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에서 조직개편이라고 났는데... 이거 좀 심각한 상황이 되어서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바깥은 시베리아 칼바람이 부는데 그만 두고 나가서 다시 구직이 안되면 손가락 빨고 살 수 있으려나. 진심 고민된다.

 

회사는 무엇인지. 경제적 수단. 그렇게만 생각하고 버티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하루의 8시간 이상을 '존재'하는 곳에서는 인간관계도 맺어야 하고 일에서도 아주 작은 보람이라도 찾아야 하고 뭔가 성취감도 있어야 한다.. 가 나의 생각이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닛? 그냥 돈 받고 일하는 데서는 꾹 참고 아무 일이나 하는 거야 라고 한다면... 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 왜냐하면 난 어른이니까. 그것도 경력이... 손을 들고 하나 둘... 열...으윽. 한참인 어른이니까. 사회생활이 녹록하지 않다는 거 잘 아니까. 이런 얘기 징징거림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잘 아니까... 그래서 참는다.

 

이렇게 징징한 마음으로 다니면서 세상을 사는 게 맞는 건지. 열심히 고민하기는 한데 사실 잘 모르겠다. 다들 그렇게 살쟎아.. 라는 대답이 내 속에서 나올 때도 있고 야 그래도 한번 사는 건데 인간답게 살아봐야지 라는 대답이 속에 불쑥 튀어나올 때도 있다. 어느 말이 정답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어쩄든, 지금 내가 매우 힘들다는 건 사실이다. 이 난관을 버티면서 극복..까지는 아니라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고 그냥 넘길 것이냐, 분연히 밖으로 나가 칼바람 맞으며 다른 일을 구해볼 것이냐. 를 고민하고 있다. 돈을 벌어야 책도 사는데. 돈을 벌어야 술도 먹고 밥도 먹는데. 돈을 벌어야 관리비도 내는데... 라는 구질한 생각들도 함께 뿅뿅 떠오르고 있다. 인간... 참 구차한 존재이면서 뭔가 반짝이는 이상을 좇는 기기묘묘한 생물이지 않은가 싶다.

 

어쩌면 좋을까나. 연말에 이 왠 상념이고 고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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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12-12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인간이 고통 없이 산다는 건 미션 임파서블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연 2018-12-12 21:47   좋아요 0 | URL
고통의 끝이 보여야 할텐데 항상 제자리를 맴맴 도는 것 같아 더 힘든 듯 싶어요...

2018-12-13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3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8-12-13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생에서 직장이 전쟁터라면 직장밖은 지옥이라는 대사를 들은 기억이 나더군요.개인적으론 힘드시더라도 굳세게 회사에 남아있으시는게 좋을듯 싶어요.

비연 2018-12-13 22:51   좋아요 0 | URL
그쵸... 참 어려워요 ㅠㅠ

2018-12-14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4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