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주세요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잊혀진 책들의 묘지'로 나를 처음 데리고 갔던 그 새벽을 기억한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바람의 그림자>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게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매년 여름 쿵린은 수위와 이혼하기 위해 어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하진 <기다림>











***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오르한 파묵 <새로운 인생>














***




지금은 이렇게 생겨먹은 나지만, 날 때부터 이 모양 이 꼴은 아니었다는 말을 우선 해두고 싶다.


모리미 도미히코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졸려서 여기까지~!



 
 
프레이야 2012-05-16 10:44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모두 멋진 첫 문장들이에요^^
바람의그림자, 낼름 담아갑니다.ㅎㅎ
'안네 카레니나'의 저 문장은 익히 들었던 것이고 '새로운 인생'과 '백년의고독'의
저것은 가지고 있구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앗, 그런데 '바람의 그림자'가 절판이네요.ㅠㅠ

브론테 2012-05-16 14:26   URL
바람의 그림자가 절판이라니, 말도 안되요!!!!
바람의 그림자의 첫문장은 정말이지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예요.

다락방 2012-05-16 11:10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이 첫문장들을 모두 외우신건가요?

브론테 2012-05-16 14:26   URL
그럴리가요, 따로 써두었지요 ^^

hnine 2012-05-16 15:15   댓글달기 | URL
음...공통점이라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문장들이군요.

브론테 2012-05-17 12:47   URL
hnine님 말씀을 듣고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정말 그렇네요. 드라마 첫회 시작부분에 현재상황을 잠깐 보여준 후에 과거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생각나요. 제가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첫문장을 좋아하나봐요^^

소이진 2012-05-16 17:42   댓글달기 | URL
하진의 <기다림>의 첫 문장은 언젠가 다락방님의 서재에서 본 기억이 나는군요...
다락방님이 애타게 찾으셨었나, 아닌가.

브론테 2012-05-17 12:50   URL
네 맞아요 소이진님. 다락방님도 하진의 <기다림>을 읽으셨거든요. 아주 단단한 글을 쓰는 작가예요. 시간나실 때 천천히 읽어보세요!

만치 2012-05-16 22:20   댓글달기 | URL
호호홋 재밌어보여서 저도 했어요~~ 첫문장 찾아보기를 하니 갑자기 책 읽겠다는 의욕이 불끈불끈..

브론테 2012-05-17 12:53   URL
감명깊게 읽었던 첫문장을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애틋해지기도 하고, 만치님 말씀대로 멋진 문장이 담긴 다른 소설들을 읽고 싶어지고... 만치님 페이퍼 방금 보고 왔어요^^

blanca 2012-05-17 09:44   댓글달기 | URL
아, 좋네요. 정말. 안나 카레니나 저 첫문장은 너무 강렬해서 잊혀지지 않아요

브론테 2012-05-17 12:54   URL
그렇죠? 저 문장은 천년만년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써먹어도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톨스토이가 위대한 거겠죠.

네꼬 2012-05-21 12:52   댓글달기 | URL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와 강렬. 저도 전엔 소설 첫 문장을 적어 놓곤 했어요. 시작이 반이니까 반 읽었다 하면서요. (뭐래니.) 예전 생각 나서 저도 갑자기 책 읽겠다는 의욕이 불끈불끈2.


dreamout 2012-05-23 23:27   댓글달기 | URL
공문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라거나 돌팔이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길어서 생략..)

첫 문장. 하시니 이 문장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
 

1.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팟캐스트의 정체가 정해진 소설을 낭독해주는 것이라는게 밝혀지자, 받아둔 에피소드들을 지웠다. 이건 그야말로 개인적인 취향인데, 나는 누가 소설을 읽어주는 게 별로다. 오디오북도 시도해 본 적이 없다. 에피소드들을 지우다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까지 지우려는 순간, 예상치 않았던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그 에피소드만큼은 살짝 들어보자는 생각에 지우지 않은채 남겨두었고, 드디어 오늘 오후에 이어폰을 끼고 재생버튼을 눌러보았다.


아 아아아아아아, 3분쯤 흘렀나. 소리가 청신경을 타고 뇌까지 전달되야 되는데, 달팽이관에서 맴돌다 사라져 버렸다. 집중이 전혀 안된다. 글로 읽을 때는 내가 멈추고 싶은 문장에서 멈추고, 읽다가 떠오르는 상념을 잡아두려고 천천히 속도를 늦추기도 하고, 어딘가에선 빨리 읽어내리기도 하는데, 타인이 자신만의 일정한 페이스대로 주~욱 읽어내려 가니까 따라 갈수가 없다. 난 첫문장도 소화를 못했는데 이미 김영하의 목소리는 저멀리 질주하고 있는 상황. 이건 아니다 싶어 멈춰버렸다. 앞으로 귀로 듣는 소설은 시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대로 끝내려니 무언가 아쉬던 차에, 이동진의 빨간 책방 에피소드 1화가 올라 온 것을 확인하고 다운받았다. 소설 낭독이면 곤란한데...하면서 듣기 시작했다. 1화의 주제는 <2000년대 가장 재미있는 한국 장편소설: 천명관의 고래 vs. 정유정의 7년의 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시간 넘게 화기애애하면서 재밌고도 유익한, 책을 주제로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은 기분이다.

게스트로 김중혁작가가 나와서 이동진기자와 두 책에 대하여 만담(?) 펼치는데, 아 이거다 하는 반응이 절로 나온다. 김중혁작가가 전해주는 천명관 작가와 정유정 작가와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들도, 이동진 작가가 섬세하게 들려주는 두 작품의 차이점도 흥미로웠다.



















