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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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한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잠들어있는 뇌세포를 깨운다. 특히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한다. 오래전 제주 송악산 가는 길 해안도로 근처의 풍경 좋은 카페에서 마셨던 드립커피는 여행의 여운을 오래 간직한다. 갓 볶아낸 커피 알갱이를 그라인더에 갈 때 퍼지는 커피 향도 좋다. 커피 맛은 산미가 있고 부드러운 에티오피아 커피를 선호한다.


퇴직 후 작은 공간에서 핸드드립 커피와 책을 파는 상상을 한다. 지인들과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강연회도 여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을 꿈꾼다. 실현 가능성은 적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도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는 나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마법 같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간접경험의 기쁨을 누렸다책의 첫 장엔 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 영혼까지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 것이다. (닐 게이먼 소설가)” 라고 적혀 있다. 여행을 가면 그 지역에 있는 서점에 간다. 작은 마을이지만 서점이 있으면 그 마을이 지적으로 보인다. 온라인서점보다 직접 책을 보고 구입하면 실패 확률이 적다. 베스트셀러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이기도 하다.


휴남동 서점에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모인다. 서점 대표 영주는 이혼의 상처가 있다. 딸의 이혼을 이해하지 못한 엄마와는 몇 년째 연락을 끊었다. 이혼 후 서점을 차렸지만 하루종일 책만 읽었다.

서점에 바리스타로 취업한 민준은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했지만 면접에서 번번히 실패했다. 오랜 백수 생활로 힘들 때 서점 문 앞에 붙어있던 바리스타 구합니다’ 라는 공고문을 보고 취업했다. 서점의 단골손님 민철 엄마는 사춘기를 심하게 겪으면서 학원에 가지 않겠다는 민철에게 일주일에 한 번 서점 방문을 요구한다. 민철은 영주, 민준과 대화하고 관심 있는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키우고, 미래를 꿈꾼다

커피 납품업체 대표 지미, 서점에서 뜨개질을 하는 정서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의 등장인물이다.


영주는 다양한 책을 읽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해간다. 독서 모임을 만들고, 좋아하는 작가의 북 콘서트를 열며, 큐레이션을 하면서 휴남동 서점은 활기 넘치는 새로운 공간이 된다.

흔히들 현재를 살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말이 쉽지 현재에 산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죠현재에 산다는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그 행위에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한다는 걸 말해요. 숨을 쉴 땐 들숨 날숨에만 집중하고, 걸을 땐 걷기에만 집중하고, 달릴 땐 달리기에만,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작년에 출퇴근이 힘들다는 이유로 현재를 즐기지 못하며 취미도 없는 단조로운 삶을 살았다. 책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머리가 텅 빈 느낌이다. 올해 목표는 월 3권 이상의 책을 정독하고 독서 모임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 있고,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채워가면 어제보다는 성장해 있겠지.

퇴직 후에 서점을 운영하는 것보다 하루 세 시간만 북큐레이터와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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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4-06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2년은 일 때문에 너무 지쳐서 글 쓰는 일을 미뤘어요. 책을 잔뜩 사놓고 읽기만 했는데, 정작 끝까지 다 읽은 책이 그리 많지 않아요.. 이러니 리뷰를 쓰질 못했어요.. ㅎㅎㅎ

세실 2023-04-07 07:30   좋아요 0 | URL
일에 지치면 여유가 없어 책 읽기 힘들지요. 더구나 리뷰는 더...
책, 리뷰도 마음, 육체가 건강해야...ㅎ
자주 뵈어요^^

페크pek0501 2023-04-13 2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트 타임 알바를 하고 싶단 생각을 한 적 있어요. 지금은 바쁘고 애들 다 결혼해 나가고 집안일이 줄고 그러면 말이죠.
걸어서 가는 거리에 있는 곳이면 좋겠고 주1~2회 정도의 출근. ㅋㅋ 몸 건강, 정신 건강에 좋을 듯해요. 기분 전환에도...
그런데 그런 알바가 찾기 힘들겠죠. 제 친구의 딸이 토욜과 일욜만 일한다고 해서 아, 나도 그런 일이면 운동 삼아 하고 싶다, 그랬네요.ㅋㅋ

세실 2023-04-15 08:02   좋아요 1 | URL
페크님 반갑습니다~~
파트 타임 알바는 지인 찬스를?
아는 동생 김밥집 알바는 예약했는데 3일만에 두손 들듯 해요^^
주택가 조용한 북카페가 딱 좋은데~~ 월, 수, 금 오후 4시간 정도만? ㅎㅎ
퇴직후 활력소는 확실하겠지요?
 


