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계(界) 혹은 사회적 네트워크 계(界)에서 자멸해가는 어떤 논객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감히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우리시대는 <사회적 네트워크 시대>(Age of the social network)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그리고 수없이 많은 SNS 장치들의 연결접속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를 우리는 SNS계(界) 혹은 사회적 네트워크 계(界)(world of the social network)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SNS계(界) 혹은 사회적 네트워크 계(界)가 공간적 측면이라면, 그것이 시간적 측면으로 규정될 때, <사회적 네트워크 시대>가 펼쳐진다. 이는 현실적 시공간의 표현인 동시에, 가상적 시공간의 표현이다. 혹은 이 둘의 매개적 위치에 머물러 있는 증강현실의 표현일 수도 있다. 사회적 네트워크 계(界)와 <사회적 네트워크 시대>를 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저가 되는 층은 개별적 SNS 장치들이다. 한편으로, 개별적 SNS 장치들은 수없이 많은 특성들을 공유한다. 물론 그들 간의 차이점도 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적 SNS 장치들을 사회적 네트워크 계(界)로 몰려들게 하는 것의 공통분모가 되는 것은 바로 개별적 주체들의 문자언어 표현적 스타일의 공통성이다.

 

 


우리는 문자언어 표현적 스타일의 공통성이 <디지털 아포리즘>(digital aphorism)에 기반한다고 간주할 것이다. 아포리즘은 "깊은 진리를 간결하며 압축된 형식으로 표현한 짧은 글"이라는 사전적 의미지를 지닌다. 그건 사물의 본질에 이르는 길을 언어적으로 표현함에 있어 에둘러가지 않고 직관적이고 통찰력 있게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아포리즘의 언어학적 역사를 분명히 규명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서양에서는 18,9세기에 이 아포리즘의 전통이 지식인층에 공유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맑스, 니체뿐 아니라 심지어 20세기의 벤야민, 아도르노에게서도 이 아포리즘의 전통을 발견한다. 거기서 우리는 지식인이 우주와 사물의 진리에 대해 꿰뚫은 통찰력은 짧은 경구를 통해 표현한 수많은 예들을 발견한다. 그 경구들은 때론 그들이 엄청나게 복잡하게 구성한 논리와 주장들 너머에까지 나아간다. 어쩌면 그건 논설적 주장을 담은 글이 결코 이를 수 없는 어떤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 글쓰기의 장치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들뢰즈의 표현을 빌린다면 <전쟁기계>다.

 

 

 

다시, <디지털 아포리즘>(digital aphorism)으로 돌아가보자. 아포리즘이 18, 9세기에 서구의 <전쟁기계>의 한 유형의 역할을 했다면 SNS는 우리시대의 <디지털 아포리즘>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전쟁기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들뢰즈/가타리가 경계했듯이 <전쟁기계>가 언제나 긍정적인 역할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들뢰즈/가타리는 이미 매우 파괴적이고 악마적인 거대한 <전쟁기계>와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전쟁기계> 간의 구별을 시도했는데, 이는 우리시대의 <디지털 아포리즘>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전쟁기계>의 역할을 SNS가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고찰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날 SNS는 그것을 활용하는 주체의 용법에 따라서 <전쟁기계>의 특성 자체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체는, 특히 지식인은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 때문에 스스로 괴물이 될 수도 있고, 창조적인 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포리즘이 가진 본래적 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한다면 SNS가 우리시대의 <디지털 아포리즘>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전쟁기계>의 역할을 함에 있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고민의 출발점은 이렇게 설정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주체는 개별적 SNS 장치들을 단순히 논리적 인과관계의 수단으로만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주체는 그것을 뛰어넘는 직관적이고 통찰적인 창조적인 사유의 표현의 수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성찰을 앞으로 더욱더 많이 해야 할 것이다.

 

 

 

 

 

 

 

 



 
 
 

가수란, 아니 진정한 가수란 음악 그 자체의 시공간 위에 자신만의 내재적 존재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건 오직 단 하나의 방법을 통해서만 그렇게 될 수 있다. 

자신만의 소리를 만드는 것.

우리는 이를 "어떤 특정한 가수가 자신만의 음색을 가졌다"고 말함으로써 (그 가치를) 평가한다.

물론 이런 가치평가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이한 것이다.

가수가 자신만의 소리를 가진다는 것은 전 우주를 횡단하는 천의 소리 가운 데서

오직 자신의 소리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소리 속에 전 우주를 품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는 신(神)의 편이 아니라 차라리 인간의 편이다.

그는 대지의 어머니이자, 신-인간, 인간-인간의 중간자/사이-존재의 역할, 즉 무당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 시대에 그런 무당의 역할을 하는 가수가 진정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영화 <부러진 화살>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인터뷰를 옮겨놓는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김교수는 몇 년 전 판사에 대한 석궁 테러사건의 주인공이다. 나도 그때는 "김교수가 미친 인간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게 이번 기회를 통해서 깨달았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진실>이 아래의 인터뷰에 담겨 있다. 물론 그 <진실>도 주체들 간의 투쟁을 통해서 구성된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기회를 빌려 자신들의 권력의 이름 속에서 거짓으로 이용된 <정의>의 이름으로 인민들의 <정의>를 심판하는 사법부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전복시켜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제기해야만 한다.

 

 

* 한겨레(2012.1.16)

 

사회일반 ‘석궁’ 교수 “법원이 정의의 보루? 한마디로 개소리”
   
[인터뷰] 영화 ‘부러진 화살’ 실제 주인공 김명호 전 교수
“4년형 억울하지 않아…실제로는 재판부가 나에게 혼쭐 난것”

   

 

 


 
» ‘석궁’ 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 김명호 전 교수.
 
 
 
“판사에게 석궁을 쏘았다.” 


 2007년 1월15일 저녁,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교수(수학과)의 판사 공격 사건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아무리 억울해도 그렇지 사람을 활로 쏘다니. 언론은 “석궁테러”라는 수식어를 달아 연일 속보경쟁을 벌였다. 김 교수는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던 피해자에서 한순간에 엽기 테러범으로 전락했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전국법원장 회의를 열어 “사법부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을 하기도 전에 이미 징역형이 내려진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들이 드러났다. 먼저 김 교수가 아파트 복도에서 쐈다며 박홍우 당시 서울고법 민사2부 판사(현 의정부지방법원 법원장)가 경찰에 맡긴 화살이 사라졌다. 경찰은 뚜렷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게다가 증거로 제시된 박 판사의 혈흔이 이상했다. 박 판사가 입고 있었던 조끼와 양복, 속옷에 모두 묻어 있는 피가 유독 와이셔츠에는 묻어 있지 않았다. 박 판사는 당시 속옷 상의, 내복 상의, 와이셔츠, 조끼, 양복 상의 순으로 옷을 입고 있었다. 증거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궁지에 몰리게 된 건 김 교수가 아니라 박 판사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2008년 1월28일 3차 공판에서 김 교수 쪽의 혈흔감정 요청을 거절했고, 대법원은 2008년 6월12일 김 교수에게 징역 4년형의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김 교수는 별 수 없이 4년형을 살아야 했다. 그는 2011년 1월23일 새벽 출소했다.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싶던 ‘석궁사건’이 영화 <부러진 화살>의 19일 개봉을 앞두고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한겨레>는 김 전 교수를 지난 4일 만났다. 인터뷰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찻집에서 이뤄졌다.

 

 그는 만나자마자 “나를 더 이상 억울한 사람처럼 그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김명호가 억울하다? 이런 식으로 쓰지 마세요. 절대로. 저는 (석궁사건 재판이 얼마나 부당했는지) 이미 (재판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밝혔기 때문에 만족해요. <부러진 화살> 영화에서 안성기가 마지막에 웃잖아요. 저도 그런 심정이었어요. 내가 막 당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재판부가 나에게 혼쭐이 난겁니다.” 

 

 실제 김 전 교수는 재판 내내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정에서 판사에게 “재판을 똑바로 하지 않는다”고 호통쳤다. 재판부가 김 교수의 증거신청을 터무니 없는 이유로 기각하는 등 상식 이하의 판단을 계속할 때마다 방청객들은 분노했다. 급기야 2008년 3월 대법원에서 열린 석궁사건 항소심 재판에서는 판사들에게 계란을 던지는 방청객도 있었다. 김 전 교수는 ‘재판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오히려 사법부가 테러를 가하고 있다고 생각’할 거라고 믿는 듯 했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누리집 (http://seokgung.org/) 에 석궁사건 재판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먼저 석궁사건을 묻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2007.1.15) 박홍우 판사 집에 석궁을 들고 간 이유가 뭡니까. 