기억에 남는 몇가지 이야기를 적어보자면,


  • 김중혁 작가가 소설가들은 만나면 소설이야기를 많이 안한다고 하자, 이동진 작가는 영화인들은 만나면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김중혁작가가 그건 아마도 소설가로서 소설을 만들어내는 지난한 과정을 잘 알기 때문일거라고 하자, 이동진 기자가 동의하며  "작가는 혼자 모든 것을 다 짊어지지만 영화감독은 남의 재능을 이용해 자신의 작품을 완성시키는 존재"라고 했다 (끄덕끄덕)

  • 천명관의 <고래>는 붙이고 붙이고 붙여서 만든 과잉의 작품이라면, 정유정의 <7년의 밤>은 깎고 깎고 깎아내서 만든 작품이라고. (또 끄덕끄덕)

  • 천명관 작가가 선천적인 이야기꾼이라면 정유정 작가는 많은 습작을 통한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꾼이다. (오!)

  • 천명관 작가의 글은 문장들 속에 리듬이 있는 반면, 정유정 작가의 글은 문장과 문장들 사이에서 리듬을 찾을 수 있다. (오오!)

  • 정유정 작가의 퇴고할때 순차적으로 한번 읽고 나서, 뒤에서 부터 거꾸로 다시 읽는다고. 인과관계 확인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오오오, 놀라워라!)

  • <고래> 의 첫문장: 훗날, 대극장을 설계한 건축가에 의해 처음 그 존재가 알려져 세상에 흔히 '붉은 벽돌의 여왕'으로 소개된 그 여자 벽돌공의 이름은 춘희다.

    <7년의 밤>의 첫문장: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 이었다.

"책대책"코너가 끝나고 나면, "니나피디의 별책풍경"이 이어진다. 목소리 예쁘신 여자피디가 나와서 신간 몇권을 소개하는 코너. 천명관의 <나의 삼촌 브루스리>, 마즈키 아키코의 <간파력>,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하루 15분 정리의 힘>을 소개해 주었다.



















다음은 "소리나는 책" 코너. 특정책의 부분을 읽어주는 데 낭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소개해 주면서 사이사이에 설명과 함께 읽어주는 방식이라 들을만 하다. 이번에 소개한 책은 엘리자베스 런데이의 <미술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은 예술가들의 사생활>. 모네와 세잔부분을 아주 잠깐씩 읽어주면서 영화이야기랑 버무려서 설명해주었는데 알지도 못했던 이 책을 당장 사서 읽고 싶어졌다. 보관함으로 ~


"에디터스 통신" 코너에선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의 편집자가 나와서 책을 설명해주었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수많은 제목안들이 '까이고 까이고 또 까였다고' 마지막에 이 제목마저 안되면 사표쓴다라고 내밀었던 제목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는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갑자기 네꼬님 페이퍼가 생각났다....^^;;
















바로 이어지는 코너는 "내가 산책" 이 동진 기자가 새로 산책을 소개해주는 코너인데, 평소 매달 4-50만원정도 책구입비를 쓰다가 이 팟캐스트 맡으면서 한달새 150만원을 책값으로 지출했다고 ;;; 그많은 책들 중에서 이번에 소개한 책은, 정찬의 <유랑자>, 한병철의 <피로사회>,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제임스 길리건의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이렇게 총 다섯권. 줄리언 반스 책은 읽었고, 대니얼 캐너먼 책은 킨들책으로 받아놨지만 (Thinking Fast and Slow - 전자책이라 감이 없었는데 오프서점에서 이 번역본 두께보고 놀람 -.-) 아직 시작도 못했고,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피로사회>는 조만간 주문해야 겠군.




1 시간 27분정도 진행되는데 가수 이승환의 목소리를 살짝 닮은 이동진 기자의 진행도 좋고 김중혁 작가도 너무 재밌다 (코로 숨 쉬는 소리 가끔 들려서 혼자 막 웃음). 일주일에 한 번씩 나올 줄 알았는데 한 달에 겨우 두 번 (1일, 15일) 방송된다고 해서 잠시 좌절. "책대책"코너에서는 문학말고도 다양한 장르의 책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15일 오면 재빨리 2화를 받아야지, 불끈!



p.s. "새로 산 책"코너는 나도 자신있는데.... 풋. 




2. 전자책과 추천 이메일 


요몇달 사이에 킨들책을 쫌 (많이...아니다, 다소 많이?) 샀더니 아마존에서 폭퐁 이메일을 보내온다.결제관련 이메일을 제외하곤 죄다 책 추천 이메일인데, 공격적 마케팅의 대표주자가 될 기세다. 내 픽션과 논픽션의 구입이 6:4 정도인데 픽션관련, 논픽션관련 이메일의 횟수도 그정도  빈도를 유지하는 데다가, 내용도 북클럽을 위한 추천, 에디터의 추천, 새로나온 책 추천, 구매자 취향에 따른 추천등등 껀수를 만들고 만들고 만들어서 책들을 마구마구 추천한다. 아 정말.... 어쩌라구!!!


그 중에 지존은, 며칠전 받았던 "프랑스에 관한 책들 추천" 메일이었다. 프랑스에 관한 책들중 이달에 잘 팔렸던 여행서, 에세이, 소설들을 묶어서 추천한  것이었는데 갑자기, 왜, 뜬금없이, 하필이면, "프랑스에 관한 책'을 무더기로 추천했을까... 아마존의 치밀한 시스템이 때이른 더위 먹었나... 하다가...... 번쩍! 깨달았다.


