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크리스마스에 도서관에 오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서관 이용자에게 나눠줄 컵이 도착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서관에 오면 선물드려요" 하는 안내문을  도서관 입구에 붙여놓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빨간 머그컵은 크리스마스와 닮았다. 도서관 이용이 저조할 이브에 책을 대출한 이용자 선착순 100명에게 머그컵을 증정하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을 도서관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요즘  날이 추워서 그런지 도서관에 책 읽으러 오는 사람이 줄어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얼마전 사서연찬회때 나의 대학원 지도교수님이셨던 은사님을 모시고 특강을 했다. 강의 내용중 안식년때 미국에서 공공도서관을 이용했는데 로비에 스타벅스 커피와 햄버거가 있더란다. 처음엔 사먹는줄 알았다가 이용자가 스스럼없이 갖다 먹기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라는. 관장과 스타벅스 점장이 친구라 재직중에 무료 제공하기로 약속했단다. 인근 햄버거집에서도 무료로 햄버거를 제공한다고 했다. 교수님은 공공도서관도 이용자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강조 하셨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전히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나는 스폰지처럼 강의를 흡수하고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도서관학자 랑가나단 5법칙 "A Library is a growing organism"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다"

 

 

 

 

 

2. 도서관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얼마전 도서관에 색을 입혔다. 연두빛 투톤으로 되어있는 벽을 아이보리색으로 칠하고, 평생학습실에는 포인트 벽에 블루를 입혔다. 도서관이 넓어보이고 산뜻해졌다. 다소 내 맘대로 경향이 있지만 리더는 때로는 독재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남자들은 사소한 변화에 둔하고 귀찮아한다. 우리 직원만 그런가?

그리고 2층 로비에 의자 세개 구입해 놓으니 마치 까페같은 분위기다.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으면 좋을듯.

이래도 도서관에 안올래?

 

 

 

 

3. 마음의 서재 읽기

 

 

  지난 주말 옆지기와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고른 책. 도서정가제 때문인지 중고서점에 이용자가 많아졌다. 책 한 권 가격에 2권 또는 세권을 살 수 있으니 횡재한 느낌이다. 가끔 드는 생각인데 도서정가제는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일반 독자가 전혀 배려되지 않은.........서점을 위한? 출판사를 위한?

 

 정여울 책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소설을 이야기 할때면 말랑말랑하게, 인문학을 말할때면 어려운 내용을 쉽게, 때로는 에세이처럼 책 이야기를 해주어 좋다.

 사람을, 여행을, 문학을, 음악을 좋아하는 그녀가 나도 좋다.     

 

 

 

 

인문학은 잃어버린 자존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수많은 책들의 미로에서 헤매며 끝내 나를 지키는 비법을 배웠다. 나의 자존은 누구도 함부로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을. 끔찍한 상처는 언젠가 나를 지키는 단단한 마음의 요새가 된다. 타인의 도움이 없을 때조차도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인문학. 그것은 단지 공격당하지 않기 위한 방어기술이 아니라, 끝내 타인과 접속하기 위한 영혼의 준비운동이다. 끝내 이 세상과 연결되기 위한 영혼의 안테나, 그것이 바로 인문학의 힘이다.            p. 20

 

 

미모가 뛰어난 사람들보다 매력 넘치는 사람들의 인생이 실제로는 훨씬 행복하다. 매력은 미모처럼 자신을 '볼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함께하고 싶은 존재'로 만드는 기술이다. 미를 감상하는 데는 '거리'가 필요하지만, 함께하고 싶은 인연을 만드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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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4-12-1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컵 받으러 가고 싶어지네요. 멋져요.

세실 2014-12-18 15:52   좋아요 0 | URL
시댁이랑 가까워요~~~
오는길에 들르시면 특별히 2개 쏩니다^^

라로 2014-12-1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컵 받으러 가고 싶어지네~~~~~ㅎㅎㅎ세실님 최고 관장!! 👍 그런데 스벅커피와 햄버거 주는 도서관은 어디에 있는 건지????컵은 못 받으러 가도 공짜 스벅이랑 햄버거는 먹으러 갈 수 있지 않을까????ㅎㅎㅎㅎㅎ

세실 2014-12-18 15:54   좋아요 0 | URL
뉴욕에 있는 도서관이라고 하셨는데 잊었어요~~
아쉬워라. 여쭤볼까요?
아마 기름값이 더 나올듯요.
최소 5년전이기도하구~~

2014-12-18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8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물선 2014-12-1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도서관 가고싶네요!

세실 2014-12-18 17:19   좋아요 0 | URL
시골의 아담한 도서관이랍니다^^
언제나 환영해요~~~~

순오기 2014-12-18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에 도서관에 오는 이용자는 좋겠네요~크리스마스 선물도 받고!!
역시 리더의 마인드가 중요해요~💃🎀👠❤

세실 2014-12-18 20:39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서관이 썰렁할거 같아서 깜짝 이벤트 여는거죠~~
언니 석가탄신일도 해야 할까요?ㅎ

cyrus 2014-12-18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공도서관도 이런 이벤트를 배웠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비해 도서관에 열리는 명사특강이나 문화공연 비중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정작 도서관 대출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세실 2014-12-18 20:40   좋아요 0 | URL
와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도서관은 양질의 책이 많고,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은 결국 책을 읽게하자는 취지인데 주객이 전도되었죠? 안타까워요. 본질을 잊지 말았으면...

