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방학을 하자마자 집으로 왔다. 빌라에서 두 명이 생활하는데 아침은 미숫가루 한 컵 마시고, 점심, 저녁은 밖에서 해결한다. 약속이 없을 때는 밥 먹기 난감했나보다. 농담으로 "방학때 서울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놀아" 했더니 난색을 표한다.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요" 집 밥을 많이 그리워했다. 아침 출근길에는 비몽사몽으로 인사하지만, 퇴근하면 아이가 기다려주니 집에 가는 길이 즐겁다.  

 

아이는 친구와 다음주에 떠날 제주도 여행 스케줄을 짠다. 3박4일 일정으로 2명이서 제주도를 일주한다. 용돈을 아껴 비행기 티켓팅을 하고, 숙소까지 예약했다. 화장을 안했다고 사진 찍기를 거부한다.

나는 마태우스님의 `집나간 책`을 읽는다. 바쁜 분이 언제 책을 읽고 언제 쓰셨을까? 생각해보니 바쁜 사람들이 더 다이나믹하게 산다. 잠을 줄이고, 사람 만나는 일을 줄이겠지. TV도 안볼거야. 빈둥거리는 시간도 없겠지.

 

 

 

 

 이 책은 사회/ 무지에서 살아남기, 일상/편견에서 살아남기, 학문/오해에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한

 서평집이다.

 자신의 일상과 책의 조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읽고 싶은 책이 제법 많다.

 책속의 책을 뽑아내는 즐거움이 크다.

 

 

 

 

'집나간 책'에서 소개한 책속의 책으로 꼭 읽어야지 다짐해본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위화 저.

 

  책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대신 채팅하면서 손가락 순발력만 기르다 보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망각하지 않겠는가? 책을 통한 앎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듣는 팟캐스트는 말초신경 수준에서 소비될 뿐, 사회를 바꾸는 에너지로 승화되지 못한다. 독서에 대해 위화는 말한다. "나는 매번 위대한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 작품을 ㄸ라 어디론가 갔다....... 위대한 작품들은 나를 어느 정도 이끌어준 다음, 나로 하여금 혼자 걸어가게 했다. 제자리로 돌아오고 나서야 나는 그 작품들이 이미 영원히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희진처럼 읽기 / 정희진 저.

 

  그분의 글이 늘 그렇듯이 이 책도 내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고, 나는 또다시 낙타가 된채 그 분의 말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이를테면 이런 구절, "권력 관계가 지배자의 성찰로 뒤바뀌는 경우는 없다." 남자들이 집안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안해도 되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손 하나 까닥 안 할 수 있는 권력, 남자들은 그걸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군대', '나라의 특수성', '임금 격차' 를 갖다 붙인 거였다. 다음 구절도 음미해볼 만하다.

"상대에게 떠난 이유를 따지는 것은 전혀 효과가 없다. 사랑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실리 측면에서도 그러고, 사실 진짜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지 끝내는 것이 아니라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원인을 찾고 싶은 심리에서는 누군가가 '끝냈다'고 생각한다. .... 왜 나를 떠났을까? 트라우마는 가해자 때문이 아니라 가해자를 이해하려는 순간 시작된다."

 

 

  

  종횡무진 한국사 / 남경태 저.

   명성황후 역시 다를 바 없다. 살아생전 "친일-친정-친러로 이어지는 눈부신 노선 변화"를 보여준 그녀는 그저 권력욕의 화신에 불과했고, 개화와 쇄국을 오가며 원칙 없는 행동을 되풀이한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렇듯 나라가 망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지만, 칼잡이를 동원한 일본에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바람에 그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뮤지컬 <명성황후>에서는 명성황후의 친일-친정-친러 노선을 "다양한 나라와 교류했다"라는 식으로 표현했고, 그녀를 "복잡하고 어수선한 나라를 근심"한 여인으로 그려놓았다. 영화 <한반도>를 보시라. 자신을 죽이려는 일본인들 앞에서 명성황후는 단호히 말한다. "내가 조선의 국모다."

이렇듯 명성황후가 추앙받는 일도 어이없는데, 이런 식이라면 그녀가 독립투사 반열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가트맨의 부부 감정 치유 / 존 가트맨 ; 낸 실버 공저.

  첫번째로 해야 할것은 중립상태를 즐기는거다. 중립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참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것이란다. 하지만 보통 부부들은 화나는 일이 있으면 상대를 비난하고, 상대는 야단을 들으면서 상대의 잘못을 기억해내 반박하려고 애쓴다.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안정효저

 

  "한국인은 그 세 단어 - 있었다, 것, 수- 를 문장에서 너무 자주 사용한다. ...... 이 세 단어를 모조리 제거하기만 해도 글이 얼마나 윤기가 나는지 스스로 놀라게 되리라.

  자신이 써놓은 글에서 접속사를 모조리 제거하라는 가르침이었다."

 

 

 

 

   불황 10년 / 우석훈 저.

 

 재테크를 잘하려면, 1년치 생활비를 모으라는 것. 소비가 불편한 일상을 만들어라.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늘리는 것이 신용카드의 효과다. 그러나 더 큰 효과는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습관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넌 그동안 날 너무 힘들게 했어! 잘 가. 필요없어, 너 따위!"

 

 

여전히 읽어야 할 책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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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6-2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글 안좋아요 있으면 누르고 싶다!!! 아니 예쁜 보림이 사진을 올려줘야지!!!!ㅠㅠㅠㅠㅠ 화장 안 해도 이쁘더구만!!!! 버럭
그나저나 완전 멋쟁이 같아 보림이!!!!😍

세실 2015-06-25 00:02   좋아요 0 | URL
호호 보림 사진!
제 카톡 사진에 있어용^^
지금 제주도 여행중이라 실시간으로 사진이 오네요.
그나저나 언니 잘 지내시죠?
보.고.싶.다.요~~

페크pek0501 2015-06-2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 중 세 권은 저도 가지고 있는 책이에요. 읽었거나 읽고 있는 책입니당~~

벌써 한 학기가 지나 방학이군요...

세실 2015-06-27 20:39   좋아요 0 | URL
페크님 잘 지내시죵?
요 며칠 우리 뜸했어요.
방학의 여유를 만끽하네요^^

프레이야 2015-07-01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화의 저 책, 좋아요.
착한 보림양이랑 알콩달콩 예쁜 모녀도 보기좋아요. 칠월이다요!

세실 2015-07-02 11:52   좋아요 0 | URL
이미 읽으셨군요^^ 그 바쁜 와중에 언제 읽으시는지~~~
보림인 요즘 토익학원 다녀요.
오늘 늦잠 자서 아침밥도 먹지 못하고 후다닥 나갔다고 합니다.
저녁에 보림이랑 데이트하는 재미 쏠쏠합니다.
칠월은 쏠!!!!

율리 2017-01-06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정효.. 책정보가 가득하네... 나도 뭐 독서회 한 시작해볼가 함서 워밍업 삼아 여길 찾았다네^^

세실 2017-01-08 15:38   좋아요 0 | URL
음 누구실까요? 율리? 쥴리는 아는데.....
이름을 밝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