"프랑스 관련 책 추천"메일은 내가  헤밍웨이의 "A Moveable Feast" 킨들책을 끝내자마자 온 것이다. 와이어리스를 통한 전달, 분석, 결과물 제시의 과정!!!!  우와, 진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섬찟한 느낌은 흔적도 없이 광속으로 스쳐 지나가고, 추천받은 책들을 보관해두느라 재빨리 움직이는 나의 손놀림만이.................ㅜㅜ




3. 문화 컨텐츠


앞으로 누가 "문학 읽기의 효용성"에 대하여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창의력 발달"이라고 대답해야 겠다. 헤밍웨이 책 세권을 정주행하면서 나의 우뇌가 근래 들어 최고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뇌 오른쪽에서 팽팽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지경.... 이라고 하면 쫌 심한가? ).






















두 권의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와 <무기여 잘 있어라>, 그리고 한 권의 논픽션 A Moveable Feast 속에는 깨알같이 반짝반짝거리는 "재료"가 모래사장처럼 펼쳐있었다.  헤밍웨이를 21세기 문화아이콘으로 드높일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는데, 그의  후손들은 왜 헤밍웨이를 저렇게 방치하는가! (방치한 것도 아닌데 혼자 흥분).  피츠제랄드에게 밀리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미국 공공 도서관에서 대여 안되는 도서 목록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또, 과도한 흥분). 


헤밍웨이 손자인 숀 헤밍웨이를 찾아가서 저작권의 일부를 나에게 허락해 달라고 해볼까? 내가 헤밍웨이 관련 문화사업 일으켜 보겠다고 헛소리 보태면 먹힐까?  이백년 전에 태어난 천재 한 명(모차르트)이 온 나라 전체를 (오스트리아) 먹여살리고 있는 것을 모르냐며, 문화컨텐츠로서 재탄생이란 바로 그런 거라고 막 우길까? (흥분이 점점 망상, 공상으로 번져감 ㅜㅜ )



우뇌가 돌아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헤밍웨이 정주행 프로젝트"를 잠시 멈추고, 알라딘에서 세일할때 사서 랩핑도 뜯지 않은 가네쉬 노트와 작년에 선물받고 싸인 몇번 연습한 이래 한번도 쓰지 않던 만년필을 꺼냈다. 이 자잘하고도 허황된 아이디어들을 기록해 두었다가 사업을 펼쳐보리라는 장대한 꿈을 품고... 21세기는 문화의 세기 아닌가. 문학이 전면에 나서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 1인으로서 앞으로 헤밍웨이빠가 되련다.ㅎ




















 
 
웬디양 2012-05-11 02:02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이 밤에 방가 방가 헤헷

저도 지난 주말에 빨간 책방 들었어요. 브론테님이 말한 부분 저도 대부분 인상적으로 들었었는데.... 완전 깨알같이 문장 수 세고비교해서 깜짝! ㅎㅎ 그리고 천명관 작가가 고래와 같은 작품이 다시 나오겠느냐, 라는 말도 끄덕 끄덕 (이후 고령화가족을 너무 재미없게 봐서) 그러자 김중혁이 왜 꼭 계속 올라가야 하느냐, 넓어져도 좋지 않겠느냐, 라는 말에, 또 끄덕 끄덕.

뒤에서부터 읽는다는 건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퇴고법이었는데, 그렇다면 한문장씩 읽을지, 한문단씩 읽을지 궁금했었어요.

그나저나 아마존의 책 추천 서비스는 감탄할 만하네요. 안그래도 얼마전에 브론테님이 프랑스 얘기까지 하셨었잖아요. 아. 독서 후에 올 심리 변화까지... 타겟팅하는군요. 그 외에도 대부분 오는 메일들의 추천 책들이 그럴듯하던가요? 궁금~

브론테 2012-05-11 02:37   URL
웬디양님. 이 밤에 방가 방가 헤헷. ㅋ~

빨간책방 매번 들어야 겠어요! 넓어져도 좋지 않겠느냐라는 김중혁 말에 저도 완전 공감. 천명관은, 그냥 이야기꾼 천명관이라서 좋아요. 독자로서 천명관에게 기대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거든요.

아마존 쫌 놀랍죠? 보내는 메일들은 훌륭해요. 포괄적인 것도 있고,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추천들도 있고.

제가 또 놀란 것 중 하나는 관심있던 책이 약간 싸게 팔길래 혹해서 자세히 보지 않고 결제했거든요. 전자책은 기다리고 뭐고 없이 클릭한번이면 바로 들어오잖아요. 연작소설집이었는데 결제버튼 누르자마자 컴퓨터, 아이폰, 킨들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확인해 봤더니 종이책에는 연작소설이 5편 있는데 출판사가 일부러 그랬는지 전자책에는 3편밖에 없는거예요. 나중에 고객들이 올린 리뷰를 보니까 그런 경고들이 있더라구요. 자세히 보지 않고 결제한 걸 막 후회하는데, 살펴보니 몇일이내엔 취소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바로 취소하니, 컴퓨터, 아이폰, 킨들에서 깔끔하게 사라지고 카드사용은 결제취소 되었어요. 취소할때 취소사유를 선택하긴 했구요. 전자책은 반품할 수 없다는 생각은 저만의 선입견이었던듯. 아, 그리고 아직 일부 책에서만 가능하지만 전자책을 빌려주는 시스템도 꽤 반응이 좋을 듯 해요.

blanca 2012-05-11 09:36   댓글달기 | URL
정말이에요, 브론테님? 헤밍웨이 읽으면 우뇌 발달 되는 거예요? ㅋㅋ 팟캐스트 관련한 페이퍼 너무 잼나게 읽었어요. 한 번 들어보고 싶어요. 기네쉬 노트에 만년필로 메모하는 문화사업도 엿보고 싶어지는데요. 교육방송에서 저녁에 명작 단편 낭독(이건 홀로 낭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성우들이 출연하니 경우가 좀 다르겠어요)으로 <가든파티>의 축약본을 들었는데 나름대로의 또다른 묘미가 있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어요.

