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보체험관 참여하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며칠전 옆지기와 축제 이야기로 실랑이를 벌였다. 내가 무심코 던진 "왜 이리 축제를 많이 하는거야. 저건 중복되는 행사 아냐" 했더니, 옆지기는 발끈하면서 "도서관 축제는 중요하고 지자체 축제는 중요하지 않다는거야? 그게 바로 이타주의야. 나름 이유가 있겠지" 하며 비난한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잘못했지만 왠지 서운하다. 옆지기는 영원히 내편이어야 하는거잖아?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제2회 충북도서관 북페스티벌이 열렸다. 작년보다 체험 부스도 확대되고 웹툰 전시회도 신선하다. 행사를 추진하는 입장에서 단순 참여하는 입장이 되니 부담없이 즐길수 있어서 좋다.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치른 전임자는 "정계장님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얼마나 힘들었어요." 한다. 막연히 '힘들겠지'와 직접 경험해본 힘듦은 하늘과 땅 차이다.

 

각 도서관별 체험부스를 만들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출판사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도서를 판매한다. 펭귄클래식에서는 세계문학전집을 권당 3천원에 판매했다. 빵, 커피, 악세서리, 꽃등 다양한 프리마켓도 운영한다. 전에는 평생학습축제로 진행하다 작년에 북 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꾸고 첫 행사를 치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느라 많이 힘들었는데 자리 잡은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역시 도서관에서는 책과 관련한 행사를 해야한다. 3회때는 더욱 멋진 북페스티벌이 될듯^^

 

우리도서관은 '염소아저씨의 행복가방 만들기' 를 주제로 튼튼한 종이 가방에 직접 그림을 그려 나만의 책가방 만드는 체험을 했다. 아이들이 그린 가방을 메고 다니니 저절로 홍보가 된다. 유치원, 초등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금요일, 토요일 2일동안 하는 행사라 체험용 가방 200개를 준비했는데 많이 부족했다. 

꼬마 손님들의 폭발적인 반응, 체험관의 아기자기한 세팅 덕분에 홍보체험관 시상에서 2등을 했다. 상품권이 제법 두둑하다.

 

 

 

 

 

 

 

2. 박웅현 강연회 참여하다

 

박웅현은 작년 서울국제도서전 이후 두번째 만남이다. 베레모에 티셔츠,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박웅현을 볼때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오십이 넘은 나이에 미니 스커트에 나시 티 입을 수 있을까? 나이보다는 살을 빼야만 한다. 강의는 참석자들이 질문한 내용을 칠판에 빼곡하게 적고 하나씩 지워가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저명 인사가 아니고는 시도하기 어렵겠지만 참신하다. 청중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가다보면 박웅현의 삶이, 철학이 나온다.

 

멘토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김훈, 법정, 도종환, 안도현 등을 이야기하면서 딸도 포함 한다. 딸이 멘토라니 신선한 충격이다. 가끔은 두 아이에게 배우지만 멘토라고 생각한적은 한번도 없다.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보다는 배려와 나눔, 양보를 통해 두루두루 어울림을 잘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대하지 않기! 

 

그리고 아는 내용이지만 참 쉽지 않은 '순간 순간에 가치를 부여하며 살기. 집중하며 살기'는 기억하고 싶은 글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에는 그 사람에게 집중하기, 일을 할때는 일에 집중하기, 책을 볼때는 책에 집중하기, 음악을 들을땐 음악에 집중하기, 핸드폰은 그만 들여다보기. 그래 박웅현처럼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보자.       

 

학생, 일반인, 선생님이 질문한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적어 보았다.

 

* 중. 고등학생이면 뭐할래? 

  많이 읽고, 많이 웃고, 많이 보고, 많이 울어라 

* 여덟단어 이외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욕망! 사람들은 가질수 없는 것, 불가능한것, 쓸데없는걸 욕망한다. 삶을 단순화하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

* 20대에 뭘하며 살았나?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신문사 기자가 되기위해 공부하고 원서를 냈지만 떨어졌다. 방송국 PD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울분에 쌓여 살았고 그때 인문, 고전등 다양한 책을 미친듯이 읽었다.

* 무슨 생각을 하며 사니?

  순간 순간에 가치를 부여하며 살자, 순간 순간에 집중하자.

* 광고일은 어떻게 선택했나?

  신문기자, 방송국PD 시험에 떨어지고 광고회사에 취업했다. 때로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도 필요하다. 가치는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한다.

* 30대에 짜릿했던 2가지는?

  광고일을 한것 그리고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다. 한동안 클래식을 열심히 듣다가 우연히 재즈 한 곡을 들었는데 빼져들었다.

50대에는 시멘트를 뚫고 나온 풀 한포기에 감동하며, 산에 갔을때 들리는 새소리,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 감동한다.

* 살아가는 이유? 어떻게 살고 싶은가?

  아름다운 소풍을 즐기고 싶다. 소풍 끝나는 날 미련없이 떠날 것이다. 와이프와 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책! 책은 나의 얼어붙은 감성을 키운다. 김훈의 된장찌개에 대한 표현은 얼어붙은 감성을 깨웠다. 김훈이 말한 밥벌이의 준엄함이 있다. 모든 밥에는 미끼가 있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손철주의 문장은 짧고 단단하다.

* 광고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한마디?

   책, 영화 많이 보고 미술도 감상하며 음악 많이 듣기

* 삶의 멘토는?

  김훈, 법정, 카잔차키스, 잡스, 도종환, 안도현, 알랭드 보통, 김용옥, 후배, 어머니, 딸, 곰브리치

*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35살에 가난한건 내 책임이다?

  성공한 사람의 오만이다. 어쩔수 없는 조건이 있다. 삶의 가치를 부로 평가하지 말것. '현실은 시궁창' 책 참고하기.

 

 

박웅현의 힘은 독서다. 살아남기 어려운 광고계에서 지금까지 잘 나가는 이유는 끊임없는 책읽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서의 중요성이 간단명료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는 다독보다는 깊이 있는 책읽기를 한다. 책의 좋은 구절은 암기해서 내것으로 만든다. 강의때 좋은 구절을 자유자재로 인용한다.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것도, 물질적으로 부족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힘도 독서다.   

 

박웅현이 언급한 책들 

 

* 박웅현

 

      

 

 

 

 

 

 

 

 

 

 

* 김훈

 

 

 

 

 

 

 

 

 

 

 

 

 

* 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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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9-2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 첫 댓글 다는 영광을 안아 봐요.
책 책 책, 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죠.
저도 10월부턴 속도를 내서 독서에 힘쓰겠습니다. ^^

세실 2014-09-29 14:14   좋아요 0 | URL
감사 감사~~ 페크님이 최고예요^^
요즘 울 오공주 언니들 각자 바빠서 알라딘에 소홀해요.
박웅현 강연은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나요.
덕분에 행복합니다.
저두 요즘 속도를 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