에 안 들어가는 케이스를 가지고 있는데, 책이 그 케이스 밖으로 넘치면 절대 안 된다는 규칙을 세웠다고 하지 않았나요.

 

-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중 p205

 

 

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감탄. 오늘 내가 또 책을 주문했는데... (아 미쳐) 지난 번에 주문했던 12권인가의 책 중 단 2권만 읽었는데 (물론 당연한 게 산 지 얼마 안 된 것이다.. 2주...던가...?) 또 주문을 했다는 것이고. 그런데, 산 책을 다 안 읽으면 다음 책을 안 사는 규칙이라니. 심지어 상자를 정해 놓고 그 밖으로 책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관리한다니. 이전 세대 사람들에게 배우고 싶은 사람은 나다... 그러나, 이걸 알면서도 일단 꾹꾹 눌렀던 책들은 주문 하기로... (후다닥)

 

 

구라타: 오프라인 서점에서 나란히 늘어선 표지를 보다가 왠지 책이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좋아요... 그런 경험 없으세요?

미카미: 있죠, 있어요. 운명의 만남처럼.

구라타: 책과 눈이 마주치는 듯하죠. 이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야기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그런 '한눈에 반함'이 아마존에는 없어요. "이거 좋아하지?" 하며 추천은 해 줘도, 스스로도 전혀 생각지 않았던 분야와 문득 만나는 경험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밖에 할 수 없는 것이죠.. (후략)

 

- 같은 책, p206

 

 

아... 너무나 공감가는 구절이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신나게 주문하다가도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책과 아이 컨택을 하고 손으로 만져도 보고 하는 것이다. 지난 주에도 내가 그랬었지. 늘어놓은 책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 아이들이 나한테 뭐라고 말하는 지 듣고 (정신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마시길...ㅜ) 손으로 종이의 촉감을 느끼며 뿌듯해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점심 시간 훌쩍 지난 걸 모를 정도였다. 아. 맞다. 이런 기분. 이렇게 얘기해주니 정말 그거야 라는 생각이.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르는 작가, 모르는 책이름이 잔뜩 나와도 그냥 그냥 읽게 된다. 그들의 애정의 온도에 반해서. 그리고 어느 순간 나와 일치하는 감정들이 보여서.... 정말 한달만, 어디 가서 못 다 읽은 책들 바리바리 싸들고 가 쳐박혀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확. 감행해버려. 이눔의 직장... 버리고... 그렇게 되면 돈도 버려야 하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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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14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11-14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3개월간 순수구매액이 줄어들면 사자.... 하고는 매일 들여다보는데 안줄고 있어요. ㅎㅎㅎㅎㅎ
사고 싶은 책 너무 많아요. 저는 집 책장에 읽은 책보다 읽지 않은 책이 몇 배는 더 많아요 ㅠㅠ

비연 2017-11-14 08:22   좋아요 0 | URL
저도요 저도요. 사고 싶은 책이 정말 매일매일 튀어 나오니 어쩌면 좋은 지..
저도 책장에 안 읽은 책들을 보면 한숨이... 그런데도 사고 싶은 책을 보면 안 사고는 못 배기니.
락방님. 우짜면 좋을까요 우리..ㅜㅜㅜㅜ

AgalmA 2017-11-20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최고요 저자가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책에도 썼듯이 공간을 다 채우면 정리가 아니라고. 삐져 나오게 되므로 늘 여유 공간을 둬야 한다고... 전자책을 사랑하는 방법이 답이겠지만 책 만큼은 전 물질주의자라ㅜㅜ;

비연 2017-11-21 08:26   좋아요 1 | URL
공간을 다 채우면 정리가 아니라니.. 어제 책장에 책을 막 구겨넣었던 저, 지금 손들고 반성중..
전 전자책은 정말 못 보겠더라구요. 손에 종이 감촉이 없으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느낌이라..ㅎㅎ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