브론테 2012-05-12 12:03   URL
어엄~~ 제가 모든 소설을 읽을 때 잡생각을 심하게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책읽는 속도가 느려요 ㅋ 헤밍웨이를 읽을 땐 그 잡생각들이 조금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우뇌발달로 그럴듯하게 묘사한 것이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눈으로 보았을때 배우는 게 빠른 '시각적 학습자'라서 소설낭독이 잘 안맞는 건데, 귀로 들었을때 배우는 것이 빠른 '청각적 학습자'들은 오히려 책보다 오디오북을 선호하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해요. blanca님은 그 둘이 잘 조화가 된 "시청각학습자"신거죠.

저,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주문했어요, 땡스투를 blanca님께 던지면서 ^^

아 그리고, 제가 오타를 냈는데 정확한 이름이 기네쉬가 아니라 가네쉬노트예요. 그 코끼리 얼굴을 한 신의 이름. http://gift.aladin.co.kr/shop/gift/wgift_branditem.aspx?BID=7703 (제가 쓴 내용은.... 허접해요 ㅎㅎㅎ)

레와 2012-05-11 09:49   댓글달기 | URL
요사이 꾀부리며 시들시들했던 책읽기를 한방에 날려주시는 브론테님, ^^

지금 아이폰으로 동진님의 빨간책방 다운 받아 놓고, 이번참에 허밍웨이도 시작해 볼까하는 마음이 들어 관련책들 보관함에 담아 놓고. 좋네요. 헤헤

근데 브론테님 페이퍼만 봐도 보관함이 터질 것 같은데, 빨간 책방 방송 듣고 나면 대박이겠어요. ㅋㅋ;

브론테 2012-05-12 11:16   URL
빨간책방과 함께 멋진 주말을 보내 보아요 ^^

이사하시고 화분 가꾸느라 바쁘신거죠? 앞으로 그럼, 레와님은 자신의 손으로 수확한 야채를 드시게 되시는 건가요. 아아아아아 멋져요!

이매지 2012-05-11 10:46   댓글달기 | URL
빨간책방. 얘기만 듣고 아직 들어보지 않았는데 브론테님은 이제 팟캐스트까지 뽐뿌하시는군요! ㅎㅎ

브론테 2012-05-12 11:19   URL
빨간책방 재밌습니닷! 준비가 많이 필요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한 달에 두 번뿐이라니. 두 번뿐이라니. 너무해요.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만드는 출판사 편집자들만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면 "에디터스 통신"코너에 이매지님도 한번 출연하심이.....?

다락방 2012-05-11 11:00   댓글달기 | URL
우와
브론테님은 정말이지...진짜 짱이에요. 아침에 스맛폰으로 보고 지금 피씨로 다시 보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양질의 페이퍼를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죠? 막 다 듣게 하고 다 사고 싶게 하고...제가 얼마나 더 책을 읽어야 이런 페이퍼를 쓸 수 있을까요? 아냐, 공부 해야 쓸 수 있을것 같다...그치만 난 공부하긴 싫고......하아-

멋진 페이펍니다. 추천은 아침에 이미 했습니다.

브론테 2012-05-12 11:24   URL
제가 요즘 의기소침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 마당에 "짱"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뭔가 묘하군요 ㅎㅎ
저는 가끔, 아주 가끔 읽을 만한 페이퍼를 쓰지만 다락방님은 멋진 페이퍼를 매우 자주 쓰시잖아요!!!! 다락방님은 구매하신 책들만 부지런히 다 읽어도 양질의 페이퍼 마구 뿜어내실 수 있습니닷. 그런 의미에서 돌발 질문. 오월에 구매한 도서목록을 불러주세요!!!

다락방님, 저 이번주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과식을 했어요, 아아아아아 진짜 레몬 다이어트 상품 하루특가 기다려서 구매해야 하나요...

마노아 2012-05-11 13:02   댓글달기 | URL
어제 졸음에 겨워서 별찜만 하고 오늘 다시 읽었어요. 오오오, 저장하고픈 페이퍼예요. 빨간책방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아마존은 능력이 안 되서 이용하지 못하지만, 못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살포시 드는군요.^^ㅎㅎㅎ

브론테 2012-05-12 11:27   URL
이동진의 목소리가 자꾸 이승환처럼 들려요요오오오오오.
마노아님이 들어보시고 판정 좀 내려주세요. ㅎ

만치 2012-05-12 08:11   댓글달기 | URL
ㅎ 우뇌가 자극된 탓일까, 봄이라 그런가, 경쾌한 페이퍼에요.
이동진의 빨간 책방 재밌겠군요. 우선 천명관의 고래를 읽고 들어야겠지요? 전 7년의 밤 별로였는데, 제가 놓친 부분이 뭐였는지도 알아보구요..

아침에 일어나 (식구들이 일어나기 전) 아직은 조용한 집에서 창밖을 보며 일도 하고, 책주문도 한번 해주고, 상쾌하게 보내는 중이에요. 후훗~

브론테 2012-05-12 11:45   URL
고래 안 읽고 들어도 재밌게 들으실 수 있어요, 만치님. 듣고 나면 <고래>가 막 읽고 싶어 지실걸요?ㅎㅎ

앗, 또 책주문!!
텀블러 색색가지로 받으시렵니까!! (뭐 저도 진분홍색 텀블러가 다음주에 올 것 같긴 해요 ☞☜ ;; ㅎ) 그리고, 저 <혼자 책읽는 시간>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이예요!