1. 

오늘 시댁 결혼식이 있다. 별로 왕래가 없던 먼 친척이라 감기(코로나 검사도 해보았음을 강조!) 를 핑계로 가지 않았다. 옆지기 인기척이 들릴때면 일부러 콜록거리기도 했다. 꾀병은 아니고, 간헐적 기침이 나온다. 덕분에 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옆지기는 아팠고, 나도 장거리 출퇴근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이젠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2.  

다시 알라딘을 시작하고 싶었다. 핸드폰의 노예에서 벗어나 알라딘 지인들과 소통하고 싶고, 지역신문에 두달에 한번 칼럼을 쓰지만 글쓰기가 퇴보되는 느낌도 들었다. 

그동안 마음의 여유없음으로 알라딘에 글은 쓰지 못했지만, 책은 꾸준히 구입했다. 챗GPT 열풍에 호기심으로 책도 구입했다. 도서관에 어떤 접목을 하면 좋을까? 잠시 고민도 한다. 

'외로움 수업'은 김민식PD의 책. MBC에서 이른 퇴직을 하고, 여행, 독서, 책쓰기를 하며 즐겁게 산다.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기회가 되면 우리 기관 두드림 문화아카데미에 초대하고 싶은 작가다. 

알라딘에서 커피도 가끔 구입한다.  

















3. 

1월부터 독서모임도 다시 시작했다. 지인들 여섯명이 한달에 한번 카페에서 만난다. 각자 읽은 책에 대한 느낀 점을 말하고, 한가지 주제를 정해 토론도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으며 빨치산에 대해, 아버지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고, 오래전에 읽은 '태백산맥'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내색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존재감,영향력(?)은 상가를 방문한 사람들을 통해 보여줬다. 

'방구석 미술관 2'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화가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각자 좋아하는 작가 한명을 선택해 집중해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에 나는 김환기를 골랐다. (조만간 칼럼에서 다시!) 

4월 토론도서는 '공정하다는 착각'이다. 

 














4. 

사무실을 이전했다. 옆 건물에서 기숙사로 쓰던 3, 4층을 우리 과 사무실과 프로그램실, 다목적실로 리모델링했다. 우리 과 주관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매일 선택의 연속이다. 페인트색, 벽, 바닥 재질, 유리문 색, 창문 시트지, 조명 종류 및 위치, 천장 루버 스타일, 화장실 타일, 책상, 의자, 로비용 의자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웠다. 직원들과 아침마다 브레인 스토밍하며 즐겁게 일했다. 나만 그런거 아니겠지?

사무실엔 바라던 다크 블루 색의 주방을 만들고, 전자렌지, 냉장고, 정수기가 들어가는 인테리어 장도 맞췄다. 인터넷과 연결한 TV에는 하루종일 '스타벅스 매장 음악'이 흐른다. 직원들이 카페처럼 편하게 근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목적실 낮은 천장은 카페 분위기로 돌출형으로 바꾸었고, 바닥엔 온돌을 깔았다. 학생들은 그 공간에서 매주 토요일 합창 연습을 하고, 평일엔 난타를 배우며, 춤연습을 하는 동적인 공간이 된다. 

덕분에 이사하고, 새집에 적응하느라 기침도 나오고, 머리도 아프다.


(다목적실, 예술마당)




5. 

지난 주말 옆지기와 대전 에바 알머슨전에 다녀 왔다. 이응노 미술관이 목적이었는데 에바 알머슨전이 주가 되었다. 가족, 사랑을 주제로한 전시를 보는내내 따뜻함에 흐뭇했다. 코로나때 만난 사람들을 그렸는데 헤어스타일, 의상만 빼면 얼굴 모습이 다 똑같은건 좀....ㅎㅎ '주인공은 너야' 동영상도 참으로 예뻤다. 우리 기관에도 가져와서 틀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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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23-04-02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목적실 거울 속으로 조그맣게 보이는 분이 세실님 맞죠?ㅎㅎㅎㅎ
저도 뭐 알라딘 서재 시작한 지는 한 20년 되지 싶은데,,,,이게 어떨 때는 열심히 막 하다가 또 어떨 떄는 먹고 사는 게 바빠서 뜸해지고 하더군요....하지만 알라딘 이런 공간이 없어지지 않고 항상 그자리에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컴백을 환영합니다. 월컴홈..ㅎㅎㅎ