 “그냥 겁주려고 했습니다. 판사들이 그렇게 법을 묵살하면서 (시민에게) 재판 테러를 하는 경우 너희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싶었어요. 교수 지위 확인소송에서, 법대로 판결하지 않고 권력자의 편에서 판결을 내린 것을 경고하고 싶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수학과)는 1995년 대학 본고사 수학문제가 틀렸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학교 쪽과 관계가 틀어진 뒤 이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김 전 교수는 1995년 10월 법원에 교수 지위확인 소송을 냈으나 당시 법원은 ‘교수 임용은 대학의 자유재량’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응용수학 관련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2005년 1월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재임용을 거부당한 교원이더라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하거나 법원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자 3월에 귀국해 다시 교수 지위 확인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2007년 1월 다시 대학의 손을 들어줬다.

 

  김 전 교수는 이 판결이 잘못 됐다고 주장했다. 1977년 교수 재임용 관련 판결문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이 예정된 걸로 본다’라고 돼있는데 87년에 법률해석을 변경해서 ‘재임용은 학교자유 재량이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전 판결을 뒤집으려면 법원조직법 제7조 1항의 3에 의해 전원합의체를 거쳐야 해요.(그는 법원조직법 항목을 줄줄이 외웠다. 인터뷰 내내 법원판례 번호 등을 외워서 답했다.) 그런데 이 87년 판례는 전원합의체가 아니었거든요. 제가 2005년에 재판을 받으면서 이걸 지적해 이용훈 대법원장 앞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냈더니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77년도 판례는 한양대 교수가 사고로 죽으면서 손해배상을 다툰 것이고 87년건은 재임용건이라 사건명이 다르다.” 하지만 두 건 다 사립학교법에 대한 해석을 다룬다는 점은 같아요. 더 웃기는 것은 77년도 판례가 (인쇄물로 된) 판례집 총람에는 요지가 나오는데 대법원 홈페이지에서는 요지가 사라졌어요. 이런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에 교수라는 사람들이 400여명씩이나 당하고서도 아무런 저항이 없어요. 다 바보같이 당한 거예요.“

   

 -그래도 판사의 집을 찾아가 위협한 것은 정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박홍우 판사의 판결이 있기까지 1년6개월동안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활용해 나의 의견을 피력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청와대, 교육과학기술부, 대법원에 진정서와 탄원서를 넣었어요.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1년 가까이 휴일만 빼고 매일 1인 시위도 했어요. 그런데 박 판사는 나에게 판결테러를 가해 사회적으로 생매장시켰습니다. 그럼 뭘 더 할 수 있었겠어요. 국민저항권 차원의 정당방위였습니다. 나로서는 최수의 수단이었어요. 후회 없습니다.”

 

 -정말 석궁을 쏘지 않았습니까.

 “안쐈어요. 그냥 순진하게 겁을 줄 생각으로, 석궁을 들고 대체 이렇게 판결한 이유가 뭐냐면서 다가갔는데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박홍우 판사가 내 석궁활대를 잡은 거에요. 쏠 생각도 없었어요. 쏠 생각 있었다면 당연히 멀리서 조준해 쏘고 말았겠지 그걸 들고 그 앞으로 다가갔겠어요?”

 

 -그럼 박홍우 판사가 화살에 맞아 입은 상처와 혈흔은 뭔가요. 조작됐다는 건가요.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죠. 석궁전문가도 석궁으로 생길 수 있는 상처가 아니라고 얘기했고. 경찰의 석궁 실험에서도 활을 쏘면 15cm 뚫고 지나가게 나왔는데, 대체 그 상처가 어디서 낫겠어요. 자해밖에 없어요. 그래서 혈흔 감정을 해보자고 했는데 재판부는 내 주장을 묵살했어요. 그래서 내가 1심 법정에서 ‘세상에 이런 개판 재판이 없다’고 소리쳤어요.”

 (박홍우 판사는 2007년 8월22일 1심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몸을 일으켜세울 무렵에 화살 하나를 잡았다”며 “화살은 부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출동한 119 대원이 쓴 ‘구급활동일지 평가 소견란’에는 상처 크기가 ‘지름 0.5cm 정도 창상 有’라고 돼있다. <한겨레>는 박 판사의 해명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박 판사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박홍우 판사가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박 판사가 입고있던 옷가지에 박 판사의 혈흔이 묻어 있으나 중간에 껴입은 와이셔츠에는 혈흔이 없다. (자료사진)
 
 
 
 

 김 전 교수는 사법부에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사법부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법원장을 선거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놈’들은 법을 안 지켜요. 법원이 최후의 정의의 보루? 이런 것과는 구만리라고 해야 되나. 한 마디로 ‘개소리’입니다. 제가 석궁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건 판사들이 법을 안지키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지금도 국민의 눈과 귀가 닿지 않는 곳에서 석궁조작 사건 같은 게 벌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석궁사건은 단지 초등학생도 알기 쉽게 증거조작이 일어난 것 뿐이지 다른 사건들에서는 교묘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판사, 검사 모두 사법고시에 붙는 순간 ‘법을 위반할 자격증’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헌법재판관과 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등을 모두 선거로 뽑아야 해요. 그거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도가니법처럼 법 100개 만들면 뭐합니까. 지키지 않는데. 국민이 사법부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가 유일합니다.”

 

 그렇다고 김 전 교수가 법 회의론자는 아니다.

 “법은 최소한의 상식입니다. 2005년부터 제가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논리가 딱딱 맞고 모순이 없는 거예요. 딱 한 가지만 빼고. 판사들이 법을 위반하면서 소송을 진행하면 이걸 막을 방법이 없어요. 명백히 법을 어긴 판사를 검찰에 고발해도 다 막아주고.”

 김 전 교수는 이 말을 꺼내면서 “절대 기사에 주장했다고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주장은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건 사실이기 때문에 지적했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판사가 다 그런 건 아니잖아요.

 “춘천교도소에 있을 때 교도소 건물에 석면을 사용했다고 고발했어요. 그 사건을 담당한 전상범 판사는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세 번이나 교도소를 방문했어요. 결국 판사이동으로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는데 제가 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판사였어요. 내가 불합리한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판사들을 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해 듣기로는 판사 중 5%정도만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런 판사들은 서울 근처에 오지도 못합니다.”

 

 그는 판사들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상훈 대법관도 웃기는 사람이에요. 원래 내 교수확인지위 소송 서울고법 민사재판이 이상훈 판사 담당이었어요. 그런데 법대로 판결했다가는 내가 이기니까, 그래서 문제 생길 것 같으니까 내가 2005년 10월18일 재판을 접수했는데도 4개월동안 놀고 있다가 2006년 2월 다른 곳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이 되어) 도망가버렸어요. 그러다 2006년 론스타 경영진 문제 처리하려고 4인 회동하고 그랬죠.”

 

 이상훈 대법관은 2006년 법원의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잇딴 영장기각을 놓고 검찰이 반발하던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법 민병훈 영장전담판사와 함께 박영수 당시 대검 중수부장과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을 비밀리에 만나 ‘부적절한 만남’ 논란을 빚었다. 재판 업무중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송 관계자를 법정 이외의 장소에서 만나선 안된다는 법정윤리조항 등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대법관은 지난 달 정봉주 전 의원의 징역 1년형을 확정판결하기도 했다.


    
 
» 김명호 전 교수  
 

 


 김 교수에게는 좌와 우가 없다. 그는 스스로를 좌도 우도 아닌 합리주의자라고 소개했다. 법에 따라 올바른 행동을 하는 판사는 좋은 판사고, 그렇지 않은 판사는 나쁜 판사라고 생각한다. 김 전 교수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해 소신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는 판사들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한미FTA니 뭐니 떠드는 판사들도 다 쓰레기라고 봐요. 판사들이 지금도 법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어요. 우리 헌법 119조에 “국가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유지를 위해 시장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어요. 한-미FTA 조약은 국내법과 같지요. 한미FTA는 독소조항 ISD(투자자소송제도) 때문에 헌법을 위반하는 조약이지요. 그럼 판사들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면 돼요. 그건 안하고 판사들이 집단행동을 합니다.” 

 

 김 전 교수는 이어 한-미FTA 관련 소신 발언으로 에스엔에스(SNS) 상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은 이정렬 판사를 콕 집어 비판했다.

