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요즘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아, 아주 정확하게는, 고객사에서 근 두달 넘게 막 닥달하며 진행시키다가 갑자기 홀딩을 하라고 하더니만, 가타부타 연락도 없이 한 달도 넘게 엉덩이에 깔고 앉아 있는 바람에, 그걸 맡은 나는 그냥 고객사에서 연락오기만을 기다리는 해바라기가 되어 버려서 본의 아니게 무료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주기적으로 연락을 넣어보면 기다려라 라든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이러고 있으니 그럼 나는 어찌해야 하나요 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모양 빠지니까) 회사에서도 거긴 너무나 중요한 사이트이니 일단 기다려 뭐 이런 태도라 그래 뭐 그럼 기다리지 하며 지내고 있다.

 

막상 이렇게 무료하게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오니 뭐랄까... 좀 힘들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매우 투덜거리는 와중이었는데 문제가 발생. 삐요삐요.

 

워낙 몸이 부실해서 매년 정기검진 받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종합검진 이외에) 오늘 그 중 하나의 결과를 들으러 갔더니 좀 이상하다고 조직검사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전혀 예상을 못하고 갔던 일이라, 멘붕이 왔고. 자세히 물어보지도 못하고 다음 검사 날짜 잡고 다시 결과 들으러 가는 날짜 잡고 그러고 나왔다. 솔직히 지금 이렇게 도닥거리고는 있지만 마음은 심란함의 극치이고 내가 왜 무료하다고 투덜거렸을까 자책하는 중이다. 그런 평안한 생활이, 마음에 별다른 근심걱정 없는 그런 세월이 태평성대임을 모르고 투덜댔다니.

 

이번 주에 다시 검사 받으러 가야 하고 검사 받고 나서도 마음 졸이다가 다음주 초에 결과 들으러 갈 건데... 괜챦겠지 괜챦겠지 하면서도 속에 불안함이 먹구름처럼 낀 월요일이다. 괜히 더 피곤하고 힘들고 그런. 이런 걸 심인성이라고 하겠지만. 별 일 있으면 어쩌나.. 라고 혼자 생각하니 넘 심란해서 그 이상 생각의 진도가 나가지질 않는다. 일주일이 참 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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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4-22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렇군요.
그런데 이 검진이란 게 말씀마따나 받아도 걱정이고 안 받아도 걱정입니다.
저도 한번쯤은 받아둬야할 텐데 마음에만 있고 선 듯 나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어느 날 큰코 다치는 거 보다 알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낫지 싶어요.
미리 마음 졸이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 오세요.
문제가 있더라도 또 알아서 대처해주지 않겠습니까?
그러자고 의료가 있는 거잖아요. 괜찮을 겁니다. 힘내십쇼!^^

비연 2019-04-22 15:31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감사해요...
지금도 막 불안하고 일주일 어떻게 견디나 싶은데...
괜챦을 거야 마음 다잡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19-04-22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리 걱정해봐야 소용없는데 그래도 걱정되기는 할 것 같아요.
저도 근 열흘을 끙끙 앓다가 저번달에 후배에게 ˝나는 감기도 잘 안 걸려~˝ 자랑했던(?) 말들이 떠오르더라구요.
무료한 나날을 즐겼어야 했는데, 나는 너무 오만했구나. 너무 자신했구나.... ㅠㅠ
별 일 없으려니.... 생각하시고 일주일 보내시기 바래요. 걱정만 하다보면 일주일이 너무 기니까요.
오늘의 태그 : 비연 화이팅!!!

비연 2019-04-22 16:46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여전히 겁나고 불안하고 검사받기도 두렵고 한데...
어떻게든 일주일 버텨봐야겠죠. 정말 건강이라는 거, 일상의 평온함이라는 거
있을 때 감사하며 누려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의 태그, 힘나요^^

다락방 2019-04-22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비연님. 저도 건강을 자신했던 스스로가 너무 자만했다며 겸손을 배우는 중입니다. 저도 내일 의뢰서 들고 큰 병원가 다시 검사할 예정이거든요. 건강하자고 말한다고 또 다짐한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니 도무지 어째야할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몸을 소중히 다루도록 해요 ㅠㅠ

비연 2019-04-22 16:4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내일 큰 병원 가시는군요. 별일은 없겠지만, 가볍게 넘어가시길 바랄께요.
정말 병원 앞에서는 참 무력해지는 것 같아요. 이럴 땐 운동해야지 소중하게 지내야지 하다가도
좀 괜챦다 싶으면 도로 막(!) 지냈던 제가 원망스러워지는 시점입니다.
건강.. 지켜가며 할 수 있는 것 하며 잘 버텨보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