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회사에서 정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숨이 턱 막히는 일이 있었다. 뭐 저따위로 말을 하지? 를 넘어서서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 그 분노를 삭일 수 없어서, 그날 난 미용실에 갔다. 반질반질 대머리로 밀어버릴까 싶은 반항심도 발동했지만, 그래 봐야 나만 손해. 그냥 얌전히 조금만 자르고 집으로 향했다.

 

가다가 전화가 왔고... 갑자기 예전에 알던 사람들이 모였다며 오라고... 잠시 망설였다가 스트레스도 풀겸 해서 갔다.. 그리고 아마 술을 좀 과하게 먹었던 모양이다. 12시가 넘어 다들 헤어지고 친구랑 둘이 남았다. 그냥 보낼 걸, 술김에 한 잔만 더하자고 갔고... 아. 그만 말이 심하게 나왔던 것 같고.. 결국 큰 싸움이 되고 말았다.

 

성질은 독해도, 사람들과 소리지르며 싸우는 일은 잘 안하는 나인데. 그날은 술김이었겠지.. 둘이서 거의 소리소리 지르고 난리를 치고... 옆에 있는 사람들 다 물러나고. 그게 새벽 2시였다. 결국 엉엉 울고... 눈은 탱탱 붓고... 화해라는 걸 할 틈도 없이 그냥 그렇게 정신없이 집에 와서 씻고 잔 게 새벽 3시.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나니 머리도 아프고, 잠도 부족해서 쓰러질 것 같고, 속도 아프고. 질질 끌며 우선은 회사로 갔다. 그리고 온종일 후회라는 기분으로 살아야 했다... 왜 그랬을까.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왜 그렇게 거기다 퍼부었을까. 알고 보면 친구도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던 요즘이었던 것 같은데 왜 그 아이에게 분노를 trigger 시켰을까. 후회 또 후회. 주워 담을 수도 없는 후회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었더랬다.

 

다시 생각해보면, 아 내 속에 분노가 이제 쌓이다 쌓이다 밖으로 터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쌓였나 보다.. 싶어서 씁쓸하기도 하고. 친구랑 화해해야 할텐데 이 응어리가 과연 풀릴 것인가 싶어서 마음이 착잡하고. 그래서 우선은... 친구에게 메세지 보내서 미안하다고 하고... 친구도 답으로 나도 미안해 하고. 그러나 지금까지도 찝찝한 마음이 계속 되고 있다.

 

7월 부터는 (오늘 6월의 마지막날, 술 약속이 잡혀 있다ㅜ) 술을 안 먹기로 했다. 술 먹고 이렇게 속에 있는 분노를 사정없이 밖으로 분출하는 행동은... 해서는 안되는 거고 정말... 쓸데없는 몸부림이다. 그런다고 해결되는 것도 없고... 분노를 다른 식으로 삭여야지. 이건 아니다 싶다. 그래서 당분간 금주. 언제까지 가겠냐 다들 비웃을 수도 있지만, 우선 하반기에는 술을 먹지 않는 걸로 내심 결정.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겠다. 명상... 요가... 이런 게 좋지 않을까.

 

....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건,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이 다 떨어질 느낌이다. 남아난 정이 있느냐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얏! 라는 심정이 커서 말이다. 계속 고민해왔지만 진지하게 다시 고민 시작이다. 맨날 고민만 하지 말고 이번엔 실행을 하리라. 지 실적 채운다고 남들을 쥐잡듯 잡는 상사 아래에서 무슨 희망이 있으리. 회사도 다 사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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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2017-07-01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상다반사... 아멘, 관세음보살...
그래도 나 만날 때 와인 한 잔은 해요. ㅋㅋ

비연 2017-07-02 11:27   좋아요 0 | URL
아멘, 관세음보살...
와인 한 잔 정도는 괜챦겠...지? ㅋㅋ;;;;;
곧 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