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화 위원회 - 유령과 볼셰비키,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려는 이상한 시도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 이후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사실 '불멸화 위원회'라는 제목만 봤을때는 살짝 호기심이 갔다가 부제목으로 '유령과 볼셰비키,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려는 이상한 시도'를 보니 부담감에 호기심을 내려놓으려했던 책이었어요. 아마도 '볼셰비키'라는 단어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렸다고 할까요. ^^;;

 

그런데 올해 제가 읽고 있는 책들을 생각해보니 다시 이 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의도한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뱀파이어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게 된것 같아요. 실제로 존재한다면 혐오스러웠을 존재이지만, 문학에서 그들의 존재는 묘하게 매력적인 존재로 부각되는것은 그들의 불멸성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런 꿈을 꾸는 자들의 생각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유령과 교차'시도는 인간에게 죽음은 완전한 소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같았습니다. 죽임이 개인의 소멸을 의마한다는것을 인정한다는것은 인간에게 가장 크나큰 시련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종교에 집착하는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첫단원은 어느정도 '불멸'과 연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두번째 단원에서 웰스와 모라, 그리고 고리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갑자기 불멸에 관한 이야기가 세남녀의 애정에 관한 이야기로 그들의 일대기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건가?하는 착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결국 스파이짓을 하던 모라가 주장한 '개인의 생존'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그렇게 길고 지루(?)하게 이야기를 나열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그들의 관계를 배경으로 당시 러시아의 정치사정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불멸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펼쳤던 책이 엄청난 죽음들을 보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뛰어난 과학은 도덕적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무서운 생각으로 생체 실험들이 자행되고, 죽음을 극복한 신인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금의 인간의 소모는 당연히 되는 과정을 보면서 최근에 읽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가 생각났어요. 결국, 불멸을 꿈꾸기 위해서는 현인류는 멸종되어야하는것이지요. 하지만 그 방법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인간이 억지 개입으로 인해 스스로를 멸망의 구렁텅이로 넣었을뿐입니다. 정말 불멸주의는 인간소멸 프로그램일뿐게 된것입니다.

 

불멸의 존재로 산다면 좋을듯하지만 예전에 어떤 책에서 누군가가 '영원히 죽지 않기'를 희망하다가 영원히 죽지 않되 계속 계속 늙어서 죽는것보다 못한 삶을 유지하며 산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을 낸것이 큰화를 부른것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되고 싶어하는 인간은 여전히 언제 무너질지 모를 또 하나의 바벨탑을  계속해서 쌓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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