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내가 듣고 있는 Magic Tree House CD.  

최근에 들은 건 <<Vacation Under The Volcano>>.  
Master Librarian이 된 잭과 애니가 첫 임무로 폼페이에 가서, 라틴어로 된 책을 가져오는 이야기이다.  

이 시리즈 전체가 그렇듯이, 이번 이야기에서도 폼페이의 화산 폭발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주 소재로 하면서, 당시의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잘 버무려 놓았다.   덕분에 나는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들을 새롭게(새삼 ^^) 알게 되어, 책을 '듣는' 내내 '아, 그렇구나', '진짜?', '오호~'를 연발하였다. (참, 마음에 드는 책일세~)  

튜닉이다~ (가사 책에서 처음 튜닉을 봤을 때 참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 )
폼페이가 휴양도시였구나, 그 당시에도 시장이 발달해 있었네,
당시에는 예언자의 이야기를 믿었다는데 맞는 이야기도 꽤 있었을거야, 
브루터스의 별장이 폼페이에 있었다구?(진짜?), 폼페이에서 화산이 폭발한 게 브루터스 시대구나,
당시에는 종이가 없고 파피루스에 적어 두루마리로 만든 게 책이었지 ... 이런 말들을 속으로 하면서 말이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폼페이의 화산 이야기.
폼페이를 덮친 건 용암이 아니라 화산쇄설물이란다.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에는 용암이 없었다는데 ... 그럼, 내가 어렸을 때 본 폼페이 이야기들에서, 용암이 흘러내리고 그 용암을 뒤로 하고 도망치며 아우성치는 사람들 그림은 잘못된 거네. 아,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이어 또다시 새로운 충격이다.  

용이에게 베수비우스 화산 이야기를 했더니 ...

"예, 거긴 용암이 흘러내린 화산이 아니래요. 화산재가 덮쳤으니까 폼페이에서 사람들 모습이 그대로 발굴될 수 있었겠지요. 용암이었으면 그 모습 그대로 유지가 안되지 않았을까요?"란다.
"폼페이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죽은 건 유황가스 때문이었을 거래요."라는 말도 덧붙이며. (오호, 네가 엄마보다 낫다. ^^;)  

<<로마 미스터리>>에서 읽은 이야기라고 한다. ^^ (이 책은 또 언제 읽은거야? 이제는 아이가 읽는 책을 따라가기는 힘들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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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교과서의 첫 단원에 나오는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 지금 생각하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내용인데, 학교 다닐 때에는 그 얘기들이 어찌나 재미없고 번번이 헷갈리던지 ... ^^;  

요즘 첫째 아이의 어깨 너머로 <<한국생활사박물관 1 >>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이런 책을 봤더라면 국사를 훨씬 재미있게 여기고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야외전시, 특별전시실, 가상체험실의 순서로, 실감나는 그림, 친절한 설명, 세세한 유물 사진과 함께 구석기, 신석기의 생활을 보여주는데, 어찌나 생생한지 정말로 잘 만들어진, 살아있는 박물관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아이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엄마, 정말로 이런 박물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하는 걸 보면 나와 생각이 같은 모양이다. ^^

더 마음에 드는 점은, 전문가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독자가 여러 가지 생각해 볼 거리를 제시해 준다는 점. 이제 5학년이 될 첫째 아이가 오늘 내게 던진 질문은 "도구로 시대를 구분하는 데에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요?"였다.  

내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쓴 글 ... 

   
 

도구를 이용한 구분법이 모두 옳은 것인가? (초등 4, 용이 독후감)

우리는 역사를 문자로 남긴 역사시대와 그 전인 선사시대로 나눈다. 이 때 역사시대의 고대에 해당하는 부분과 선사시대를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로 도구를 이용하여 구분하였다. 이것은 톰센이라는 고고학자가 생각해낸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 구분법에 이의가 있다. 왜냐하면 석기시대를 제외하고(는) 청동기 시대에 청동기가 보편화되지 않고 철기시대에 이르러서야 보편화되었고, 마찬가지로 철기시대에 철기는 지배층만 가지다가 이후에야 보편화되었다.  