 

 “이정렬 판사도 위선자입니다. 한-미FTA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어서 칭찬받는데 이 판사는 내 교수확인지위소송에서 박홍우 판사랑 같이 재판했던 사람입니다. 박 판사가 말도 안되는 판결할 때 끽 소리 안하고, 법원에 와서는 법원의 잣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던 사람입니다.” (김명호 전 교수 교수확인지위 소송 고등법원 판사는 이우철, 이정렬, 박홍우 등 3명이다)  


 -박홍우 판사가 정봉주 전 의원에게 징역 1년형 판결한 2심 판사여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 판사가 석궁사건을 겪으면서 법원이 해야 할 더러운 판결에 다 개입하게 된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 나라 법원은 명판결을 내려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하는 판사가 없거든. 다 윗사람 눈치를 잘 봐야 승진을 합니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판결은 그래서 안 맡으려 하죠. 서울 고법 같은 데는 80% 이상이 서울대 출신 판사들인데 나머지 비서울대 출신에게 논란이 되는 판결을 맡겨요. 그 사람들에게는 이게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서울대 출신도 가끔 사회적 논란이 되는 재판을 맡는데 박 판사는 석궁사건 거치면서 법원의 조작 판결로 은혜를 입은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박 판사는 (서울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더러운 사건을 맡는 겁니다. 문국현 유죄판결을 끌어내 그에게 정치 사망 선고 내린 것도 박 판사에요. 그렇게 정봉주 전 의원 판결까지 맡게 된 것 같아요.”

 (박홍우 판사는 현재 의정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판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홍우 판사를 비롯해 이상훈 대법관까지 안기부 엑스파일 판례를 뒤집어 판결했습니다. 정 전 의원이 비비케이 관련 폭로가 사실임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유죄라는 건데 대법원은 엑스파일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하지 못한 책임을 노회찬에게 지울 수 없다고 판결했었습니다. 1964년 미국에서 있었던 뉴욕타임즈 대 설리반 사건이라는 판례를 그대로 따른 것인데 이번에 이걸 뒤집어버렸어요. 무슨 변학도식 ‘니 죄를 니가 알렸다’인가요? 국민의 입을 봉쇄하려는 수작이에요. 긴급조치 시대로 가겠다는 거지.”

 

 -4년동안 감옥에서 지냈는데 힘들지 않았나요. 영화에선 감옥에서 강간당하는 장면도 나오던데요.

 “강간은 아니지만 성추행 비슷한 걸 당했어요. 2010년 춘천교도소로 이감했을 때 알몸 검신을 당했어요. 2008년 없어진 제도인데 당한 겁니다. 나는 거부했지만 거의 강제로 옷을 벗기다시피 해서 당했어요. 그 뒤 징벌방에 가게 됐어요. 징벌방에는 늘 못된 방장놈들이 있는데 그들이 알아서 괴롭힙니다. 그럼 교도관은 손 하나 대지 않고 맘에 안드는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어요. 내가 강간을 당한 건 아니지만 2009년 원주교도소에 있었을 때 누가 강간당하는 걸 목격하기도 했어요. 해당 교도소는 강간범을 이감시켜버린 뒤 조사도 제대로 안했어요. 교도소 비리가 왜 바깥으로 안나오는지 아세요? 교도관들이 수형자들의 편지를 전부 뜯어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얘기 있습니까.

 “국민들이 판사들을 모시려고 해선 안돼요. 그러니까 저놈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겁니다. 내가 1심 때 김용호 판사에게 김용호씨라고 말했다가 3일 감치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헌법 제1조 2항에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돼있어요. 헌법 제7조에는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라고 돼 있어요. 우리는 판사에게 재판권을 위임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판사는 법의 입에 불과한 국민의 머슴이라는 인식을 해야 합니다. 이 말좀 꼭 써주세요.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원색적 법관 비난에 단호히 대처 하겠다’고 하던데 양 대법원장과 공개 법리 논쟁하고 싶어요. 양 대법원장이 원하는 사람들 다 끌고 와도 좋아요. 나는 박훈 변호사 한명이면 됩니다. (양 대법원장은) 개소리좀 그만하라 그러세요.”

 

 김 전 교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법원에게는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재심 청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차라리 법원장을 선거로 뽑는 운동을 통해 사법부를 개혁하는 게 더 빠른 방법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김 교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오늘 뭐했냐고 묻자, 한 언론과 인터뷰를 마친 뒤 정지영 감독(부러진 화살) 과 술을 마실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언론과 인터뷰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가 곧 발간할 책에 억울하게 성균관대에서 쫓겨난 사건과 이후 석궁 사건 재판과정, 우리 사회 온갖 썩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명을 숨기지 않고 모두 담아냈다고 했다. 우리 사회 부조리를 겨눈 화살이 다시 한번 장전된 것이다.

 

  “내 책에는 욕을 많이 써놨어요. 교수라는 사람이 교양도 없이 욕한다고 할 수 있는데,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안읽어도 좋아요. 우리 사회는 개판입니다.”

 



 
 
 

이 글은 정봉주 전 의원 BBK관련사건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치철학적 해석을 목표로 한다. 이 글은 사건에 대한 기본적 재구성과 이에 대한 정치철학적 해석으로 이루어진다. 전자는 [http://blog.aladin.co.kr/booktopia/5341609]을 통한 것이다. 따라서 이 페이퍼에서 인용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사건에 대한 기본적 재구성이 채워질 것이다.

 


Ⅰ. 사건에 대한 기본적 재구성

 

1. 정봉주가 공표한 사실에 대한 법원 판결의 목적

 

정봉주가 공표한 사실에 대한 법원 판결의 목적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정봉주 전 의원이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은 이명박 당시 후보자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이명박 후보자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다(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2. 정봉주가 공표했다고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이 인정한 허위사실

 

그렇다면 정봉주가 공표했다고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이 인정한 허위사실은 무엇인가? 다음의 네 가지다.

 

① 박 변호사(이명박 대통령을 변호하다가 사임한 사람)의 사임이유에 대한 추측성 진술

② 2001. 5.경 김백준(이명박 측근)의 계좌에 98억원이 들어왔다가 김경준의 주가조작 범행에 동원된 페이퍼컴퍼니에 빌려준 것으로 보아 이명박 후보자의 (김경준과의) 2001. 4. 경 결별선언은 거짓이라는 주장

③ 이명박 후보자가 2001. 7.자 세금계산서에 LKe(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이 설립했던 회사) 대표이사로 기재된 점 등에 비추어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의 2001. 4.경 결별선언은 거짓말이라는 주장

④ (BBK는 100% 이명박의 소유라는 취지의) 김경준의 자필메모를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 발언.


3. 정봉주의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과 인식행위의 허위성에 대한 검찰 및 법원의 가치판단

 

법원은 정봉주가 허위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이 행위했다고 판단한다. “김경준을 직접 만나서 확인을 하지 않았고”, 나경원 의원이 이미 그 점에 대하여 해명했거나, 한나라당에서 반박 보도자료를 낸 점을 들고 있다(2심 판결문 24면 이하).”

 

4. 정봉주의 의혹제기에 대한 검찰의 법원의 가치판단과 문제 해결에 대한 (법적) 실천

 

그러므로 법원은 정봉주가 자기주장을 진실이라고 믿은데 상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그것의 근거로 “특정한 공직 후보자의 범죄 혐의 등과 관련한 의혹의 제기는 원칙적으로 수사 및 재판의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공적 기관의 보완적 역할에 그쳐야 하고, 공적 기관의 판단은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로 들고 있다(2심 판결문 32면).

 

5. 검찰의 정봉주의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논증 및 그것의 검증절차

 

1) 형사소송의 핵심과 입증 책임의 귀속

 

주지하듯이 이번 소송은 검찰이 정봉주를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하고자 하는 형사소송이었다. 때문에 입증책임은 일차적으로 검찰에 있다. 그러므로 검찰은 정봉주의 발언이 '허위라는 것', '허위의 인식'이 있다는 것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

 

2) 검찰의 입증 절차 및 과정

 

그렇다면 검찰의 정봉주의 의혹제기 및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의 절차 및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첫째, “의혹제기자[정봉주]는 사실에 대한 소명자료 제시의 부담을 지고, 검사는 그것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을 증명할 수 있다. 그리고 의혹제기자[정봉주]의 사실에 대한 소명자료 제시가 허위성이 증명되면 허위 사실공표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둘째, “대법원은 입증책임을 사실상 정봉주에게 돌렸다. 따라서, 정봉주가 소명자료를 제시 했어야 했는데, 법원은 그 자료가 검찰에 의해서 성공적으로 탄핵되었다.”고 본다. 결국 정봉주의 발언은 '허위'라는 것이 인정되어 버린다.

 

3)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가치판단의 근거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가치판단의 근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즉 정봉주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허위사실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주장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허위다.”라고 판단한 근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우리도 잘 알고 있듯이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이명박이 자신의 행위가 거짓이 아니라고 주장하였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이며, 참이자, 진리이다.”라는 어떤 확신과 신념에서 비롯된다. 이런 확신과 신념 때문에 정봉주가 공표했다고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이 인정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봉주 자신의 신념에 찬[정봉주는 그가 BBK와 관련해서 주장한 모든 바가 사실이자 진리임을 확신한다.] 방어 및 그것의 논리는 모두 기각 당한다.

