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6월

 

신랑이 저보고 참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해요. 그에 비해 신랑은 눈물을 많이 흘리는 편입니다. 아마도 저는 슬퍼서 눈물을 흘릴때가 많고(그래서 되도록 슬픈것은 잘 안보려고해요.), 신랑은 슬플때보다 감동을 받다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서로 눈물코드가 다른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때 눈물을 흘리는것에 비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릴때가 많아요. 책을 읽을때, 책속의 이야기가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물이 나는것. '파인더스 키퍼스'에서 스티븐 킹은 그것이 허구의 진정한 힘이라고 말해줄때, 끄덕였어요. 스티븐킹의 '돌로레스 클레이본'을 읽을때는 눈물이 났었는데... 그는 자신의 글이 주는 진정한 힘을 알고 있는것 같습니다.

 

'호지스 3부작에서 2부에 해당되는 '파인더스 키퍼스'는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무척 매력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유작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할까요?

 

팔까?  신고할까?

아니면.... 내가 쓴것처럼 속일까? (3번째는 가끔씩 제 상상에서 하는 짓이라서...ㅎㅎ )

 

한 작가의 열렬한 팬인 두 사람이 어떻게 다른 길을 가게 되는지를 비교하면서 보는것도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작가와 오타쿠적인 팬을 보면서 '미저리'가 떠올랐는데, 정작 저는 영화도 책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너무 명성이 높아서 시도도 못했는데, '파인더스 키퍼스'를 읽고 나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꿈틀거리는데, 이때 딱 읽어야할것 같아요. ㅋㅋ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을, 살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 책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대책 없이 푹 빠져 버린 순간을 말이다. 맨 처음 그런 느낌을 선물한 작품은 평생 잊히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시금 뜨겁고 강렬한 깨달음이 찾아온다.

 

p. 180 

 

책을 읽으며 몸서리 치면 좋아했던 느낌. 저는 '빨간머리앤'을 읽을때 느꼈어요. 아마 그때부터 계속 책을 읽었던것 같아요.^^ 정말 그 짜릿했던 순간을 저도 기억하고 있다니 왠지 뿌듯합니다.

 

암튼... '파인더스 키퍼스' 소재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메르세데스 살인마의 이야기가 2편에 살짝 영향을 주고, 이미 아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다시 반복해서 듣다보니 처음 사건을 접했을때보다 더 비극적으로 들리더군요. 그리고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3편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이는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다만, 호지스 3부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번편에서 호지스의 활약이 너무 적어서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엔딩에서 던진 떡밥으로 보아하니 3편에서 극적인 이들이 벌어질것 같은 예감이 책을 덮을때 조금 위로가 되었던것 같아요. 

 

 

 

 

 

이미 호지스 3부작이 완결이 되었는데, 3편이 번역되기까지 1년을 기다릴것 같아 원서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1편은 한글로, 2편은 한글과 영어를 3편은 영어로 읽게 되었네요.^^

 

2편은 한글로 읽다가 집중이 안되서 원서와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집중하면서 듣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한글로 함께 읽었어요. 영어책 읽기 이렇게 도움 받아도 좋은것 같습니다. (오디오북은 처음 나레이터가 다르고 내용을 잘 모를때는 잘 들리지 않다가 어느정도 스토리와 나레이터의 목소리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편해지는것 같아요. 역시 사람의 적응력이란...^^)

 

3편은 2016년 현재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더 몰입이 되었어요.  게다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언급하니 진짜 현실 같았습니다. (책과 영화 언급했던데, 스티븐킹이 은근 그레이의 인기가 부러웠나봅니다...킹이 더 인기가 많은데 말이죠.^^ )

 

그리고 2편과 달리 3편에 호지스가 빨리 등장해서 반가웠어요.      

 

메르세데스 살인마는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해 자살하게 만드는것을 좋아하는데, 3편에서는 메르세데스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자살하기 시작합니다. 정말 '메르세데스'의 비극은 이렇게 오래 가는군요.

 

미친 의사 때문에 메르세데스 살인마에게 또다른 능력을 갖게 되는데,(텔레파시 - 캐리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을 통해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제목이 'end of watch'였구나..)

 

개인적으로 제가 초자연적인 현상을 좋아해서인지, '호지스 3부작' 중에 가장 집중률이 높았고, 재미있었습니다. 읽는동안 '샤이닝'과 '닥터 슬립'이 떠올랐는데, 아마도 초자연적인 현상과 눈발이 날리는 고립된 지역이 나왔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메르세데스 살인마의 병실호실이 217은 '샤이닝'에서 문제의 호텔룸 번호와 일치하는데, 스티븐킹 은근 자신의 책에 자신의 또다른 이야기와 연결된거를 즐기는것 같아요.^^

 

극적으로 전개되다 마지막에 확 끝나서, 조금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아마도 주인공인 호지스의 영향이 큰탓도 있지만, 이렇게 3부작으로 마감하려니 정말 아쉽네요. 혹 스티븐킹이 변덕을 부려서 젊은 시절의 호지스 이야기로 다시 만날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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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09-0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미리 읽을 수 있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존경@_@;; 저도 호지스 1,2편 흥미진진하게 읽은지라 3편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슬비님 덕분에 약간의 미리보기.가 되어서 덜 안달복달할 듯 해요. 감사합니다^^

보슬비 2016-09-04 15:35   좋아요 0 | URL
그림책과 챕터북으로 읽기 시작한지 10년이 되니, 드디어 스티븐 킹의 책을 읽을수 있게 되었어요.^^ 공부하면서가 아닌 책 읽으면 늘린거라 작문, 회화는 힘들지만 책 읽는데 독해와 듣기만으로 충분하니 저로써는 다행인것 같습니다. ^^;;

스포가 되지 않는선에 적으려고했는데, 문나잇님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예요. 3편도 어서 번역해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