나는 이에 경제구조에 따른 역사 구분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결론에 대해서는, 아이 스스로도 뭔가 석연치 않단다. 그럼, 역사 공부를 좀더 하면 다른 구분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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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0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이의 생각 바탕은 늘 깜딱깜딱 놀라게 만들어요. 이 어린이가 자라서 바라볼, 또 바꿔갈 세상이 기대되어요.

bookJourney 2009-02-06 17:42   좋아요 0 | URL
아이의 생각이 듣다 보면 저도 깜짝 놀라곤 해요. (나는야 고슴도치엄마~~ ^^*)
계속 바르게 자라주어야 할텐데~ 우리 아이들에게는 힘겹지 않은,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남겨주어야 할텐데~ 최소한, 아이들이 바꿔갈 세상이 너무 험난하지 않아야 할텐데~ 너무 힘들어서 그냥 타협해버리지 않아야 할텐데~ 이런 것들이 늘 고민이지요. ^^

프레이야 2009-02-05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지요. 용이가 4학년이면 우리집 작은딸이랑 동학년이네요.
독후감이 무척 창의적이고 비판적이네요.

bookJourney 2009-02-06 17:44   좋아요 0 | URL
인사는 못드리고 님의 서재 눈팅만 했었는데 글 남겨주셨네요. 반가워요. ^^*
아, 님의 둘째 아이도 같은 학년이군요. 일부러 독촉하지 않으면, 색다른 글을 가끔 쓰더라구요. ^^

순오기 2009-02-06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도구로 시대 구분을 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다니, 역시 용이는 나보다 한수 위!!

bookJourney 2009-02-06 17:4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생각은, 종종 어른들의 생각을 넘어서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들을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하는데, 자꾸 잊어버리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2-06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용이는 정말 훌륭하게 독서를 하고 있네요. 충분히 이해하고 의문을 가지고.. 멋지다 ^^

bookJourney 2009-02-06 17:46   좋아요 0 | URL
호호, 감사합니다. 용이한테 님의 말씀 전할게요. 무척 쑥스러워하면서도 좋아할 거에요. ^^*

미설 2009-02-0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아이들 역사책 보면서 저 어릴 적 생각을 많이 해요. 이런 책을 조금만 읽었더라도 국사가 그렇게 어렵게 여겨지진 않았을텐데 싶어 말이에요..

bookJourney 2009-02-06 17:47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국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국어나 철학 같은 것들도 같은 생각이 든답니다. ^^;
 

아이와 내가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 느낀 점과 기억에 남는 점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Day of The Dragon-King >>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진시황이 불태운 것이 종이 책이 아니라 대나무 책이었다는 게 마냥 신기했는데, 용이는 이 책의 여러 가지가 모두 신기했던 모양이다.   

 

[초등 4, 용이 독후감]  

나는 이 책을 통해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고 났을 때 그 당시의 사람들은 이미 누에를 치면서 비단실을 짜는 법을 알고 있었고, 기원전에 학자들은 학문을 연구하여 그것을 대나무에 기록하였다는 것에 놀랐다.  

나는 '진시황이 책의 힘을 얼마나 두려워했으면 책을 다 태워버리라는 명령을 내렸을까' 생각했다. 

또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고, 이집트의 피라미드 못지 않은 엄청난 무덤을 만들었으니, 그의 힘에 관하여 엄청나게 놀랐다.  

그런데 이야기에서 견우와 직녀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인지 아니면 작가가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알고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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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2-0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견우와 직녀' 이야기가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온 이야기? 나도 궁금해진다. 찾아봐야지!

바람돌이 2009-02-0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속에서 궁금한 것들을 찾아내는 용이의 능력 대단하네요. 이런 궁금증이 용이를 부쩍 부쩍 크게 하겠지요? 근데 견우 직녀 얘기가 중국에도 있다 저도 처음 듣네요. 궁금해져요. 설화란게 워낙에 비슷한게 세계 곳곳에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긴 한데 말이죠. ^^

bookJourney 2009-02-03 21:41   좋아요 0 | URL
책 읽으면서 떠오르는 모든 궁금한 것들을 제게 물어보는데요, 저는 이제 우물쭈물~ "이러저런 책을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는 식으로 넘기기가 일쑤에요. ^^;
중국에도 견우직녀랑 비슷한 설화가 있대요. 농경사회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고요~ ^^

행복희망꿈 2009-02-0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이가 책을 읽는 수준도 높지만, 대단한 관찰력이 있군요.
4학년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데요.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전 참 부럽네요. ㅎㅎㅎ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엄마만의 욕심일까요?

