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양병찬 얘기가 나온 김에 그가 번역한 책들을 찾아보았다. 와. 많다. 이 중에 앞에서부터 네 권은 가지고 있고 이 중 2권은 읽었다. 이 분은 워낙 유명한 분이라... 페북도 팔로우하고 있긴 한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엔 안 든다. 뭐 하나에 꽂혀서 이렇게 열과 성의를 다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싶다.

 

서울대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나와서 증권회사인가에서 근무하다가 평생 직장을 찾고자 중앙대학교 약학과에 진학하여 약사의 길을 걷고자 했는데, 전공시간에 배우는 과학이라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원서를 일일이 찾아서 시험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 외국 저널 등을 번역하여 BRIC에 올리게 되었다. 약사를 개업하고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번역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가 결국 몇 년 전에 약국을 접고 전업 번역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매일 하루도 안 빼고 번역글을 올리고 주변 이야기들도 꼼꼼히 찾아보는 성실함이 결국 제대로 된 과학책 전문번역가로 인생의 후반기를 매김하게 되었으니... 정말 엄지척이다.

 

페북을 보면 매일 아침에 소식을 올린다. 듣자 하니 새벽 4시인가 일어나서 번역하고 좀 쉬다가 번역하고 또 좀 쉬다가 번역하고 금주, 금연에 꼭 만나야 할 사람들만 만나며 산단다. 재미있어서. 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번역해서 공유하고 싶어서. 거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근육으로 작업하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자유롭게 아무 때나 뭘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하고 그 외에는 그걸 잘 하기 위한 운동과 여행.... 그렇게 해서 저 많은 책들을 (더 있는 것 같다) 번역한 거다.

 

과학책 번역은 대체로 잘 안 팔리기 때문에 인세를 따로 받지 않고 처음에 번역료만 받고 땡. 하는 경우가 많다던데 도대체 생계를 어떤 식으로 꾸려나가는 지 궁금할 정도다. 지금은 유명해져서 좀 다른 방식으로 계약을 할 지는 모르겠으나... 인생의 후반기는 이렇게 하고 싶은 걸로 돈 벌며 살아야 할텐데... 그게 그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흔하지 않으니 늘 망설임이고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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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25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권 가지고 있네요^^

비연 2018-05-25 14:11   좋아요 0 | URL
앗!^^ 개인적으로는 <내 속에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이 책은 추천인데 가지고 계신지?
지금 읽는 <의식의 강>도 좋습니다~

로제트50 2018-05-25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곤충연대기.
<의식의 강>은 땡기기는 한데
독서 순위에서 밀려...비연님이
핵심요약해주시면 감사히 ^^;;;;

비연 2018-05-25 14:2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이런...^^;;;
제가 다 읽고 꼭 글을 올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게 되는.
기둘려주세요, 로제트50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