프레이야 2012-05-12 10:31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이렇게나 알찬 페이퍼엔 추천 세 개 하고 싶은데요.^^
헤밍웨이가 오른쪽 뇌 팽팽 돌게 해줘요??? ㅎㅎㅎ 진짜진짜!! 얼른 헤밍웨이부터^^
빨간책방도 찾아봐야겠어요. 정유정은 거꾸로 읽으며 퇴고하는군요. 놀라워요.
호호~ 푸짐한 선물 받은 것 같은 토요일아침^^

브론테 2012-05-12 11:38   URL
저도 정유정의 퇴고방식을 듣고 놀랐어요. 게스트 김중혁이 "천명관 선배는 어떻게 퇴고를 하지는 몰라요. 듣지 못했는데, 아마 안 하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라고 할 때도 빵 터졌어요 ㅎㅎ

이쯤되면 빨간책방과 헤밍웨이가 저에게 칭찬의 메시지를 던져줄만 하지 않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
우뇌발달에 이렇게 많은 분들의 관심이 쏠릴 줄이야... (흐흐흐 이거 였군요!) 그러나 저처럼 우뇌만 발달시키면 좌뇌가 삐집니다. 하하하하.

브론테 2012-05-12 11:52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잠깐: 헤밍웨이 읽기가 모든 분들의 우뇌자극에 효과가 있는 지는.... 저도... 모모모르겠어요.^^;;; (비굴하게 꼬리내리며 웃기 --> 돌멩이 날아오는 소리 들림)

지금 생각해보면 축약본이었던 것 같은데, 어렸을 때 <노인과 바다>와 <무기여 잘 있어라>를 읽었을땐 헤밍웨이가 정말 재미없었거든요. 요즘 다시 읽어 본 헤밍웨이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는데 큰 줄기보다 잘잘한 내용들이 더 좋았어요. ^^

dreamout 2012-05-12 19:04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리마인드 되어서, 다운받아 들었어요.
고래, 7년의 밤. 모두 안 읽었기 때문에 약간 흥이 동하더군요. ㅎㅎㅎ

브론테 2012-05-13 09:51   URL
두 권 모두 안 읽으셨다면, 앞으로 2천년대 가장 재밌는 한국 장편소설과의 만남이...... (그것도 두 권씩이나!) 두근두근.

빨간책방같은 팟캐스트가 많아졌음 좋겠어요.

2012-05-12 21:13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3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5-12 23:29   댓글달기 | URL
택배가 안왔어요 ㅠㅠ

브론테 2012-05-13 09:56   URL
주말독서계획 수정 ㅠㅠ

네꼬 2012-05-13 12:03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저 메모지 꺼내서 "헤밍웨이!" 라고 썼어요. (느낌표까지.) 그런 거였어요? 내 우뇌가, 헤밍웨이 때문에 아직이었던 거예요?

저도 읽어주는 책은 별로 안 좋아해요. 언젠가 영화배우 조승우가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어주는 CD를 받았는데 저는 조승우도 좋고 [별]도 좋거든요. 그런데 언제나 아가씨가 산에 올라올 쯤이면 잠들곤 했어요.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너무 빨리 지나가요, 낭독이란.

까이고 까이는 제목안 부분에선 막 저 울컥해가지고... 제목 때문에 멘붕되는 경우 저 수시로 봐요. 제목 50개 뽑아놓고 작가도 편집자도 지쳐서 그냥 다 끝장이야! 하고 신경질 내는 경우가 바로 그저께... ㅠㅠ 그러니까 제목 이상한 책들 있어도 우리 모두 이해해줍시다. ㅠㅠ 으앙... (근데 나 페이퍼에 내 이름 나와서 좋다요?)

브론테 2012-05-14 23:08   URL
그그글쎄요, 제가 네꼬님의 '우뇌발달사'를 잘 모르는 관계로...켁켁.

제목뽑아내는 과정이 그토록 어렵고도 험난한 것이었군요! 하긴, 이미 어지간한 지명도가 있는 작가라면 저자이름만으로도 먹고 들어갈 수 있지만, 처음 나오는 책같은 건 "화악~~"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이 무진장 중요할 듯 해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화이팅!

레와 2012-05-14 10:28   댓글달기 | URL
저 천명관의 [고래] 시작했어요. 몇장 안읽었는데 이 작가 천재인거 같아요!

브론테 2012-05-14 23:06   URL
웰컴 투 더 천명관월드!

소이진 2012-05-17 21:54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나도 빨간 책방들어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듣는거에요? ㅠ.ㅠ

브론테 2012-05-17 22:58   URL
아이고 소이진님하, 왜 이제야 묻는 거예요 ㅜㅜ 벌써 2화도 올라왔는데.

http://blog.naver.com/lifeisntcool/130136829739 ==> 여기에 자세한 설명 있답니다!

브론테 2012-05-17 23:12   URL
아이폰 사용자가 아니시면 밑으로 쭉 내려가서 아이튠즈로 들으세요.
하다가 잘 안되면 다시 질문하세요!!!!

소이진 2012-05-17 23:23   URL
하, 브론테님. 감동받았어요. 블로그까지 찾아와서 가르쳐주시다니.
일단은 아이폰이 아니니 아이튠즈로 들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당 ^_______^

2012-05-19 21:39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용 조용히..



벌써 안녕.




  1. 저는 진달래로 안녕
    from 마지막 키스 2012-04-22 22:52 
    엊그제 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밤의 진달래. 저는 낮에 활짝 핀 꽃들을 보는것도 좋지만 이렇듯 밤에 조명아래 빛나는 꽃들을 봐도 너무 좋아요.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심장이 막 뛰어요. :) 조용 조용이라고 하시니 조용한 시도 한 편.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 more
  2. 진달래였구나!
    from 내가되는꿈 2012-04-24 12:46 
    올 봄은 짧았다. 벚꽃과 목련이 함께 지는 봄이라니.여기저기, 없는 시간 내서 참 많이 걸어다니던 중 만난 진/달/래 잎이 있으면 철쭉이고, 없으면 진달래라는 명쾌한 구분법 알려주신 이름님께 감사를 :)가지에 달려 있는 여리여리한 꽃들이 예뻐 찍었고진달래인가... 철쭉인가.... 하고 있었는데, 내 너가 진달래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구나남산 공원 산책 중 만난 진달래. more
 
 
만치 2012-04-22 17:59   댓글달기 | URL
오옷 멋져요!! 여긴 어디랍니까?