그럼, 용이가 올해 5학년이 되는건가요? 아님 4학년인가요?
저희 큰 딸아이는 올해 4학년이 되거든요.

bookJourney 2009-02-03 22:04   좋아요 0 | URL
저희 아이는 지금 4학년이에요. 이제 5학년이 되지요.
책 읽기 좋아하고,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하는 점은 다행이다 싶어요. ^^*
글쓰는 걸 조금만 더 좋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엄마의 욕심으로 시키는 것보다는 스스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냥 지켜보려고 해요. (요즘 세상에는 맞지 않는 자세라고 하더군요. ^^;)
책을 좋아하는 정도는 아이마다 다른 것 같아요. 님의 아이들도 책을 꽤 좋아할 것 같은데요 ...

소나무집 2009-02-0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탐구심이 같은 나이인 우리 딸보다 뛰어나요.
벌써 우리 아이들이 5학년이 되는군요.

bookJourney 2009-02-03 22:07   좋아요 0 | URL
예, 시간 참 빨리 흘러가요. 벌써 아이들이 5학년이 되네요~.
아이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다른 것 같아요. 님의 아이는 감수성이랑 창의적인 글쓰기 능력이 뛰어나던걸요~. 전, 저희 아들 녀석이 시 쓰는 것을 본 일이 없어요. ^^;
 

작년에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를 처음 보았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숲 속 수의사의 헌신과 노력에 대한 감탄, 생명에 대한 경외심, 숲 속 동물들의 사진으로 인한 평안, 어쩔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눈물과 안타까움, 이런 것들이 복잡하게 얽힌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좀더 크면 꼭 읽어보게 하리라 마음 먹고 있었는데 ... 우연히 이 책보다 좀더 짧고 아이들에게 맞는 책이 먼저 출판된 것을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 >>.  위의 책과 마찬가지로, 제목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용이가 이 책을 읽고는 짧게 기록을 남겼다.   

 

시련에도 불구하고 사람 품에 자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 야생동물 (초등 4, 용이 독후감)

이 동물병원은 한 사람이 야생동물을 치료해 준 것부터 시작된다. 그 뒤로 여러 야생동물들이 병원을 찾아왔다.  나는 야생동물하면 무서운 눈을 한 무시무시한 동물만 생각했지만 이 책의 사진을 보니 자신이 병원의 애완동물이라도 된 듯 하나같이 귀여웠다. 또 자연으로 내보낼 때 체계적으로 자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 뒤 자신이 살던 곳과 비슷한 곳에 풀어주는 것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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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2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는 우리집 옆지기가 아주 좋아할듯싶네요. 덕분에 좋은 책 얻어갑니다. ^^

bookJourney 2009-02-03 22:09   좋아요 0 | URL
지난 번에 새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는 페이퍼를 보고 놀랐어요. ^^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는 사진도, 글도 참 좋아요.

행복희망꿈 2009-02-0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이가 책을 참 좋아하는것 같아요.
이렇게 멋진 독후감을 쓸줄도 알고~ 넘 대단하네요.

bookJourney 2009-02-03 22:10   좋아요 0 | URL
거의 모든 종류의 책을 좋아해요. 엄마의 욕심으로는, 책 읽기 좋아하는 것의 1/3만큼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
 
겨울방학 권장 도서 (3, 4학년)

첫째 아이가 , 오며가며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려다 보더니 "방학이 시작될 때 받은 '겨울 방학 권장도서'에 있는 책들을 거의 다 읽었다"며 좋아했다.   

권장도서 중 하나인 <<까만 달걀>>을  읽고 남긴 아이의 기록 ...  

우리는 혼혈아를 '튀기'라고 놀려도 되는가?  (초등 4, 용이 독후감)

우리는 흔히 외국인이 오면 신기한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또 학교에서는 모습이 좀 다르다고 놀림 받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놀림 받는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것이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고 생김새도 다르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는 이렇게 자연스러운 일을 가지고 놀리기 전에 한 번쯤은 자신이 이렇게 되면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 다음에 행동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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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이의 생각이 정말 부쩍 부쩍... 우리 애들도 이렇게 커나가야 할텐데 말이죠. ^^

bookJourney 2009-02-03 22:14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생각이 커가는 것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죠?
지금도, 예린이랑 해아는 생각이 깊고 바르니, 부쩍부쩍 쑤욱쑥 생각이 커나갈 거에요. ^^

마노아 2009-02-0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용이의 생각을 못 따라가는 어른들이 너무 많아요ㅠ.ㅠ 얼마 전에 중고샵에서 이 책을 건졌답니다. 역시 좋은 책이었어요!

bookJourney 2009-02-03 22:18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 했던 바른 생각을 완전히 체화시켜야 어른이 되어서도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을 할텐데요 ...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