세실 2023-04-02 21:13   좋아요 1 | URL
호호 예리하셔라. 제가 맞습니다!
붉은돼지님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편해야 글도 써 집니다. 책도 그렇고...
1일 1알라딘 글쓰기는 무리겠고, 주1회 글쓰기 정도? 도전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4-03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세실님!!!^^
다목적실 의자 색깔 알록달록 예쁩니다ㅋㅋ
에바 알머슨 전 예전에 부산에서 했을 때, 저도 한 번 다녀왔었어요. 색감도 예쁘고 그림이 몽글몽글~ 넘 예뻐서 기분이 참 좋아 계속 웃으며 전시를 보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세실 2023-04-03 10:44   좋아요 1 | URL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라 화사하게 꾸몄어요.
맞아요. 몽글몽글~~ 옆지기랑 둘이 갔는데 아이들도 같이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어요.
보는내내 기분 좋았던 예쁜 시간이었습니다.

구단씨 2023-04-03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간이 너무 예뻐요. ^^
뭘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색상입니다!!!

세실 2023-04-03 16: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 공간을 자주 활용할 합창단 학생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고민한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입니다.

페크pek0501 2023-04-13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다양한 소식을 전해 주셔서 잘 읽었어요. 다시 시작하시려는 세실 님의 출발을 진심 축하드립니다.
지금 처음으로 북플에서 세실 님의 페이퍼를 접했네요. 너무 소식이 없다, 했어요.
환영 환영 환영!!!

세실 2023-04-15 08:19   좋아요 1 | URL
기쁘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동안 참 무심했지만 책은 꾸준히 구입했어요. 다시, 신입의 마음으로 해보렵니다. 비 오는 주말 따뜻한 커피와 함께 여유 즐기고 있습니다. 페크님께도 커피향이 닿기를^^
 

책을 읽으면서 나도 수림엄마 였던적이...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직설적인 말로 상처를 주거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던 적도....
직장생활은 했지만...




순례 씨는 개명을 했다. ‘순하고 예의바르다‘는 뜻의 순례에서 순례자에서 따온 순례로. 나머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라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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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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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과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하며 긴장한 모습으로 어렵게 말을 꺼낸다. 대학원에 진학해 주 2회 유연 근무 또는 조퇴를 한다는 내용이다. 나는 평소에 유연한 사고와 오픈 마인드를 가졌다고 자부했는데 어느새 후배가 어려워하는 꼰대 상사가 된 걸까? 대학원 진학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말로 응원해 주었다.

 

7급 때 도교육청에 근무하면서 대학원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교육도서관으로 이동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해 2년 동안 주경야독하는 시간을 보냈다. 공부에 소질이 없어 박사는 포기했지만 새로운 지식에 대한 앎의 욕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하였다. 최상위 욕구는 자기만족을 느끼는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다. 학교 공부가 아닌 사회에서의 공부는 자발적인 동기 부여에 따른 행위로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한다.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 행위는 자아실현의 좋은 방법이다.

 

도서 최재천의 공부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와 안희경 저널리스트의 대담집이다. 책은 6부로 나누어 제목은 공부지만 어떻게 배우며 살아야 할지, 배움과 성장에 대해 큰 틀에서 생각하게 한다. 1부는 누구나 꽃피울 잠재력이 있다로 시작하는 공부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 공부의 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는 공부의 시간으로 스스로 길을 내며 방향을 찾고, 혼자 몰입하는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3부는 공부의 양분인 읽기, 쓰기, 말하기와 독서에 대해 말한다. 특히 취미 독서가 아닌 빡센 독서, 일처럼 하는 독서를 강조한다. 내가 몰랐던 지식을 탐구하면서 그 안에서 나를 만들어가는 독서, 영토를 확장하는 독서를 의미한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가벼운 에세이, 자기계발서는 거의 읽지 않는다. 새로운 지식에 대한 앎의 욕구는 제목에 공부, 인문학, , 미래 등에 눈길이 간다. 최근에는 시집도 즐겨 읽는다. 간결한 문장, 절제된 언어, 사고를 확장하는 문장에 끌린다. 4부는 공부의 성장으로 사고력, 창의력에 대해 다룬다. 세상 경험 중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고, 모든 경험은 언젠가는 쓸모가 생긴다는 말이 와닿는다. 우리 아이들과 방학 때 함께 다녔던 미술관, 뮤지컬 관람이 현재 내가 하는 일을 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5부는 공부의 변화로 승자 독식 경쟁에서 공생으로, 인생 이모작을 다룬다. 대학은 평생교육기관으로 40, 60, 전 세대를 위한 다양한 대학이 만들어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은 공부의 활력으로 자존감, 존중의 힘을 말한다. 자존감 상승의 열쇠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닿는다.

