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반이 지나갔다. 어머나!

 

그리고 참으로, 꾸물꾸물하게 나머지 반의 첫날이 우물쭈물 시작되고 있다.

 

나는, 회사에 조금 일찍 나와 스벅커피를 홀짝거리며 중국어를 듣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고,

2016년 나머지 반을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

 

스벅커피를 또 노트북 위에 엎지를까봐.. 노트북에서 가급적 머~얼리 두고 아주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이며 먹고 있다. 다시 한번 노트북 위에 엎지르는 날엔.. 아 생각을 말자.

 

2016년 상반기는 어땠지? 정리를 하면...

 

3월 중순까지는 송도에서 프로젝트 하느라 말도 못하게 피폐한 생활을 했다.

덕분에 생활리듬 다 깨지고 개인적인 뭔가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나날을 보냈었다.

책도 못 읽고 중국어도 못 하고 문화생활은 더더더더더더군다나 못하던 악몽의 세월.

그래도 프로젝트 PM이었으니까 책임감이 필요했다. 그넘의 책임감이 날 버티게 했다.

 

그리고 3월 중순에 어찌어찌하여 프로젝트를 끝내고 (겨우 빠져나온)

본사로 복귀를 했다. 그러니까 그게 3개월 전인 거다. 오호. 시간 빨라.

오면 조금 여유를 가지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살도 다시 빼고 어쩌고 하면서

찬란한 계획을 가졌었는데... 팀장에게 붙들려 자료 만드느라 4월과 5월은 그 이전보다

더 혹독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 정말. 야근에 주말근무에... 게다가 스트레스.

어쨌거나 그것도 여러 사람 도움 받아 어찌어찌 잘 완료했다.

 

남은 것은, 밤마다 먹은 과자와 걸쭉한 믹스커피와 체력보강한다고 먹었던 갖가지 고칼로리 식품들로 인해 도로 찐 살과 체력고갈과 신경질과 거칠어진 피부와 피폐해진 마음.

(써놓고 보니 내가 아주 안 되어 보인다. 흠... 안 된 거 맞지 뭐냐)

그리고도 6월 초에는 회사에서 치는, 의무적이라고 명단 공개하며 망신 주는 그런 시험이 있어서 하기 싫은 걸 꾸역꾸역 공부하여 (결국 6월 연휴 반납...) 겨.우. 패스했다. (아멘...)

 

그리고 6월 둘째주부터 되찾은 여유는 그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 만나느라 거의 썼고

이에 겨우 정신을 차렸나 싶은데... 으악. 6월이 끝난 거다. 이게 뭐냐. ㅠㅠ; 허무해....

 

하반기에는 좀 나답게 살고자 한다. 나다운 거? 일단 좀 차분하게 나를 다지는 기회가 필요하다.

하고 있는 중국어 실력도 일취월장 시키고 (도대체 공부를 안하니 안 늘어... 내 돈)

회사 일도 공부를 좀 가며 해야 할 것이고 (머리가 다 굳어지는 것 같다. 무슨 석고상..? =.=)

은 물론 훨씬 더 많이 읽어야 한다. 이넘의 스마트폰을 멀리 해야지. 멍하니 하고 있는 바보.

 

문화생활에 좀더 신경써야겠다. 여행계획도 세우고. 음악회나 전시회 이런 걸 너무 멀리 했다.

적어도 영화라도 좀 자주 보도록 해야겠고, 시간 날 떄마다 가까운 데라도 여행을 가야 겠다.

이게 원래 내 계획이었는데..ㅜ 외국만 나가려 하지 말고 우리나라 곳곳을 좀 다녀보자... 이거.

상반기에는 일본과 제주도만.... 하반기에는 좀 더 넓혀서 여기저기 다녀보자...

 

그리고 몇 가지 개인적인 계획들이 있다. 맨날 세우는 계획 지겹기는 하지만 (갈수록 태산)

그래도 계획마저 세우지 않는 인생이란... 넘 의미없지 않은가 싶다. 

알라딘에도 재미난 얘기들 더 많이 남기리라... (방문자수 급하락으로 괜히 좌절 중...)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헥헥. 제목이 왜 이리 길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이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바로 집어 들었다. 두 개를 엮어서 주말에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아무리 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내게 잘 맞지 않는 것 같긴 하다. 이번 소설은 <1Q84>보다는 좀 일반적이라 낫긴 한데, 과격한 성적묘사가 거북하고 내용의 전개도 내게는 좀 딱 맞는 느낌이 안 든다. 그렇다고 싫다거나 별로라던가 그런 건 아니라서 읽기는 읽는데, 기꺼운 마음은 들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 소설은 좀 재미나다. 아직 중반 정도라 마지막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으나 기대가 되게 만드는 점은 있다. 다 읽고 이야기하기로.

 

 

 

 

 

 

 

사실 이것도 읽고 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제대로 읽기 위한 워밍업 과정이다. 이 책도 중반 정도까지 갔는데, 정말 쉽게 이해하기 좋게 써서 그냥 술술 넘어간다. 상품이라든가 노동력이라든가 잉여가치라든가 하는 것들에 대한 기본 개념이 아주 잘 서 있는 책이다. <자본론> 읽기 전에 먼저 읽기로 선택한 건 다행한 일이다.

 

갑자기 왠 <자본론>?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엔 좀더 근원에 가까운 책을 읽고 싶다. 현상만 기술한 게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철학, 심리 등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뭐하러? ... 사는 데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냥 개인적인 막연한 바램이고 충족시키고 싶은 열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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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0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벅 샤워한 노트북 상태는 어때요? ^^;;

비연 2016-07-01 17:06   좋아요 0 | URL
아직까지는 무탈...합니다만, 가끔씩 키보드가 뻐걱거리는 게 불안불안함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