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4월 16일을 다시금 떠올리는 날이 왔다. 아마 날이라기보다는 4월 한달이 몽땅 그렇다.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세월호에 대한 생각은 떠나질 않는다. 내일이 되면 많은 분들이 글을 올릴테지. 그날의 아픈 기억들,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상흔들,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점들.. 하지만 이제 소리내어 말은 하지 않아도 영화로는 말을 할 수 있을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5년.

 

올해는, 세월호는 5년이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는 10주기이며, 노회찬 의원 돌아가신 날로부터는 1주기가 되는 해이고... 그러고보니 매년 참 기억해야 할 날들이 많구나 싶다. 무엇보다 세월호에 대해서는. 아 뭐라 말을 하겠는가. 그날, 배가 침몰되었다는 속보, 다 구출되었다는 거짓 뉴스, 진도 팽목항에 삼삼오오 모이던 어머니들 아버지들... 그리고 뻔히 쳐다보면서도 구하지 않았던 그 아이들. 건져진 시신은 너무 깨끗하다 했고 그들의 스마트폰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고마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쳐다보면서도 못 구해낸 수 시간동안의 총체적이면서 절대적인 무능함은, 결국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더 벌어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 가.

 

 

읽을 때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에 어느 어머니가 딸에게 썼다는 글이다. 엄마는 이미 지옥 속에 놓였을텐데... 부모란 어떤 존재인지. 그 애닳음과 가슴저밈이 여과없이 그대로 전해진다. 지금도 회사에서 이거 쓰면서 눈물나는 걸 억지로 참고 있다.

 

두고두고 우리 역사에서 아픔으로 남을 사건. 아, 사건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가슴아픈 일. 그 일이 있었던 때에 이 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끝끝내 이 아픔과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이 부르는 것 같아 먼저 간다는 김관홍 잠수사도 기억난다. 그 배에서 둥둥 떠다니는 아이들을 건져올렸을 그 분의 심정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김 잠수사의 아내 분이 한다는 꽃집에서 봄날의 꽃을 구입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내일 되면 이런 글 쓰기도 힘들 정도로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아 미리 쓴다. 한 사람이라도 기억하고 있다고 알려야 하겠기에, 지나치지 않기 위해, 그래서 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하는 법...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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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4-15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벌써 세월호사고 난지 5년이 흘렀네요.아마 부모님들 아픈 맘은 세월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을거에요.근데 지금도 의문이 남는것은 세월호 선체 주변에 경찰과 해군등이 있었는데 왜 선체를 일부 폭파하고 학생들을 구출하지 못헀을까하는 점이죠.

비연 2019-04-15 15:00   좋아요 0 | URL
의문점은 너무너무 많지만...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 그냥 아이들만 가엾은...ㅜㅜㅜㅜㅜ

카스피 2019-04-16 08:02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 TV를 보니 아들의 시체를 찾기위해 5년째 팽목항에 계신 아버님에 대한 뉴스가 나와서 넘 가슴이 아프더군요ㅜ.ㅜ

비연 2019-04-16 10:41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