 

 

Ⅱ. 사건에 대한 정치철학적 해석

 

 

개인적으로 법사회학자나 법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설득력 있게 해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내나름대로의, 아니 그 누구라도의 해석은 꼭 필요할 것이다. 미리 말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장치를 통해 구성되는 현실적인 법리적 사건의 진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라는 핵심적 질문에 대한 궁긍적 해답을 얻는 것이다. 이 해답을 얻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테제들을 제추라고자 한다.  

 

 

테제 1. 현실적인 법리적 진리 생산에서 판단의 근거가 되는 법리적 사실은 행위주체들 간의 권력관계에 의해서 구성된다.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은 <허위사실공표>라는 법리 문제에 관련된 이번 사건에서 마치 자신들이 초월자적 입장에서, 그리고 마치 무결점의 사제[실제로 그들은 사제다.]처럼 판결을 내린다. 더 쉽게 말한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판결, 그리고 판결을 내리는 발화수반행위가 너무도 고귀하고 순결한 법적 행위라고 확신한다. 그들은 이 ‘법적 행위’가 그것의 외부에서 작동하는 어떠한 요인들의 침범에 의해서도 결정을 받지 않는 순수하고 고결한 행위인 것처럼 확신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BBK를 둘러싼 그들의 판단은 순수하고 무결정인 사실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해서 자신들 외부에 존재하는 주체들 간의 권력관계에 의해서 구성되는 가치에 대한 판단에 기초한다.

 

테제 2.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행위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주지하듯이 검찰의 정봉주의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논증 및 그것의 검증절차, 즉 형사소송의 핵심과 입증 책임의 귀속, 검찰의 입증 절차 및 과정,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가치판단의 근거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는 그 자체로 모순적 관계에 노출하고 있다. 판결이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순전하고 고귀한 법적 진리에 근거해서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일련의 절차에는 절대 모순이 있어서는 안 된다. 간단히 말한다면, 그들의 판결이라는 법적 행위는 <절대적 내부성>에 근거해서 외부의 어떤 오염인자로부터의 오염을 허락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테제 3. 판결이라는 법적 행위는 <절대적 내부성>에 기인하고 있지 않다.

 

이미 테제2에서 잘 드러나듯이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행위는 법리적 판단이라는 실천적 행위가 그 자체의 <절대적 내부성>에 기인하고 있지 않다는 것, 혹은 <절대적 내부성>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테제2에서 나타난 정봉주의 일련의 의혹제기에 대한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판단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이것이 사실임을 증명한다. 이것이 <절대적 내부성>에 기인하고 있고, 그것이 절대적으로 진리라고 한다면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의 출발점은 그 자체로 잘못되었으며, 그것은 조정되어야만 한다. 즉 검찰은 사건에 관련된 입증의 책임을 정봉주에 돌려서는 안 된다. 단언컨대 검찰의 입증책임의 정봉주로의 귀속, 정봉주의 소명자료 제시, 검찰의 탄핵, 그리고 특검의 검증이라는 일련의 절차는 그 목적이 자신들의 법적 판결(단)행위가 법리적인 <절대적 내부성>이라는 절대적 진리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정치적인 모순적 제스처로 증명할 뿐이다. 그들의 제스처는 무엇을 증명하는가? 즉 그것은 정봉주의 실천적 행위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바로 이것이 출발점이다. 다시 말한다면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판단(결) 행위는 정봉주의 실천적 행위가 모두 ‘거짓’이라는 데에 <선험적인 정치적 억견>을 공유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다.

 

테제 4.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판단(결) 행위와 관련된 <선험적인 정치적 억견>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판단(결) 행위와 관련된 <선험적인 정치적 억견>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의 이번 사건과 관련된 행위 자체가 순수한 법리적 판단행위의 절대적 내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는 논의의 최종 귀결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과 관련된 모순을 해결할 여지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이는 다시 다음과 같은 사실을 통해서 증명된다. 즉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판단(결) 행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근거는 어디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이다. 주지하듯이 그들의 법적 판단(결) 행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근거는 한나라당과 MB가 제시한 정치적 발화수반행위에 대한 그들의 확신과 신뢰에서 비롯된다. 이는 정봉주가 “자신의 의혹제기 행위가 자신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이 “한나라당과 MB가 제시한 정치적 발화수반행위는 모두 절대적으로 신뢰할 만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렇게 주장했으니까.”라고 주장하는 것이 같은 이치임을 증명한다. 더 쉽게 말한다면 정봉주의 실천적 행위와 검찰, 특검, 그리고 법원의 법적 판단(결) 행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볼 때, 한쪽의 주장이 ‘참’ 혹은 ‘진실’이라면, 다른 한쪽 역시 ‘참’ 혹은 ‘진실’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적어도 논리적 측면에서 말이 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그것은 <테제2>와 <테제3>에서 제시된 것처럼 그들의 법적 판결(단)행위가 법리적인 <절대적 내부성>의 비존재(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신들의 주장이 ‘참’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이 ‘진리’의 주체적 행위자로 인식되는가? 역으로 정봉주의 의혹제기 행위는 왜 ‘거짓’의 주체적 행위자로 인식되는가? 덧붙여 정봉주 자신도 그렇고, 우리도 그러하지만 왜 정봉주는 그가 자신의 행위가 참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그것이 정말 사실이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이라고 신뢰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쟁이’라고 낙인찍히게 되었는가?



 
 
 

정봉주 전 의원 BBK관련사건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진중권(빠)-나꼼수(빠) 논쟁 일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이 논쟁은 겉으로 보면 진중권 대 나꼼수(빠)라는 두 진영간의 논쟁이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좀더 큰 의미를 두자면 이 논쟁은 지금 이 순간 한국사회를 배회하는 하나의 익명적/실체적 존재와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빠)들 간의 증식하는 유령적 기호놀이일 수 있다. 이 유령적 기호놀이가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지니는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할 몫이다. 이 판단을 위해서 관련 자료들을 옮겨놓는다 1) 1차 공판 판결문(2, 3차판결문은 빠졌다. 하지만 김남희 변호사의 기고문으로 충분히 대체될만 하다)이다. 2) 진중권의 트윗 3) 홍성수의 트윗 4) 법학자 박경신, 변호사 김남희의 기고문 5) 조선일보 관련기사


이 자료에서 빠진 것은 다음과 같다. 1) 정봉주 측 변호인단의 변호 내용(미권스 가면 있을까?) 2) 이 사건과 관련된 <나꼼수>의 내용(1화, 3화, 호외 등. 하지만 이 논쟁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중권이 이 내용[그에 따르면 <나꼼수>는 소설이다]을 거의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다 귀찮고 두 가지 정도만 말하고 싶다. 첫째, 맹목적인 나꼼수(빠)들은 좀더 논리적 무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진중권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자신들보다 정치적으로 훨씬 덜 깨인 혹은 우로 치우친 세력들을 계몽하는 데 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자신이 나꼼수(빠)라는 사실을 증명할 것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그중에서도 한나라당을 열열히 지지하는 사람들을 나꼼수(빠)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둘째, 진중권에 대해서. 음, 요즘 진중권에 대해서 드는 느낌은 "애잔하다"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이 느낌이 진해지고 있다. 이는 하나의 <세대>가 져물어가고 있다는 징후다. 남들은 다 아는데 자신만 그걸 모른다. 더 중요한 건 그 징후가 자신의 외부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이제 그에게 있어 <유쾌하고 쾌락적인 놀이계(界) 속에 갇힌 놀이주의자>로서의 위치마져 위태로워 보인다는 의미다. 그를 지탱해준 건 그 놀이계였는데, 그것마저 깨진다면 그는 어디로 갈 것인가?

 

 

 

1. 정봉주 전 의원 BBK관련 사건 법원 1, 2차 판결문

 

 

[판결문 원문 링크]

 

 

 

2. 진중권의 트윗[http://chirpstory.com/li/3734]

 

 

#1 자, 들어오셨나요? 자세히 길게 갈까요? 아니면 짧고 굵게 갈까요? 전 후자를 선호합니다만..


#2 선수들, 여기에 신고하세요. 일단 선수들 소개부터 한 후에 시작하지요. 10분 동안 시간 드리겠습니다. 그 사이에 들어와 있다고 멘션 주세요. 그러면 트위터 아이디들 관전자들께 소개하고 바로 시작하죠..

 

#3 원래 토론하겠다고 한 분들은 사라지고, 새로 @damduck391 @wydj555 @From30 K 세 분이 신고하셨습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판결문에 나타난 정봉주씨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 묻겠습니다. 대답해주시죠..

 

#4 “피고인도 이명박 후보자의 주가조작 혐의는 입증하기 어렵고, 이명박 후보자가 ○○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더라도 주가조작 혐의까지는 연결시키기 어렵다고 보았으나...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여기에 대해 해명해 주시죠..

 

#5 정봉주 전의원이 나꼼수에서 한 말과 검찰에서 한 말이 너무 다르지 않나요? 아니면.... 정봉주 전의원의 말을 여러분들이 잘못 알아들으신 건가요?.