살리미 2014-12-1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크리스마스에 선물로 받으면 너무 기분이 좋아질 만큼 예쁜 컵이네요. 어느 도서관인지.. 너무 부럽습니다^^

세실 2014-12-18 20: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빨간 컵이 크리스마스 이미지랑 딱이더라구요^^ 많이들 오셔야할텐데~~
시골 공공도서관이랍니다.

수이 2014-12-1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세실님 도서관 놀러가고파요~~

세실 2014-12-19 10:18   좋아요 0 | URL
저도 야나님 뵙고 싶어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4-12-1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저도 이브에 세실님 도서관 가고 싶네요.
그리고 도서관에 색 변화 주시고 의자도 갖다 놓으신거 정말 정말 잘하신 것 같아요!
저희 동네 도서관도 그런 변화가 있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금은 형광등 불빛 마저 어두워서 로비가 마치 동굴 같거든요.
(아...안타까워라)

세실 2014-12-19 10:22   좋아요 0 | URL
요즘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어요.
도서관에 왔을때 사소한 변화를 눈치채는 이용자들이 있어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도서관에 LED등으로 교체해서 밝은데.....어쩜.
전 로비도 환하게 밝혀 놓았어요.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공공기관은 좀 화사해야 들어오면서 기분도 상쾌해지잖아요^^

수퍼남매맘 2014-12-19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라... 이 아이디어 굿이에요.
도서관이 점점 세실 님을 닮아가는 듯합니다.

세실 2014-12-19 10:23   좋아요 0 | URL
석가탄신일에도 해야 할까요? ㅎㅎ
크리스마스엔 신자가 아니라도 선물 주고 받지요? 그 마음이랍니다.
고향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yamoo 2014-12-1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세실님의 도서관을 가보고 싶네요...
몇 년전부터 든 생각이 도서관 사서가 최고의 직업같아요. 책 좋아 하는 사람에게는요..

근데, 제 아는 사람이 공기업 일이 많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짜증난다고 1년 준비해서 사서됐거든요..그분 책하고 완전 먼 사람인데...사서직에 만족한다더군요...전 별로 남을 부러워하는 성격이 아닌데...그분만은 열라 부럽더라구요..ㅎ

세실 2014-12-19 16:05   좋아요 0 | URL
음...이러다 실망하시면 안되는데.......ㅎㅎ
사서가 책을 읽을 시간은 정말 없어요. 울 직원들 봐도 하루종일 일만 합니다.
한명은 책 구입한거 정리하고, 한명은 연말 예산 정리하느라 바쁩니다.
저는? 자료실 30분 가 있다가 지금은 눈치보면서 책 읽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서는 늘 책을 접하니 행복하겠지요?
스트레스는 덜 받아요~~~~~

무스탕 2014-12-19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 동네 도서관에서도 뭔가를 하려나 찾아봐야 겠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안한다면 이런 세실님 반 만도 못한 분들 같으니라구! 라고 호통을 쳐 줘야 겠어요. ㅎㅎㅎ

세실 2014-12-19 16:06   좋아요 1 | URL
크리스마스엔 케잌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은 운영할껄요? 저흰 프로그램 운영하면 20명에게 혜택이 돌아가지만 컵은 적어도 2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니 이쪽으로 선택했어요.
아무것도 안하는 도서관은? 음.......나가~~~~~ ㅎㅎ

프레이야 2014-12-20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느끼지만 리더의 역량과 센스, 분위기가 좌우하는 영향이 어디서든 큰 것 같아요.
음성도서관 최고입니다^^
마음의서재, 담아가요. 땡스투유~

세실 2014-12-24 13:33   좋아요 1 | URL
작은 것부터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어요^^
오늘 이용자에게 컵 나눠줬는데 오전에 100명이 다녀갔답니다.
시골 도서관에 최고 기록이죠. ㅎㅎ
마음의 서재.....좋아요. ㅎ

페크pek0501 2014-12-20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래도 도서관에 안올래?˝
라고 물으신다면,
저, 갈래요,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하하~~

이런 도서관이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건 저만의 마음이 아닐 듯...

아휴, 세실 님은 멋지단 말이야.(내 마음속 생각) ...

세실 2014-12-24 13:35   좋아요 1 | URL
오전에 도서관에 온 엄마들중 맘에 드는 분들에게 차도 대접했어요.
가끔은 제가 서비스 나간답니다.
이래도 안올래? ㅎㅎㅎ

관장이랑 친해놓으면 두루두루 도움이 될텐데 쉽게 다가오지 않아요.
저 따뜻한 사람인데....ㅎ
페크님은 제 응원단? 늘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희망찬샘 2015-01-01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컵 받으러 가고 싶어요. 도서관장님 너무 멋지십니다. 최고!!!

세실 2015-01-05 10:34   좋아요 1 | URL
저도 드리고 싶어요. ㅎㅎ
에이 작은 변화예요^^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라는 표현은 많이 쓰는데 제가 들으니까 신나는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