브론테 2012-04-22 18:08   URL
동네요. 만치님 올리신 사진보니까 저도 찍은 사진이 생각나서 ㅎ

만치 2012-04-22 20:35   URL
ㅎㅎㅎ 하긴 물에 아른아른 아파트 창문이 보이는군요.. 그래도 왠지 교토가 연상되는 연못 속 꽃잎이에요. 좋구만요.

브론테 2012-04-22 22:50   URL
아, 쿄토나 올해 벚꽃축제 100주년을 맞이한 워싱턴 DC라고 말할껄 그랬죠? ..ㅋ

2012-04-22 18:43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2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2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2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2-04-23 13:00   댓글달기 | URL
이 사진에 "벌써 안녕."이라니. 너무 너무 멋져요.

브론테 2012-04-24 15:42   URL
올해는 늦게 피더니 일찍 가버렸어요 ㅜㅜ

레와 2012-04-23 14:45   댓글달기 | URL
브론테님, 안녕! ^^

브론테 2012-04-24 15:42   URL
레와님, 안녕! ^^
 

오랜만에 좋은 책들을 떼로 만나고 있는 중이다. 

이 책들 모두를 한동안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닐 것같은 강력한 예감이 든다.



1.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윤상욱)



지난 주에 오프서점에서 보다가 맘에 쏙들어 사들고 온 책이다.


역사학도 출신의 주 세네갈 한국대사관 참사관이 쓴 글인데, 아프리카의 역사를 알기쉽게 조목조목 설명해 주면서 현재의 문제점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이야기 하는, 아프리카에 관한 한 보기 드물게 알찬 책이다. 책 속의 지도, 관련사진은 물론이고, 이해를 돕기위한 도표들과 뒤 쪽의 주제별 참고문헌 정리도 잘 되있다.



*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저자가 쓴 감사의 말에는 고 유홍근 주 카메룬 참사관이 언급되어 있다.  2008년 가족을 한국에 남겨두고 카메룬에 부임한후 2세의 출생소식도 아프리카에서 들었는데, 2009년에 잠깐 서울출장 와서 쓰러진게 마지막이 되었다고 한다. 아들이 겨우 7개월일때.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가 눈에 들어온 이유는 올해 초 읽었던 트레이시 키더의 <고통은 너를 삼키지 못한다>때문.




이 책은 퓰리처 수상 작가인 트레이시 키더의 대표작인 Strength in What Remains 의 번역본인데, 내전으로 인해 죽음의 땅으로 변한 브룬디를 탈출한 청년 데오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앞부분은 데오의 입장에서 기술했고 뒷부분은 트레이시 키더가 설명을 덧붙였다. 


생과사의 외줄타기 끝에, 영어 한 마디 못하던 채로 뉴욕 할렘가에 도착한 데오의 실화를 읽으며 사람을 죽이는 것도, 살리는 것도 결국엔

"사람"이구나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번 훌쩍였던 것은 물론이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브룬디가 아프리카 어디쯤에 붙어있는 지도 몰랐던 나는, 브룬디내전이 바로 옆에서 벌어졌던 르완다 내전과 어떻게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는지, 브룬디의 후투족/투치족은 르완다의 후투족/투치족과 어떻게 다른 지배구조를 이루게 됬는지 자세히 알게 됬다. 영화 <호텔 르완다>를 통해서 르완다 내전은 많이 알려졌지만 브룬디 내전은 트레이시 키더가 아니었다면 묻혀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브룬디에 대해 여러번 검색을 하다가 알게된 또 하나의 사실은 우리나라에 귀화한 첫번째 아프리카인이 바로 브룬디 출신이란 것.


번역본이 나왔다는 것은 아예 몰랐다가 중고샵에서 발견하곤 재빨리 구입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는 이 책의 세일즈지수를 나중에 보고선 그냥 새책 살걸 했다.


(공항에서)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놀라거나 겁에 질린 듯한 얼굴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들은 출장이나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었는데, 개들이 사람 머리를 입에 물고 돌아다니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 했다. 하지만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하느님, 왜죠?” 데오는 조용히 물었다. (p. 25)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었다. “불행을 견디기 힘들 때는 좋은 일이 생긴 것처럼 웃어라.”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가난의 고통을 잠시라도 잊으려 했다. (p. 54)

나는 (저자, Tracy Kidder) 샤론에게 말했다. “대학살 생존자들의 수기를 읽다 보면 ‘하느님이 나를 살려주셨다’는 얘기가 꼭 나오지요. 난 그런 구절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럼 머리가 잘려나간 무수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느님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가? 그래서 과연 그런 시각이 옳은 것인지 의심스러워요.” (p.237)


데오는 자신이 얻은 답을 익살스럽게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나는 하느님을 믿어요. 진실로 하느님을 믿어요. 내 생각엔 하느님이 인간들에게 너무 큰 힘과 지능을 주고 이렇게 말한 것 같아요. ‘자, 이제 알아서 해라. 난 피곤해서 눈 좀 붙여야 겠다. 너희는 성숙하다. 그러니 스스로를 돌보아라.” 그는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무 오래 자버린 거예요.” (p. 250)

나는 컬럼비아에서 데오가 수강했던 과목들이 다소 의아스러웠다. 무일푼 이민자라면 컴퓨터 공학 같은 잘 팔리는 전공을 택하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데오는 생화학을 전공하면서 철학 과목들을 최대한 많이 수강했고, 4년 내내 철학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데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내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고 싶었어요.” 데오가 말했다.(p.244)

르완다 대학살은 다수 종족의 정부가 무력한 소수 종족을 제거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일으킨 일종의 마녀사냥이었다. 반면 부룬디의 대중 폭력은 소수 종족의 정부와 다수 종족 반란군 간의 대등한 힘을 지닌 두 무장 세력의 싸움이었다. (p. 270)



******


2. 킬리만자로의 눈 (어니스트 헤밍웨이)



오프서점에서 구입한 또 하나의 책은 바로 <킬리만자로의 눈>이다.

