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라디오 방송 출연이다. 방송국. 그동안 생소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친숙해진다. 전혀 새로운 공간이라 작은 흥분과 설렘을 동반한다. 어제 방송을 마치고 나왔는데 라디오방송에 '우리 엄마 짱입니다. 멋져요!' 라는 문자가 왔단다. 보림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눈물이 핑 돈다.

 

 

()어서 오십시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라디오스타 별별 공감 문자주제가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입니다.

사서님에겐 어떤 물건이, 혹은 어떤 사람이 그렇게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으신가요?

()사람은 남편(?)보다 딸입니다. 딸이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서울에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우린 쇼핑, 카페, 여행 코드가 잘 맞는 좋은 친구예요. 두 남자만 있다면 참 재미없겠죠? 딸이 보고 싶네요.

물건은 당연히 책입니다. 제가 책 읽는 즐거움을 몰랐다면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했을까 생각합니다. 책은 제 삶의 좋은 친구입니다.

 

()4월 들어서 ㅇㅇ중앙도서관을 찾으신 시민 분들이 많이 보신 책, 대출 인기도서는 어떤 건지?

()요즘 대출 인기도서는 여행 관련 책입니다. 국내는 제주도, 해외는 괌, 사이판, 오사카 관련 책을 많이 찾아요. 5월 연휴에 가족과 여행 가려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또한 김진명의 소설 미중전쟁, 영화로도 개봉했던 일본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인기입니다.

 

()4월에도 ㅇㅇ중앙도서관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지? 지난번 소개하신 추천 책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의 저자, 장동선 박사의 초청 강연회가 지난 주말(14) 있었는데, 어땠는지?

 

 

 

 

 

 

 

 

 

 

 

 

()그날 봄비가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고등학생, 학부모 200여명이 참여했고, 강의실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장동선 박사가 기대 이상으로 핸섬해서 학생들은 마치 연예인 보듯 했어요. 뇌 과학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한 시간반 정도 강의했는데 흐트러짐 없이 몰입해서 듣고 질의응답도 많이 했습니다. 사인회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질문해서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었습니다. 어렵게 섭외했는데 보람이 컸습니다. 기억나는 내용은 아이가 무기력할 때는 진심으로 대하고 관심을 갖고 인정해주고 사랑을 듬뿍 주라고 합니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는 뇌를 비우라고 합니다. 명상, 요가, 운동, 샤워, 반신욕 등을 통해서 뇌도 재부팅하라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죠

 

()그러면 앞으로 4월에 있을 충북중앙도서관의 책 관련 행사들은?

()41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열시에 학부모 대상으로 나이 듦 꽃피다인문학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매 시간 다른 주제라 이번 주부터 참여하셔도 됩니다. 18일에는 영화 <라임라이트>속 인생 풍자극을 주제로 서원대 황혜영교수의 강의가 있고, 25일에는 공연과 문학을 통한 치유의 인문학 주제의 건양대 박아르마 교수 강연, 52일에는 몽테뉴가 말하는 노년의 지혜를 주제로 충북대 고봉만 교수 강연이, 59일에는 21세기 노년은 사이보그 주제로 성균관대 김연순 교수의 강연이 진행됩니다. 청취자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신청은 267-4591로 하시면 됩니다.

참 지난달에 라스를 들으셨다며 장동선 박사 강연과 독서마라톤을 문의하셨어요. 선착순 마감되었지만 특별히 신청해 드렸습니다^^

 

()이번엔 사서님이 애정을 갖고 준비해 오시는 비장의 카드죠? 앞으로 우리 지역 작가들에 대한 알뜰살뜰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로 하셨는데, 오늘 처음으로 만나볼 지역작가는 어떤 분인가?

 

 

 

 

 

 

 

 

 

 

()현재 작은도서관 참도깨비 관장이신 이종수님의 그림 시집 <안녕, 나의 >이 들어왔습니다. 이종수 시인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서 시집 자작나무 눈처럼’, ‘달함지와 산문집 요놈이 커서 무엇이 될꼬를 출간했습니다. ‘안녕, 나의 별에 수록되어 있는 시 한편 소개할까요?

 

제목 만만한 거 하나도 없다.