 

#6 한 마디로 '증거'가 없단 얘기죠? @From30 K @unheim 일단, 나꼼수에서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의혹을 부담없이 얘기할 수가 있었겠구요.반면에 법원에서는 증거가 있어야지만, 얘기할 수 있기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고 있는거구요..

 

#7 "의혹"만으로 처벌을 하나요? 그게 어느 나라 법이죠? @From30 K @unheim 의혹제기를 했죠... 그리고 아직 처벌을 하지 않은 상태구요.Reply Retweet Favorite

 

#8 심증만으로 처벌하나요? 누가 님이 도둑질 했다는 심증만 갖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면, 님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From30 K @unheim '증거'는 없지만 심증을 가지겠끔 하는 증거들은 있지 않았나요?.

 

#9 수꼴 똥파리들은 좀 꺼지세요. 너그들에 비하면 나꼼파는 아인슈타인이니까..Reply Retweet Favorite

 

#10 이걸 말이라고 하시나요? @GibsonSGWannaBe 도곡동 땅-다스-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고, 이 모든 가능성을 충분히 밝혀낼만한 정황증거들이 부족했다 판단하는 건 사법부의 무능이지 정 의원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함..

 

#11 입증의 책임(onus probandi)은 그것을 주장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즉 정봉주 전의원에게 있지요. 재판부에서 그런 것까지 밝혀야 한다는 법이론은 어느 나라 건가요?.


#12 이건 정봉주 의원의 검찰진술과 배치되네요. @GibsonSGWannaBe 세번째로,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이라면 그가 주가조작과는 또한 무관할 거라 주장하는 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거 아니냐는 의심이 생긴다는 거고...

 

#13 님이 늘어놓은 증거들이란 것은 모두 다 탄핵됐습니다. 판결문은 읽어 보셨나요? @GibsonSGWannaBe GibsonSG! @ unheim 다시 물을게요. 전 이미 어제 제가 의심을 품을 만한 널리 알려진 증거들을 좌악 풀어놨어요..


#14 “, 이명박 후보자가 ○○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더라도 주가조작 혐의까지는 연결시키기 어렵다." 정봉주의 검찰진술입니다. 대답이 됐나요? @GibsonSGWannaBe.

 

#15 먼저 주가조작부터 봅시다. 핵심은, 옵셔널벤처스의 인수자금과 주가조작 자금의 형성과정, 주가조작을 통한 이익금이 어디로 갔느냐, 이거겠죠? 정봉주 의원이 이 핵심적 사안에 대해 뭔가 밝혀낸 게 있던가요? 없습니다..

 

#16 나꼼수 재방송 하지 마시고 논점에 주의하세요. 님이 말한 이러저러한 정황들을 정봉주 의원이 잔뜩 늘어놨는데, 검찰과 특검에서 뚜껑 열어 까봤더니 인수자금, 조작자금, 주가조작의 이익금. 각하와는 아무 상관 없더래요. @GibsonSGWannaBe.

 

# 17 쉽게 말하면, 남들은 상장의 뚜껑을 열어 내용을 확인까지 했는데, 님은 계속 상자의 포장지가 좀 이상하다고 우기는 꼴이죠. 진도 좀 나가죠. @GibsonSGWannaBe.

 

#18 소설 그만 쓰시죠. 핵심적 증거는 인수자금, 조작자금, 수익금의 출처입니다. 각하와 연루된 게 없습니다. 정봉주도 검찰진술에서 인정했잖아요. 그만 좀 우기세요. @GibsonSGWannaBe.

 

#19 나꼼수 소설 아무리 늘어놔봤자, 증거능력 없는 정황에 불과하고, 핵심은 각하가 연루된 흔적이 계좌상에 전혀 없으며 ,그 점은 정봉주 자신도 인정했다는 거. 조사를 통해 드러난 계좌의 자금 흐름을 뒤엎는 새로운 증거가 없다면, 다음으로 넘어가죠..

 

#20 정봉주의 변호인의 방어논리 중의 하나가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며, 그것을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봉주의 변호인조차 정의원의 폭로가 '허위사실'임을 인정하고 들어간 거죠. 여기에 대한 견해는?.

 

#21 관전포인트. 1. 나꼼수에서 정봉주는 각하의 다스(혹은 BBK) 실소유 및 주가조작을 거의 기정사실화. 그러나 정작 검찰에서는 각하가 실소유자임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우며, 입증한다 해도 그게 주가조작의 근거는 못 된다고 진술..

 

# 22 2. 나꼼수에서 정봉주는 자신의 폭로가 진실(이른바 "실체적 진실")인양 얘기하지만, 정작 변호할 때는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며, 그것은 진리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그 폭로가 허위임을 스스로 인정..

 

#23 아, 물론 방어논리로 무슨 소리를 못 하겠느냐고 반론할 수 있겠죠. 하지만 국제 앰네스티의 양심수로 천거될 정도의 민주투사라면, 쟁점에 모든 것을 걸었어야 합니다. "어, 아니더라도 진짠줄 알았어요"라고 빼는 건 스타일 구기는 일이죠..

 

#24 하여튼 내 개인적 생각은, 다스는 아직 각하가 실소유주라는 강한 의혹이 남아 있고, BBK는 각하가 발을 담갔다가 뺀 것 같고, 주가조작에는 각하가 가담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24 에리카 킴이 한국에 들어왔다가 기소유예 받고 나간 것, 140억이 스위스 계좌에서 다스로 송금된 것 등은 각하와 김경준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사실이 밝혀지기는 힘들다는 것..

 

#25 이해할 수 없는 것은 2002년 시장선거 때 나왔다가 들어가고, 2007년 대선 때에 다시 나왔다가 들어간 이 영양가 없는 사건을, 각하가 이미 레임덕에 빠져 물러날 때가 된 이 시점에, 새삼 무슨 대단한 사건인양 떠드는 이유가 뭐냐는 것..

 

#26 그건 정봉주의 개인적 관심삽니다. 그걸 나꼼수에서 각하까는 소잿거리로 활용했는데, 나꼼수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난데없이 사회적 의제화한 거죠. 결과는? 정봉주가 졸지에 대권주자로 뛰어올랐다가 이제는 '앰네스티 양심수'로 천거된 거죠..

 

#27 선거법 자체를 문제 삼아 개정할 순 있겠죠. 가령 진실임을 입증하지 않아도 맘껏 의혹을 제기할 수 있게. 하지만 그 경우 이쪽도 저쪽 스나이퍼들에게 똑같이 당하겠죠. 아무리 조중동이 맛이 갔어도 작정하고 덤벼들면 사람 하나 못 묻겠어요?.

 

#28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읽어볼 자료. (1) 1~3심까지 판결문. (2) 진보측 시각 http://t.co/YOhuU1nx (3) 보수측 시각 http://t.co/uUB7GVvp 가장 깔끔하게 정리된 자료들입니다. 각자 읽고 판단들 하세요..

 

#29 우리가 전지적 시점을 갖지 않은 이상, 모든 사건에는 설명되지 않는 구멍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 구멍을 상상력으로 메꾸어 가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노는 것이 문자문화와 구별되는 디지털시대 고유한 특성입니다..

 

#30 다만, 그게 하나의 '놀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죠. 그걸 절대적으로 믿을 경우, 정봉주라는 아키텍트가 프로그래밍한 매트릭스의 주민이 되어, 그가 쓴 시나리오를 자신의 세계로 알고 살아가게 되죠..

 

#31 그래서 제가 강조하는 게 파타피지컬한 태도. 가상을 마치 실재인 척 대우해주나, 동시에 그것이 한갓 가상임을 스스로 항상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 as if가 결여될 때 애먼 사람들에게 해꼬지를 하는 가상의 광신도가 됩니다..

 

#32 그러니 나꼼수는 그냥 시사 개그 프로그램으로 즐기세요. 그걸 통해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정치참여도가 높아진다면, 그걸로 이미 나꼼수는 충분히 제 역할 하는 겁니다..

 

#33 이상 정봉주 편을 마칩니다. 김어준에 대해선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정리 해 드리죠. 그 시기가 대선 이후가 되기를 바랍니다..

 

#34 논객은 사건이 벌어질 때 개입합니다. 그만큼 위험도가 높죠. 사건의 진행에 따라 전사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지식인은 해질녘에 날개를 펴는 미네르바의 부엉이죠. 사건이 끝난 다음에 개입하기에 그들은 비교적 안전하죠. 그렇다고 논객이 더 나은가?.

 

#35 그냥 하는 일이 다를 뿐입니다. 지식인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건의 본질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죠. 그렇게 얻어진 통찰은 논객과 대중에게 매개되어, 그들로 하여금 매 순간, 매순간 판단을 하는 데에 적용하는 기준이 되어줍니다..