헤밍웨이의 단편 13편이 담겨있고, 영어본이 같이 붙어서 냉큼 구입했다. 문제는 랩핑이 되어있어서 확인하지 않은 채로 그냥 샀는데 영어본은 앞에 3편만 수록되어 있었다는 불편한 진실 -_-;;  분명히  두께가 엄청 얇은데 도대체 눈은 어디다 두고 있었던 건지... 




제임스 조이스의 추천사는 이 책을 집어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헤밍웨이는 문학과 삶 사이의 장막을 축소했습니다.이것은 모든 작가들이 추구하는 일이죠.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이라는 작품을 보셨습니까?

장인의 솜씨예요. 정말이지 이것은 지금까지 쓰인 것들 중에서 최고의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올 봄엔 그럴듯한 외국소설이 적게 나온다 싶은 기분이 드는데,  나만 그런가?



*****



3.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아일랜드 태생으로 런던 금융가에서 수십억대 연봉을 받던 에널리스트가 회사의 구조조정을 맡아 400명의 직원에게 해고통지를 보내다가 자신에게 회의를 느껴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가 모니터앞에서 수백억원을 거래하던 일을 포기하고 선택한 것은, 세계경제 현장을 몸으로 느끼기 위한 6개월간 여행이었다. 특히, 이 책은 트렌드화 되고 있는 "공정무역"의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떠난 여행의 기록이다. 니카라과, 영국, 중국, 라오스,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코트디부아르를 돌며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상품들의 생산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를 읽다가 코너 우드먼의 책은 모두 사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도 주문해 버렸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위험한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건져올린, 생생하게 살아있는 진짜배기 지식과 정보에 어찌 귀기울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가 만난 것이 절망과 좌절이 아니라 희망과 가능성이라고 하는데!








******


4. 중국을 읽다: 세계와 대륙을 뒤흔든 핵심사건 170장면  (카롤린 퓌엘)


 

1980-2010년까지 중국이 눈부시게 성장한 시기를 기록한 책이다.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한 변화를 보여준 거대국가의 발자취를 꼼꼼히 정리해 놓았다.


내용으로서도 시의적절한 책이지만, 책의 만듬새도 무척 맘에 드는 책이다. 앞뒤부분에 들어가 있는 지도, 사진, 연표, 색인, 참고도서 정리도 깔끔할 뿐더러, 위에민준의 그림과 중요사건의 사진을 덧붙인 표지디자인도 인상적이다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의 표지를 떠올리게 하는 - 그런데 펴보다가 살짝 찢어졌어 ㅜㅜ ).  백과사전처럼 주요부분 찾아가며 읽어도 되고, 역사책으로 읽어도 좋은 책이다. 여러모로 공을 많이 들인 책이란 것이 팍팍 티가 난다. 







 <중국을 읽다>를 읽으면서 생각난 김에 주문한 보관함속 책 두 권. <헨리 키신저의 중국이야기>와 <이슈, 중국현대미술>.

















 
 
다락방 2012-04-15 01:59   댓글달기 | URL
우와...브론테님은 정말이지 관심을 가진 분야가 대단히 다양하군요! 언급하신 책은 제가 새책으로 사볼게요. 세일즈지수를 올리는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언제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요. 하핫.

브론테님이 쓰신 페이퍼를 읽고나면 제 자신이 막 똑똑해진 기분이 들어요. 히히


(아, 그리고 이건 속닥속닥 저 오늘 사주-신년운세-봤어요. ㅋㅋㅋㅋㅋ)

네꼬 2012-04-16 02:16   URL
흥 막 역시 이런 데서 막 속닥속닥 하고 있구나, 이 여자.

다락방 2012-04-16 09:08   URL
응? 네꼬님 왔네? 히히히히히

브론테 2012-04-16 11:04   URL
제가 일명 "습자지 호기심 소유자" - 얇디 얇고 넓디 넓은 관심분야의 소유자. 하지만 현대는 집중과 선택을 요구하는 시대라지요 흑흑.

근데 관심분야라면, 다락방님이야말로 요즘 어린이용도서 부문과 육아부문으로 관심분야를 맹렬히 확장시키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것도 속닥속닥, 제 신년운수 대통이라던 사주까페에서 점보던 분과 싸우러 가야겠어요!!!)

dreamout 2012-04-15 08:45   댓글달기 | URL
올 봄엔 그럴듯한 외국소설이 적게 나온다 싶은 기분, 저도 들었어요. 딱이예요. ㅎㅎ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 때문에 저도 헤밍웨이 단편 소설집 사려고 하고 있고, 중국을 읽다. 는 오프에서 흥미롭게 봤는데 지금은 중국에 관심이 별루 안생겨서. ㅋ

브론테 2012-04-16 11:33   URL
장르소설을 제외하곤 막 사고 싶게 만드는 외국소설이 없어요. 헤밍웨이나 줄리안 반스가 이 봄을 책임지는군 하게 될 정도로.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을 사긴 샀는데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손이 안가요.

