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는 줄곧, 계속, 뭔가 안되는 느낌이다. 똑같이 살고 있는 것 같고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똑같은 장소에서 술을 먹고... 그래서 똑같은 생활을 하는 것 같은데, 마음이 항상 불편하다. 왜 이럴까.

 

뭔가 뒤쳐지는 느낌. 도 있다. 내가 인정받아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인정받아서 (그 다른 사람이 깜이 안되는 사람이라는 경멸감도 포함) 초조해하는 느낌. 도 있다.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다는 느낌. 이 없다. 편하다는 느낌. 도 없다. 젠장. 좋은 건 없고 싫은 것 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원인을 잘 모르겠으니 치유가 안된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별다른 사람간의 분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마음에 불만이 쌓이니 다른 사람에 대한 나쁜 말을 좀 많이 한다는 거,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거, 그런 것들이 원인일까.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실.제.로. 내가 뒤쳐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아 그런 원인이라면 대단히 끔찍한데.

 

사람은 다 내맘 같지 않고 사는 건 더더군다나 내맘 같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억울하고 속상하고 서럽고 짜증나고.. 하는 심정이 남아 있으니. 이 얼마나 유치한 일인가.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 또 노력하는데 잘 안되는 게 감정이다. 내가 그런 감정의 휘몰아침에 휩쓸려 스스로를 소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한 사람이 상을 받고 능력있는 사람이 인정을 받고 다정한 사람이 사랑을 받고... 이건 원칙이고 동화에 등장하는 권선징악적인 구조이다. 변함없는 건, 사람의 생은 유한하다는 것, 그래서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 그것 외에는 다 거짓일 수도 있다. 사는 것 자체가 거짓일 수도 있는데 뭐.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그런데, 정말이지 원인을 잘 모르겠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정말 오랜만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이다. 헤르타 뮐러는 2009년 수상자이고, 난 이 책을 사둔지 꽤 되었지만 읽지 않고 있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단어가 가진 파워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탄 작품이 정말 괜챦은 작품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는 게 현재 내 생각이라 꼭 읽지 않고도 세월 잘 보내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노벨문학상 탔다니 사두기는 하자 하고 쟁여놓고는 나중에 읽겠다며 방치한 게 ... 여러 수십 권이다. 쩝.

 

엄마가 먼저 읽었고, 괜챦다고 해서 이번엔 맘먹고 펴보았다. 현재 전반부 조금 읽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좀더 진전시켜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쟝르소설에 익숙해진 나머지, 호흡이 길어서 조금 당황스러워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고전스러운 책을 만나서 기쁘다고나 할까. 잘 읽고 리뷰를 써봐야겠다.

 

 

.... 뭔가에 욕심을 부리고 있는데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욕심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나만이 아는 것이겠지. 사람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어쨌든 욕심이 내 맘에 있고 그것이 채워지지 않는 한, 계속 이런 공허한 무력감에 힘들어할 지도 모르겠다. 욕심을 지우자... 하려니 그넘의 욕심의 뿌리가 깊어서 말이다. 결국 내가 (쓸모없는) 허다한 욕심에 괴로와하는 건, 여전히 내가 사는 모습에 대한 정체성이 굳건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나이에. 여전히. 부끄럽기 그지없다.

 

이럴 땐 책에 침잠하여 시간을 옆으로 휙휙 날려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3월 28일에 야구가 개막하니 거기에 정신을 팔아볼까나. (개막전 입장권은 결국 못 구했다) 이 모든 게 허상인데 말이다. 아 이 봄날에 왜 이리 허망한 생각만 하고 있느냐. 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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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비연 2015-03-29 13:50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흑. 감사요...

[그장소] 2015-03-29 14:05   좋아요 0 | URL
다른 위로의 말을...못하겠더라고요.
어떤기분인지 안다..는 말도..도움이
안될것 같았어요..

비연 2015-03-30 08:04   좋아요 1 | URL
괜챦아요, 이제.. 아니 괜챦아지려고 노력 중요...^^;;;;
그래도 그장소님의 토닥토닥.. 넘 위로가 되었어요.

[그장소] 2015-03-30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월요일 힘차게 보내셔요!!

비연 2015-03-30 12:27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