 

대학을 졸업하는 해에 공무원이 되었다. 결혼 후에는 두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아이들은 직장과 학교를 찾아 떠나고 집에는 부부만 남았다. 직장으로 출퇴근하느라 몸은 피곤하지만 삶이 공허하다. 과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

요즘 청년에게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악착같이 찾아봐라하는 것입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을 왜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삽니까? 우리는 눈만 뜨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뭔지를 찾아야 합니다. 쭈그리고 앉아 있지 말고, 나가서 뒤져보고 찔러보고 열어보고, 강의도 들어보고, 책도 읽어보면서 찾아야 합니다.”

도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 장승수 변호사는 일을 잘하고 싶어 일을 열심히 하니 막노동판 최고의 일꾼이 되었고, 공부를 잘하고 싶어 공부를 열심히 하니 서울대에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얼마 전 우리 기관에서 만난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는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지 찾아보고, 가슴 뛰는 일을 하며 살라는 말도 귓가에 맴돈다.

더 늦기 전에 진심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 가슴 뛰는 일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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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11-28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두식구^^
아들은 이제 식구가 아닌 손님이지요.

세실 2022-11-30 08:31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변함없이 있어 주셔서 좋아요.
아직은 식구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손님...이 맞을수도 있겠군요. 음...

추풍오장원 2022-11-29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시로 들어와서 과에서 젊은 과장으로도 있어 봤는데 자기계발의 필요성이 더더욱 느껴집니다. 편한 자리에 안주하면 안됩니다..

세실 2022-12-01 21:11   좋아요 0 | URL
근데 요즘 친구들은 편한 자리를 추구하는 경향이네요. 워라벨을 즐긴다나요? 라떼는 말이야~~ 세대차이 심해요.

라로 2022-11-29 0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책 읽다가 처음에 너무 지루하고 너무 뻔한 말을 해서 읽다 말았는데 세실이 좋다고 하니까 다시 읽어 볼까나?😅 잘 지내고있지용???

2022-11-30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22-12-01 21:12   좋아요 0 | URL
뻔한 말일수 있지만 다시 리셋 하는 느낌이랄까요?
자극 받았어요. 작심삼일이지만...
빡센 독서는 역시 힘들지만요. 출퇴근이 멀고, 출장도 많고... 벌써 일년이라니요. 보고픈 라로님^^
 

지난 4,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을 관람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50여 점의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컸다. 박래현의 여인’, 장욱진의 나룻배’,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천경자의 노오란 산책길’, 나혜석의 화령전작약은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했던 신여성 나혜석의 불우한 삶과 정조의 사당인 화령전 앞 붉은 빛 작약의 화려함은 처연했다. ‘화령전작약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명화와 해설이 어우러진 책을 좋아한다. 명화를 감상하고 해설을 읽으면 그림 속 숨겨진 이야기와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좋은 그림 한 점은 마음을 정화한다.

 

도서 그림에, 마음을 놓다의 이주은 저자는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며, 이화여자대학원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녀의 그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책에 스며들어 그림에게 말을 걸고, 나를 되돌아보며, 따뜻한 위로를 받는 경험을 한다.‘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라는 부제처럼 그림으로 위로와 치유를 받는다.