 

#35 따라서 누군가 반지식인 선동을 한다면, 일단 그 사람을 의심하세요. 열정을 위해 논리를 버리지 마세요. 논리를 열정으로 추동하세요.ㅜ. 

 

#36 가령 대선과 같은 커다란 계기를 앞두고 진보-보수 간에 이 문제로 싸움이 붙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됐을까요? 보나마나 참패겠죠. 그래서 논쟁에 들어갈 때는 프레임 설정부터 하고 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머리를 써야 해요.. 

 

#36 논리의 기관총은 뜨거운 가슴이라고 비껴가 주지 않습니다. 꼽더라도..... 그냥 총선/대선 앞두고 좋은 훈련 했다고 생각하세요..

 

 

3. 법사회학자/법철학자 홍성수의 트윗[http://chirpstory.com/li/3734/(@sungsooh]

 

 

1)진중권씨가 BBK/정봉주 관련해서 논쟁을 벌였는데, 재밌게 봤습니다. 일단, 검찰을 만만히 보면 안됩니다. 검찰은 종종  황당무계한 소설을 쓰지만, 논리(?)를 개발하는데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입니다(바보가아님..;;)

 

2)그런 검찰의 수사결과를 놓고 비판하려면 철저해야 합니다. BBK문제에 대한 비판도 검찰의 논리를 뛰어 넘어려고 해야지,  대충 의혹 몇가지 가지고 감정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식으로는 실익이 없습니다.

 

3)예컨대, BBK 동영상은 (검찰 말대로) 결정적 근거가 못됩니다. 4년 동안 대통령님의 과장법은 잘 보셨잖아요? 소유주가 아니어도 그 정도 과장은 충분히 하실 분입니다.(물론 그 동영상은 의심의 계기로는 중요한 자료지요)

 

4)많은 의혹이 남아 있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는 한 이 문제는 일단 덮어두는게 맞다고 봅니다. 의혹이 해소되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그렇단 얘깁니다.

 

5)하지만 천하의 진중권도 몇가지 허점을..;;. 이번 소송은 허위사실 유포죄 소송이죠. 정봉주 변호인의 입장에선 정봉주의 진술이  설사 '허위'라고 해도, 정봉주는 '허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건 소송전략상 당연한 겁니다.

 

6)그런 변호전략이 법정밖에서 보기엔 좀 궁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소송전략상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일단 허위사실유포죄 무죄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당연한 겁니다. 그걸 가지고 '정봉주는 허위임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하면 곤란하죠.

 

7)진중권씨가 입증책임이 정봉주씨에게 있다는 것은 소송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신듯. 이번 소송은 BBK실체를 밝히는 소송이 아니구요. 검찰이 정봉주씨를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하고자 하는 형사소송이었기 때문에 입증책임은 검찰에 있습니다.

 

8)검찰은 정봉주의 발언이 '허위라는 것', '허위의 인식'이 있다는 것을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한 검찰의 입증이 허술했는데도, 법원이 유죄판결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입장입니다.

 

9)저도 나꼼수 즐겨 듣고, 그들의 열정을 존경하지만, 진중권씨 얘기도 귀를 기울여보는게 좋다고 봅니다. BBK를 더 파는게 좋은  방향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계속 하실 분들은 일단 휴전하고 확실한 한 방을 찾는데 주력하는게 좋을듯하구요.

 

 

--------2차 최종 지금부터는 홍성수교수(@sungsooh)의 트윗-----------

 

1.어제 트위터 타임라인이 '초토화'되는 걸 보면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문약한 먹물인지라   험한 토론을 잘 견디질 못합니다...;; 그냥 조용히 책이나 읽고 논문이나 쓰는 게 체질에 맞는 듯 합니다^^;;

 

2.그래도(본의 아니게)제가 벌인 일이니 정리는 해야겠죠. 판결의 논리중 두가지만 문제 삼아 보겠습니다.    트위터에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지만, 길어도 양해 바랍니다..

 

3.먼저 '허위사실'에 대한 판결문의 일부입니다.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 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할 수 없다. 검사가 그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할 의무를 부담한다." 검사의 입증책임을 확인한 부분이죠.

 

4.그런데 이어서 좀 다른 내용이 나옵니다. "의혹제기자는 사실에 대한 소명자료 제시의 부담을 지고, 검사는 그것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을 증명할 수 있다. 허위성이 증명되면 허위 사실공표를 한 것으로 인정된다"

 

5.일견 모순되는 내용이라 판결문의 입장이 불분명하지만, "검사에게 입증책임이 있다는게 '원칙'이고, 그 '구체적 방법'은 의혹제기자가 소명자료를 제시하고, 검사가 그것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정도로 저는 해석합니다.

 

6.아무튼 대법원은 입증책임을 사실상 정봉주에게 돌려 버렸고. 따라서, 정봉주가 소명자료를 제시 했어야 했는데, 법원은 그 자료가 검찰에 의해서 성공적으로 탄핵되었다고 봅니다. 결국 정봉주의 발언은 '허위'라는 것이 인정되어 버린거죠.

 

7.그런데, 이렇게 입증책임을 의혹제기자가 지게되면 자유로운 의혹제기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아직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는 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확증되지 않은 발언이 검증되는 과정이 민주주의고 선거이구요.

 

8.판결문처럼 의혹제기자가 소명하라고 해버리면,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약될 수밖에 없습니다. 입증책임을 의혹제기자에게 돌리면, 우리는 검증되기 전까진 아무 말도 못하고, 국가기관이 결정한 '팩트'에 도전할 수도 없습니다.

 

9.여기까지 결론: 허위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가 져야하고, 검사가 그 입증에 실패하면 무죄판결하는게 맞음. 따라서 입증책임을  피고에게 돌리는 법원의 입장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됨.

 

10.다음 논점. 설사 정봉주 발언이 '허위'라고 해도 무조건 처벌되는건 아닙니다. 판결문부터 보시죠.

   "근거없는 의혹제기여도 진실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엔 허용된다. 심지어 나중에 그 의혹이 허위로 밝혀져도 벌할 수 없다"

 

11.좋은 대목이네요. 그런데 법원은 정봉주의 발언이 위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죠. 즉, 정봉주의 발언은 '진실인 것으로 믿을 상당한 이유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즉, 본인 발언이 허위일 가능성을 알면서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거구요.

 

12.그런데 과연 정봉주씨는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 얘기한 것일까요? 그 양반 스타일 아시죠?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거.;; 게다가 정봉주씨가 발언할 당시에는 특검도 하기 전이었습니다. 국회가 특검 왜 했죠?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어서  아니었던가요?

 

13.국회도 검찰 수사결과를 믿을수 없다는 이유로 특검하기로 의결했는데, 국회의원 정봉주는 검찰 수사 못믿겠다고

의혹제기하면 안되나요? 국회가 공식적으로 의혹제가하면 괜찬고, 정봉주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감옥행?

 

14.이런 상황을 두고"정봉주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은 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허위를 말했다"고 할 수 있나요?     오히려 정봉주는 사실임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판결이 이런 상식적인 논리에 배치되니까 황당한 겁니다.

 

15.다른 논점도 있는데, 일단 BBK실체에 대해선 굳이 따질 필요 없다고 봅니다. 확실한 물증 나오면 그 때 또 얘기하면 됩니다. 정봉주 구금 건은 철저하게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점으로 싸워야 한다고 봅니다.

 

16.정봉주 유죄판결은 한국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문제에 대한 시금석이 되는 중요한 판결입니다.   저는 법원이 매우 퇴행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봅니다. 이 정도 발언으로 처벌된다는 것은 세계적인 웃음거리밖에 안됩니다.

 

17.악의적인 허위사실유포가 아닌 이상, 사회의 자정능력을 믿어야 합니다. 저번 선거 때 박원순에 대한 허무맹랑한 문제제기가 어떻게 되었나 보세요? 왠만한 의혹 다 걸러졌고 선거에서도 이기지 않았습니까?

 

18.어제 논쟁하고 이어보면, 이번 판결은 진중권 선생의 평소 자유주의적 지향에 비춰 봤을 때 대단히 문제가 많은 판결입니다. 진 선생이 유죄 판결 자체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은 잘 이해가 가지 않네요.

 

19.진 선생(@unheim)은 이렇게 물으시더군요 "한나라당이 또라이를 내세워 문재인을 같은 수준으로 물고 늘어진다면, 과연 그걸 용납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정봉주건과 같은 수준이라면 법정이 이니라 정치적으로 다퉈야 한다고 봅니다.

 

20.진 선생 생각처럼 모든 사람들이 '진영논리'로만 싸우는 건 아닙니다. 저는 법사회학/법철학 연구자로서, 이런 류의 사안이  '법정'에 오르는 것 자체에 매우 부정적입니다. 좌파건 우파건 다 마찬가지구요.