중국에 관한 책은 작년부터 한권씩 사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제가 보는 모든 책에 중국이 나와서 또 사게 되었네요. 코너 우드먼도 중국 걱정, 저 위의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이야기, 스파이소설에서도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심지어 얼마전 읽었던 존 그리샴의 <소송사냥꾼>에서도 중국공장에서 만든 장남감의 문제점이 나와요. 몇년 전부터 중국인들이 세계 주요도시를 "접수"해나가는 걸 신기하게만 바라보았는데, 이렇게 금방 중국의 영향력이 세계 구석구석까지 뻗어가고 있으니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며) 모두가 걱정할만 해요.

네꼬 2012-04-16 02:20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참 브론테님, 저도 다락님 말씀에 공감은 해요. 브론테님 서재에서 놀다 보면 나도 어쩐지 똑똑해진 기분이거든요. 그래서 다락님이 반했나 봐요. (약간 시무룩..)




뭐, 의미 없는 일이지만 11번째로 추천을 해보았습니다.. (역시 시무룩...)

브론테 2012-04-16 11:27   URL
오오오오, 시무룩한 고양이 맘에 들어요!!!! 그게 더 매력있어!!!

전 네꼬님 서재가면 모르는 어린이책이 너무 많아요 (약간 시무룩...) 그런데 네꼬님 설명 들으면 막 다 아는 것 같아 ㅎㅎ

Kitty 2012-04-16 09:46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랜만에 서재 들어왔는데 브론테님의 이런 영양가 만점 포스트! ㅎㅎ
코너 우드먼의 책 두 권 다 넣어가요 ㅋㅋㅋ 감사합니당!! ㅋㅋ

브론테 2012-04-16 11:28   URL
아래위로 고양이님들이 대거 등장 ㅎㅎㅎㅎ Kitty님 책 사실려고 들어오셨어요? ㅋㅋㅋㅋ

코너 우드먼이 담달에 한국 온데요!!!!! 제가 자기책 읽는다는 소식을 들었나봐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아직까진) 기억력이 그럭저럭 좋은 편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1인의 입장에서, 줄리안 반스의 [The Sense of an Ending]은 어느정도 절망적인 소설이었다.


기억이,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하고 분통을 터트리고 싶었지만 "세상에 믿을 만한게 별로 없는거지"하다가, '줄리언 반스가 옳을지도 몰라' 하며 체념.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There is great unrest."


There is accumulation. There is responsibility.

And beyond these, there is unrest. There is great unrest.




줄리언 반스가 기억에 대한 절망을 가져다 주었다면 (허나, 바로 그 점이 매력이기도 한 아이러니),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은 그 절망의 이마를 짚어주고 차가운 수건을 올려놓아 주었다.





한가인 제주도 집의 연못이 클로즈업되던 장면은 진정 멋졌다.

한 인간이 지나온 공간과 시간에 대한 최고의 예의가 담겨있어서.




더불어서, 또 다른 나만의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 



* 제주도 한가인 2층집 구조가 제주도 해안가 비바람을 견딜수 있을까? 특히 마루의 그 통유리창.

* 납뜩이가 지금 뭐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 싱숭이 생숭이의 얼굴을 보여다오.

* 과제와 공부를 같이하던 승민과 서연의 "건축학개론" 최종학점이 궁금한 건 나만의 치사한 호기심?









 
 
만치 2012-04-15 13:08   댓글달기 | URL
납뜩이는 원래는 어른으로도 출연할 예정이었대요. 아이 다섯을 가진 보험왕(!)으로요. ㅎㅎ

건축학 개론에 대한 좋은 리뷰가 있었는데, 이거 읽어 보셨어요?

http://www.movieweek.co.kr/article/article.html?aid=28691

"이때 햇살 가득한 창들은 비록 사랑하는 대상이 내 삶에서 지나쳐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 사랑의 기억에 기대어 위로를 받고 싶은 인간의 본능은 사라지지도 죽어지지도 않는다고 서연에게 속삭이는 것 같다"라니.. 영화 평 자체가 나름의 위로랄까 카타르시스랄까를 느끼게 해주었다고나 할까요. 후훗

전 기억력에 있어선.. 자타가 공인하는 꽝이에요;; 싱숭이 생숭이가 누군지 생각해 내는데도 몇 시간 걸렸다는.. (그래서(?) 기억력 엄청 좋은 남자랑 결혼했어요.)

브론테 2012-04-16 10:56   URL
링크해 주신 리뷰 참 좋아요. "결국 이들은 집 짓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젊은 날을 마주 바라본다." 저도 제주도 집이 서연과 승민에게는 다시 청춘을 바라보게 하는 통로같다고 느꼈거든요. 인용하신 부분도 정말 좋구요.

아이 다섯가진 보험왕 ㅋㅋㅋㅋ 어울려요, 어울려. 납뜩이는 지금도 친구들 몰고 다니며 주름잡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고객을 몰고 다니는 보험왕이었군요. 하하하하하하

전 싱숭이 생숭이와 2:2 미팅장면도 기대했어요. ㅎㅎ

blanca 2012-04-16 09:20   댓글달기 | URL
줄리안 반스 책 기다리고 있는데 반가워요! <건축학 개론>은 정말 계속 울면서 ㅋㅋ 봤어요. 민망할 정도로 눈물이 그냥 막 수도꼭지처럼. 오버랩되는 사랑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그 스무 살의 그 어리석고 치기하고 순수했던 내가 너무 그리워서 울었나 봐요. 어쩌면 그렇게 지역들도 다 일치하는지. 납뜩이 같은 친구가 저한텐 있었거든요. 여자애지만요--;;

브론테 2012-04-16 10:59   URL
blanca님의 줄리안 반스 리뷰가 기대되요! 저도 영화 끝나자 마자 화장실로 냅다 직행.

blanca님도 정릉 근처 사셨나봐요. 오아, 납뜩이 같은 여자친구라니!!!!!!! 영화 <써니>가 떠오르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