목덜미에 벌레가 앉았기에/털어내고 보니/눈곱만 한 벌레/주둥인지 집겐지 댁댁거리며 방어 자세다/가다 돌아서 위협까지 하며 맞선다./꼭 그 모양이/내가 만만하게 보이냐고 말하는 것 같다/그래 세상에 만만한 거 하나도 없다.

()오늘, 라디오스타 청취자 여러분께 권하는 추천 책은?

()오늘의 추천도서는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인 한동일 신부님의 <라틴어 수업>입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라틴어 강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언어에 대한 배움보다 삶의 자세,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인문교양서에 가깝습니다. 고 신영복 교수의 <담론>과 유사한 책입니다.

 

()저자는 어떤 분인지도 궁금해지는데?

()저자의 이력이 화려합니다.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이자 카톨릭 사제, 연세대학교 로스쿨 교수입니다. 바티칸 대법원의 변호사가 되려면 라틴어 외 여러 유럽어를 구사해야 하며, 라틴어로 진행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단하시죠.

특히 이 책은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사회제도, , 교육 등을 망라한 책입니다. 또한 유학 시절의 경험과 공부의 어려움, 성격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성찰, 관계의 문제 등 삶의 전반을 다룬 인생철학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성적을 등급이나 점수로 나누는데, 라틴어는 숨마 쿰 라우데(최우등)/우수/우등/좋음으로만 성적을 구분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스스로를 최우등으로 생각라고 말합니다. 또한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라틴어는 발음을 조심해야 하는데 시 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라는 유명 구절을 소개하면서 함께더불어의 가치를 말합니다.

 

()왜 이 책을 고르셨나?

()라틴어 수업의 표지에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이라는 부제가 써 있습니다. 딱 맞는 표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됩니다. 청소년 자녀 양육에도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물론 책 속의 구절을 기억하고 노력해야겠지요. 제가 고른 이유입니다.

 

 

()책 속에서 밑줄 쫙- 쳐서 음미하고 싶은 구절들은?

(정)학생들에게 캐루빔 천사를 설명하는 구절이 나오는데요.

공부에 지치고 세상이 자신을 보잘 것 없게 만들어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도 언제나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는 케루빔 천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남에게 인정받고 칭찬 받으며 세상의 기준에 자기 자신을 맞추려다보면 초라해지기 쉬워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 처하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때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훗날에는 그런 사람이 한 번도 초라해져본 적 없는 사람보다 타인에게 더 공감하고 진심으로 그를 위로할 수 있는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라틴어 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를 말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아야 합니다.

 

나는 매일매일 충분히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나는 남은 생 동안 간절하게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 두 가지를 하지 않고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해수님은 남은 생 동안 간절하게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저는 더 늦기 전에 발레를 배우고 싶고, 파리에서 한 달 살기를 꼭 실천하고 싶어요)

 

한 구절 더 할까요? 제자의 편지에 들어있는,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이라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꽃 피는 시기가 다르고,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장 노력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내가 언제 꽃 피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미리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저 그때가 찾아올 때까지, 돌에 정으로 글씨를 새기듯 매일의 일을 조금씩 해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오늘의 선곡 미션.. 독후감 대신 독후송(讀後SONG)을 받는 게 라디오스타만의 출연자 미션이다. 방금 소개하신 그 책과 어울리는 독후송 음악은 어떤 걸 찾으셨는지?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입니다. 자연, 친구, 사랑은 아름답다고 말하지요. 책에서 강조하는 점도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 ‘더불어사는 삶, 스스로를 위로하고, 주위에 관심을 가지라고 합니다. 책을 덮고 나니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선곡했습니다.

 

()그럼, 선곡하신 그 음악들으면서 ㅇㅇ중앙도서관 ㅇㅇㅇ사서님과는 여기서 인사 나눕니다. 오늘도 재밌는 책 이야기, 즐거웠습니다.

(정)네 감사합니다. 한달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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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4-18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님 넘나 멋지네요! 지난번에만 나오는 게 아니라 정기코너 출연이셨군요! 아아 멋져요!! >.<

세실 2018-04-18 20:51   좋아요 0 | URL
호호 이쁘지 않은 목소리지만 책을 전파할 수 있다면 계속 해야죠?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