 

21.정봉주 사건이 법정에 갔다는것 자체가 우리 정치문화의 후진성을 보여준다고 보구요. 마찬가지로, 정봉주-주진우가 나경원을 맞고소한 것에도 비판적입니다. 박근혜 고소한 것도 소 취하를 권하고 싶구요.

 

22.정치문제를 자꾸 법으로 가져가면 정치영역이 좁아지고, 법에도 과부하가 걸립니다. 괘씸하고 화도 나겠지만, 법에 기대지말고  정치적으로 싸워야지, 상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소송을 제기해서 되겠습니까?

 

23.물론 진 선생께서, BBK문제와 정봉주 판결 등에 대한 일부 나꼼수팬들의 맹목적 지지에 '경종'을 올리려고 한 '취지'는 저도 동감합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BBK문제는 확실한 근거 찾고 나서 다시 야기하는게 전략적으로 맞다고 봅니다.

 

24.마지막으로, 지금 인권활동가/학자들이 모여서 '표현의 자유 보고서'를 발간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저도 참여하고 있구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쟁점을 망라한 종합 보고서가 곧 나옵니다.(제 분량 집필하느라 지금 밤샜습니다.ㅋ)

 

25.'표현의 자유 보고서'!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나중에 꼭 읽어 봐주십시오. 경제,복지,환경 다 중요한 이슈지만,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사회에선 다 언감생심입니다. 표현의 자유에대한 관심을 부탁드리면서 이만 맺습니다.

 


 

4. 박경신 교수 기고문[http://www.peoplepower21.org/859592]

 

정봉주와 BBK, 이명박 그리고 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에 ‘허위’라는 판시가 없다 - 선거에서 진실을 추방하다

 

정봉주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죄도 명예훼손죄와 마찬가지로 허위에 대한 규제이며 나는 다른 허위규제와 마찬가지로 허위에 대한 입증책임이 왜곡되어 있다고 본다. 즉 허위여부를 판시하기 전에 발화자의 성실성 즉 ‘말한 사람이 자신의 말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있는가’ 판단을 먼저 하거나 그러한 성실성 판단 만으로 사건을 종결짓는다. 나는 이러한 입증책임의 왜곡은 전적으로 판사들이 형법 제307조 제1항 진실적시명예훼손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명예훼손에서 진실이든 허위이든 법적 책임을 부과할 수 있으니 재판의 포커스가 허위 여부가 아니라 발화자의 성실성이 되어 버린다. 이런 태도는 공직선거법상 허위규제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봉주 판결문에서 그 논리는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우선 대법원은 허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검사가 가지고 있음을 확정적으로 말한다.

 

“공직선거법 제250조제2항 소정의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검사가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것이 필요하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위 죄가 성립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그 증명책임의 부담을 결정함에 있어 어느 사실이 적극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은 물론이고 어느 사실의 부존재 사실의 증명이라도 특정기간과 장소에서의 특정행위의 부존재 사실에 관한 것이라면 여전히 적극적 당사자인 검사가 그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03.11.28 선고 2003도5279 판결, 대법원 2004.2.26. 선고 99도5190판결, 대법원 2006.11.10. 선고 2005도6375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의 논리 모순

 

게다가 다음과 같이 선거에서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까지 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이고 그것이 선거과정에서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공직담당 적격을 검증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중요한 일이므로 그 적격검증을 위한 언론의 자유도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후보자에게 위법이나 부도덕함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허용되어야 하며, 공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 하여 그에 대한 의혹의 제기가 쉽게 봉쇄되어서는 아니된다.”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죄 재판에서는 더욱더 허위입증책임을 검사가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바로 뒤에, 위 두 문단에 할애된 종이가 아까울 정도의 법리 전개가 나온다.

 

“한편, 근거가 박약한 의혹의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비록 나중에 그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잠시나마 후보자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임박한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하는 중대한 결과가 야기되고 이는 오히려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후보자의 비리 등에 관한 의혹의 제기는 비록 그것이 공직 적격 여부의 검증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고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어야 하며, 그러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하여 이를 벌할 수 없다 (대법원 2003.2.20 선고 2001도613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7.13. 선고 2007도2879 판결 등 참조)

 

위의 문단을 잘 읽어보면 ‘근거가 박약한 의혹제기는. . .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한다’고 한다. 얼핏 문제없어 보이는 문장이지만 심각한 오류가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허위에 오도되는 것이지 ‘근거의 박약’에 오도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허위’라는 중요한 요소를 빼놓고 발화자의 성실성 만을 문제삼고 있다.

 

비리의 가벌성과 비리행위자의 권력이 강할수록 비리의 비밀성은 더 높을 것이고 비밀리에 저질러진 비리일수록 의혹제기자가 접한 근거는 박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비리에 연루된 자가 중요한 선거의 후보자일 때 근거가 박약할수록 의혹제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선거 때는 심각한 비리일수록 의혹제기를 하지 말라는 명령과 같다.

 

 

 

선거 때는 심각한 비리일수록 의혹제기를 하지 말라?

 

혹자는 위 문단이 ‘허위인 경우에만 그러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문단이라고 선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로 뒤의 문단을 읽어보면 그런 희망적 해석은 불가능함을 알 수 없다.

 

허위사실공표죄에 있어서 의혹을 받을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 의혹을 받을 사실이 존재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검사는 제시된 그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서의 증명을 할 수 있다. 이 때 제시하여야 할 소명자료는 위 법리에 비추어 단순히 소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허위성에 관한 검사의 증명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은 갖추어야 하며, 이러한 소명자료의 제시가 없거나 제시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에는 허위사실 공표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대법원 2005.7.22. 선고 2005도2627 판결, 대법원 2009.3.12. 선고 2008도11743 판결 등 참조) (편자 주 - 같은 취지의 내용이 위에서 강조된 200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나와 있음.)

 

대법원은 놀랍게도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서 허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결국 의혹제기자에게 전환시켜 버렸던 것이다. 의혹제기자에게 의혹이 진실임을 소명할 의무를 부과하고 검사가 이를 탄핵하기만 하면 허위사실공표죄 유죄판결이 내려진다. 검사는 허위임을 직접 입증할 필요가 없이 의혹제기자가 제시한 근거를 탄핵만 하면 된다. 대법원이 이런 기준으로 원심과 항소심의 사실판단을 수긍하였기 때문에 필자는 정봉주의 대법원 유죄판결에 ‘허위에 대한 판시가 없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원심판결과 그 채택증거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제시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반면 피고인이 직접적인 표현 방법 또는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 방법으로 공표한 ‘이명박 후보자가 허위사실공표죄에 ‘허위’라는 판시가 없다 - 선거에서 진실을 추방하다 김경준과 공모하여 주가조작 및 횡령을 하였다는 사실’, ‘이명박 후보자가 BBK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 허위임이 증명되었으며, 피고인의 이명박 후보자에 관한 의혹제기가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근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허위사실공표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필요한 ‘허위의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혹자들은 말한다.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의혹제기를 신중하게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헤서 허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전환한다는 것은 ‘진실이라도 증거가 없다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것이 되고 결국 선거를 진실에 있어서 궁핍하게 만들 뿐이다.

 

선거는 진실의 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고 긴절한 시점이라는 것에 필자도 동의한다. 하지만 진실의 추구가 그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의혹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을 가장 잘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빛 속으로 걸어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가 BBK주가조작 여부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가장 많은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겠는가? 바로 이명박을 포함한 BBK관련자들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진실을 밝힐 동기가 전혀 없다. 결백하다면 결백하니 밝힐 이유가 없고 잘못을 했다면 더욱 밝히길 거부할 것이다. 이들이 침묵을 포기하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타인들이 침묵의 장막을 뚫고 나온 미미한 단서에 근거해서라도 의혹을 제기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입증책임을 바꿔서라도 의혹제기를 힘들게 하지 않으면 ‘선거판에서 흑색선전이 난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걱정을 가장 잘 해소하는 방법이 바로 가장 의혹을 쉽게 해명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해명할 수 밖에 없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를 포함한 대부분의 명예훼손성 허위규제에서 진위를 잘 밝힐 수 있는 사람은 항상 말의 대상이 된 사람이다.

