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뚝딱 하고 주말에 뭔 책으로 지내보려나 하고 책장을 탐색하고 나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손에 쥐고 나오니 자정이 훌쩍 넘어 있었다. 잘까 말까 잘까 말까 망설이다가 간만에 읽은 책 감상문이나 써보자 하고 들어와서 도닥도닥 도닥도닥 거리니 벌써 새벽 1시네. 흠... 주말에 이렇게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안되는데 말이다.

 

 

머리근육에 긴장감을 주지 않으면서 수준이 낮아 짜증이 나지는 않을 정도의 책을 고르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이거? 어려워. 이거? 두꺼워서 주말에 다 못 읽어... 이거? 흠. 이거 왜 샀지? 이거? 안 땡기네.. 뭐 이런 갈등을 수도 없이 마음 속에 야기시키며 책장 앞에 서 있노라면 내가 이 책들을 살 때는 뭔 생각이었나. 그냥 바로바로 고르지도 못하는 게 제대로 산 거 맞나... 라는 자괴감까지 든다.

 

그리고는 고르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 자주 하는 짓이다. 고민 끝에 이 정도면 주말에 다 읽고 넘 어려워서 머리 아프지는 않으나 읽고 나면 괜찮은데? 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하루키를 고르는 행위가 자주 하는 짓이다 이거다. 이런 걸, 기본은 하는 책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니면 작가? 암튼 이거 말고도 아직 안 읽은 하루키의 책들은 여러 권이다. 표지가 맘에 너무 안 들어서 읽지 않는 책이 그 속에 포함이라 읽게 될 지 모르겠다 (ㅜ) 암튼, 하루키다.

 

이건 자전적 에세이라니까. 하루키의 작가적인 인생을 한번 더 되짚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특유의 에세이 쓰는 방법이 기대되기도 하고. 이 사람의 글을 읽으면 늘 드는 생각이, 흠... 어떤 점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게 만드는 걸까.. 이다.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은, 정말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묘하게 읽고 싶어진다, 가끔씩. 비오면 먹고 싶어지는 파전에 동동주나, 야구 볼 때 먹고 싶어지는 라면에 비유할 수 있을라나. 암튼 그렇다.

 

아. 일요일이고. 토요일 일요일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 것인지. 세상에 가장 좋은 발걸음이 금요일 퇴근하는 발걸음이고, 세상에 가장 끔찍한 소리가 월요일 자명종 소리라는 걸, 요즘은 더욱 더 실감하고 있는 즈음인지라. 집에 일이 있어 주말에 그닥 어딜 갈 형편도 아니라서 일요일 하루도 독서에 매진하며 지내야겠다. 나야 좋다. 몸이 다니지 않아도 머리로 여행하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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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6-26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주말 휴일에 책 읽다 보면 시간이 더 빠르게 가는 듯한 워프 착각증상이 심해집니다.ㅎㅎㅎ

비연 2016-06-26 09:46   좋아요 1 | URL
앗 저만 느끼는 게 아니었군요! ㅎㅎ 왠지 찐한 공감대가... 그래도 주말의 독서는 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