 

나혜석의 삶은 프랑스의 조각가이며 로댕의 여인인 카미유 클로델과 오버랩된다. 오귀스트 로댕의 입맞춤은 로댕이 클로델과 열렬한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제작한 작품이다. 클로델은 로뎅의 제자로 오기 전에 이미 조각가로서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로뎅의 그늘에 가리웠다. 로뎅과 헤어져 전시회를 열었는데 스승의 작품 표절 의혹을 받고 로댕과의 스캔들만 이슈가 된다. 결국 클로델은 정신병원에서 30년을 보내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우는 여인에는 피카소의 연인 도라가 주인공이다. 피카소는 오랜 동거녀 마리 테레즈와 헤어지고 도라를 만나지만 마리와의 사이에 태어난 갓난아이는 연결고리가 된다. 도라는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신경질적이고 날카롭게 변했다.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우는 여인의 도라는 유난히 슬퍼 보인다.

 

쉬잔 발라동의 버려진 인형은 그림만으로 관계가 좋지 않은 모녀를 떠올린다. 목욕을 마친 딸을 수건으로 닦아주는 엄마에게 딸은 등을 돌리고 거울을 보며 앉아 있다. 거울 속 세계는 타인의 눈으로는 바라볼 수 없는 그녀만의 세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르누아르의 작품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의 춤은 표면적으로 중산층 사람들의 무도회를 떠올린다. 그러나 작품의 무대인 물랭 드 라 갈레트는 파리 몽마르트에 있던 대중 댄스홀의 이름으로, 주로 근로자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들의 현실은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집을 나가버린 어머니가 대부분으로 고단한 삶은 작품 속에서 불빛을 받으며 한껏 사랑하는 따뜻한 환상으로 보여진다

 

초라한 일상 속에 기억할 만한 좋은 순간이 단 몇 분이라도 있었다면 그것에 감사해야 한다.”

얼마 전 충주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지인 집에 초대받아 먹었던 진한 콩국수와 텃밭에서 수확한 신선한 샐러드, 직접 내린 커피 한잔의 시간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샤갈의 작품 산책은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꼭 잡고 여인은 무중력 상태처럼 하늘을 날고 있다. 오래전 한가람미술관 사걀전에서 본 작품들이 떠올랐다. 샤갈의 작품은 대부분 하늘을 날고 있다. 저자의 설명처럼 오래도록 좋아했던 여인과 결혼하여 충족감에 젖어 있던 샤갈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했겠지.

책의 서문에 적혀있는 책과 더불어 풍요로운 혼자가 되는 의식을 치러보시길 기원합니다.” 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만끽했다.

 

일상이 고단하고 단조로운 느낌일 때 가까운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을 보거나, 문화예술 강연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순간이 될 것이다.

우리 문화원에서 금년도에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두드림 문화아카데미여덟 번째 강사로 이주은 교수가 713()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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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12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주은 작가의 글 저도 좋아해요. ^^
2년전쯤인가 잠시 시간 때운다고 청주국립현대미술관 들렀었는데 깜짝 놀랐었어요. 미술관 작품수준도 전시방법도 진짜 좋더라구요. 다시 가보고싶은 곳이에요

세실 2022-07-18 21:41   좋아요 0 | URL
담에 오실때 꼭 연락주세요.
주말에 가끔 가는 편한 장소지요.
요즘은 예약제로 합니다. 생각난김에 주말에 가야겠어요. 헤어질 결심도 보구^^

hnine 2022-07-12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국립청주박물관에 다녀오면서 국립현대미술관 생각은 못했네요.
청주에 갈곳이 또 생겨 좋습니다.
그림보며 멍때리기, 유물 보며 멍때리기, 저의 취미랍니다^^

세실 2022-07-18 21:43   좋아요 0 | URL
그림보며 멍 때리기는 저도 좋아합니다. 지난번 제주 김창열미술관 특히 좋았어요. 작품수도 적고, 사람도 적었거든요.
샤갈 작품은 기분 좋아지는...
청주 오시면 차 한잔 하고 싶은 분 입니다만!

blanca 2022-07-12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아침 일찍 애들 보내 놓고 한 시간 지하철 타고 국립현대미술관 갔는데 줄 보고 도저히 기다렸다 보고 오면 시간 못 맞출 정도로 길어서 포기하고 다시 지하철 한 시간 타고 집으로 왔어요. 샤갈 작품 보고 싶어요.

세실 2022-07-18 21:45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는 사전예약 가능할때 같거든요. 노쇼가 많아 현장접수로 바뀐거겠죠? 강추하지만 줄 서기도 그렇구...
언젠가 샤갈전시회 하면 올드(?) 알라디너 번개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