 

물론 “A는 X를 했다”라는 의혹제기에 답하기 위해서는 “A는 X를 하지 않았다”라는 소극명제를 입증해야 하고 이게 만만치가 않다. 누군가 무턱대고 “박경신이 호스트바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의혹제기를 하면 나도 당장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입증하기 쉬운 사람은 결국은 A일 수밖에 없고 박경신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법원들도 수십년 수백년을 걸쳐 실험을 해보다가 결국에는 검찰이 입증책임을 지는 것으로 확정하였고 우리 대법원도 일반론으로는 검찰이 입증책임을 가져야 함을 호기롭게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아랫것들" 처벌하기 위해 만든 법

 

그런데 그 호기가 선거법에서는 흔적없이 사라져 2003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고 이상훈 대법관은 이를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판례 하에서는 BBK관련자들은 침묵을 지키는 것이 백번 유리하다. 허위사실공표죄를 수사하는 검사도 의혹제기자의 근거가 충분했는지만 조사하면 되지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당연히 의혹제기자는 백번 불리하다. 그럼 진실은 누가 밝히는가? 선거에서 진실이 간절하다면서 도리어 진실을 위한 투쟁이 선거판에서 추방되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해도 누군가 자신에게 근거없는 의혹제기를 할까봐 밤잠을 못 주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왜 내가 “호스트바에서 일한 적이 없다”는 추정으로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가? 고려대 교수라서? 특정 대학 출신이라서? 외관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것부터가 위선이고 편견이다. 나아가 모두가 ‘나는 소수가 아니다’는 추정 속에 살려는 욕망이 바로 소수에 대한 차별의 토양이다. 그래서 모든 차별은 원래 자기증오인 것이다. 그리고 이 자기증오 속에서 명예훼손죄 모욕죄는 태어났다. 이 법들이 모두 사회적 강자들이 자신의 지위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지 않는 "아랫것"들을 처벌하기 위해 시작된 법임은 역사적 사실이다.

 

 

선거에서 진실을 추방한 자들, 편히 주무시길 ?!

 

명예는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지 전제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 의혹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바쁘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아무도 그런 주장을 믿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오늘도 편히 잠을 잔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마음껏 몰아세울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에 나는 편히 잠을 잔다. 대한민국에서는 모 의원이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해서 근거없는 주장을 했다가 당한 돌팔매질 못지않은 비판의 자유가 허용된다는 사실에 나는 편히 잠을 잔다. 물론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호스트바종업원과 같은 소수의 한 명(아니 강간범이라도 마찬가지이다)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받는 것 자체를 끔찍하게 여길 정도로 나 스스로 ‘완벽한 다수’라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편히 잠잔다. 그런 두려움에 잠을 못 주무시고 명예훼손죄 모욕죄를 사수하고 또 그것도 모자라서 공직선거법에서는 허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전환시켜서 ‘증거가 없으면 침묵하라’는 법리로 정봉주를 감옥에 넣고 "선거에서 진실을 추방한 분들", 편히 주무시길.

 

* 이 글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5. 김남희 변호사 기고문[http://www.peoplepower21.org/862471]

 

 

정봉주 판결문을 꼼꼼하게 읽고 나서

 

정봉주 유죄판결문을 꼼꼼하게 읽고 나서

-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너무나 비굴한 판결

 

 


1,2,3심을 모두 합치면 8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정봉주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판결문을 모두 정독했다. BBK 사건,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의 관계, 정봉주를 비롯한 민주당의 의혹제기, 대통령 선거 전후의 급박한 정치적 상황과 특검의 수사발표까지, 한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다. 그러나 판결문을 전부 읽고 난 소감은 한 마디로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것이다. 판결이 얼마나 정치적일 수 있는지, 얼마나 정권의 눈치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 법률적 쟁점은 차치하고, 법원의 사실판단과 그에 대한 근거가 너무나 비약적이고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이 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정봉주의 범죄사실을 꼼꼼히 보자. 정봉주 전 의원이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은 이명박 당시 후보자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이명박 후보자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정봉주가 공표했다고 인정된 허위사실은 ① 박 변호사(이명박 대통령을 변호하다가 사임한 사람)의 사임이유에 대한 추측성 진술, ② 2001. 5.경 김백준(이명박 측근)의 계좌에 98억원이 들어왔다가 김경준의 주가조작 범행에 동원된 페이퍼컴퍼니에 빌려준 것으로 보아 이명박 후보자의 (김경준과의) 2001. 4. 경 결별선언은 거짓이라는 주장, ③ 이명박 후보자가 2001. 7.자 세금계산서에 LKe(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이 설립했던 회사) 대표이사로 기재된 점 등에 비추어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의 2001. 4.경 결별선언은 거짓말이라는 주장, ④ (BBK는 100% 이명박의 소유라는 취지의) 김경준의 자필메모를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 발언, 이렇게 4가지 점이다. 위 발언 하나하나를 아무리 뜯어봐도 정봉주가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다는 법원의 판단이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①번 발언을 보면, 정봉주는 기자에게 “박변호사가 본인이 자료를 확인한 후 이명박 후보자가 기소될 수 있는 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이게 어디가 ‘허위’이고, 어디가 ‘사실의 공표’냐. 아무리 읽어봐도 추측과 의견으로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또 ④번 발언은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인데, 이 발언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라고 판단한 법원의 판단은 기가 막힐 정도다. ②번과 ③번 발언 역시 김백준의 계좌(검찰의 증거조사 결과 이 계좌는 김백준의 개인계좌가 아닌 ‘김백준 이비케이증권 님’ 명의의 계좌임이 밝혀졌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정봉주의 위 발언 이후에 밝혀진 것이다)가 존재하고 돈이 오고간 사실,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세금계산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 대표이사 명함, 이명박 대통령의 광운대 강연(“(주어생략) BBK를 설립했다”는 유명한 내용) 등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위 증거들은 법원도 모두 그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것들이다)를 근거로 한 발언으로, 허위가 아니거나 (설사 위 일부 내용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발언 당시에 정봉주는 위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정말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우선, 정봉주가 자신의 공표사실이 허위라는 것에 대해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그 근거로 “김경준을 직접 만나서 확인을 하지 않았고”, 나경원 의원이 이미 그 점에 대하여 해명했거나, 한나라당에서 반박 보도자료를 낸 점을 들고 있다(2심 판결문 24면 이하). 아니 이게 뭔가. 미국에 도피했다가 잡혀서 한국으로 대통령 선거 한 달 전에 송환되서 감옥에 있는 공범자 김경준을 면회가서 확인을 받았어야 한다고? 게다가 자기당 대통령 후보자를 옹호하는 한나라당 의원 말을 그대로 믿었어야 한다는 것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판단이다.


더 나아가, 법원은 정봉주가 자기 주장을 진실이라고 믿은데 상당한 이유가 없다고 하면서 그 근거로 “특정한 공직 후보자의 범죄 혐의 등과 관련한 의혹의 제기는 원칙적으로 수사 및 재판의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공적 기관의 보완적 역할에 그쳐야 하고, 공적 기관의 판단은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인 점을 들고 있다(2심 판결문 32면). 한 마디로, 검찰이 수사하고 발표할 때까지 다른 사람은 감히 나서지 말고, 검찰의 수사를 믿으라는 거다.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신뢰할만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기관이었나?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범죄자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특검의 수사결과는 대통령 선거 2달 뒤에 나왔다) 검찰이 집권당 후보자의 혐의를 수사하라고 내버려두고 의혹제기도 하면 안된다는 것인가? 국가기관의 오만함과 권위의식이 그대로 읽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게다가 법원이 정봉주의 주장이 허위라고 인정한 증거들은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특검의 수사결과물들로, 정봉주의 의혹제기 시에는 밝혀지지도 않은 것들이다. 법원의 판단이 너무나 정치적이고 비굴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징역 1년이라는 가혹한 형량의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1심 법원은(양형에 대해서는 2심, 3심 법원은 모두 판단하지 않았다) 양형이유로 “이명박 후보자 본인의 개인적인 인격권은 물론 유권자들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중대”하고, 정봉주가 제시한 소명자료가 “해명이나 반대증거의 내용과 비교하여 볼 때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근거가 박약한 것이고, 확인절차를 소홀히 하였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 윤리적, 법적 문제가 있는 후보자가 당선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의 심각성과 긴급성, 아직까지도 모두가 납득할만큼 명백하게 해명되지 않은 BBK 사건의 전모, 누구든지 의혹제기하기 충분할만한 다양하고 객관적인 증거들(세금계산서, 명함, 광운대 발언, 김경준의 자필메모 등)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그 당시 상황이나 증거들을 보면 설사 나중에 허위임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해도, 의혹제기 자체는 정당했다고 평가할 만한 것인데도, 이를 징역 1년을 선고한 것은 정권의 눈치보기라고 밖에 평가할 수가 없다. 게다가 정봉주 등의 의혹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는가. 도대체 정봉주의 발언이 이명박 대통령의 인격권과 유권자들의 판단에 어떠한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지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대법원 판결문은 기존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2심의 판단이 모두 정당하다고 재확인하는 내용인데,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가 그 당시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사후에 그 의혹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벌할 수 없다는 판례를 언급하면서(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도2879 판결 등), 정봉주가 의혹제기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는 원심판결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한 것은 아쉬움이 강하게 든다.

 

법원의 판단을 이해해보려고, 다른 자료들은 참고하지 않고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나 증거만을 꼼꼼히 읽어보았지만, 여전히 이해도 납득도 가지 않는다. 과연 법원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기관인가. 법원의 중립성에 관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판결이다. 


김남희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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