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이다.

떠나온 지 30년이 넘는 그 곳, 이제는 아는 이도 없는 그 곳이 왜 그리 그리웠을까?

힘들고 지칠 때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무, 구름다리, 언덕, 건물들 ...

 

 

 

아이들과 함께 한 짧은 여행길에, 살짝 길을 돌아 이 곳에 가자 했을 때,

엄마가 다니던 학교라며 이 나무 앞에 섰을 때,

우리 아이가 내게 한 말, "엄마, 여기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응,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이 나무가 참 보고 싶었어.

이 나무 나이가 100살이 다 되었단다.

여름에는 푸른 잎이 엄청나게 우거져서 커다란 그늘이 생겨."

 

"엄마, 저기 들어온 자동차요.
그냥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건물 뒤로 갔다가 금세 나가네요.

엄마처럼 여기가 보고 싶었나봐요."

 

 

 

"엄마, 저 뒤에는 뭐가 있어요?

저기도 보고 가요."

 

(무뚝뚝한 아이의 입에서 나온 속 깊은 소리에 고맙다는 말을 했던가?)

 

이 구름다리 뒤에 있는 건 꿈쉴메.

아이들의 꿈이 잠시 쉬어가는 언덕.

 

 

 

내가 그리워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hnine 2012-03-13 01:02   댓글달기 | URL
와, 저 정도 나무라면 나이가 저보다, 책세상님보다, 훨씬 많을 것 같은데요?
가까이에 저런 나무가 있으면 든든하고 위로도 되고, 그럴 것 같아요.
꿈쉴메라는 이름, 참 예쁘면서 또 아련합니다.

책세상 2012-03-15 19:58   URL
훨~씬 많지요. 학교만큼 나이가 먹었다고 했으니 90살이 넘어 이제 곧 100살이에요. ^^
어린 마음에도 저 나무가 든든했던지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더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꿈.쉴.메. 아련한 기억들이 많은 곳이에요. 이 곳을 만들고 이름 지으신 교장선생님은 제가 가장 뵙고 싶은 분...

순오기 2012-03-13 07:42   댓글달기 | URL
그 그리움~~~~~~ 나도 알아요.
내 모교에도 저보다 훠얼씬~~~~ 큰 벚나무가 교문에서 운동장 진입로까지 들어찼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없더라고요, 너무 늙어서 베어버렸대요.ㅜㅜ
그래도 다른 나무들이 크게 크게 자라고 있어 나쁘진 않았어요.
운동장 그네에 삼남매를 조르르 앉히고 그네도 밀어줬어요. 그때 그시절의 그리움이 물밀듯이....

책세상 2012-03-15 23:12   URL
저희 아이들은 정글짐과 평균대 위에서 놀았어요. 평균대 위에 똑바로 서지 못하는 게 놀라웠답니다. 저희 때는 평균대 위에 똑바로 서서 건너가고, 뛰어내리고 하는 게 문제 없었는데 말이에요. ^^

조선인 2012-03-13 08:32   댓글달기 | URL
전 지난 토요일에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를 쭈욱 걸어서 가봤어요. 2시간 남짓의 추억여행이 어찌나 서럽던지... 남아있는 게 없더라구요. 기억할 나무 한 그루조차 없는 게 그저 안타까웠습니다.

책세상 2012-03-15 23:14   URL
저런 ... 조선인님이 다니시던 학교도 이사를 했나요?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저 위의 학교는 오래 다닌 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모두 이사를 했어요. 심지어는 중학교에서 바라보던 경기전의 커다란 나무들도 많이 없어져서 ....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좀 속상하더라구요.

프레이야 2012-03-13 20:52   댓글달기 | URL
문득 저도 어릴 적 그 교정의 나무, 동산, 울타리를 덮던 장미넝쿨 그런 것들이 그리워지네요.^^

책세상 2012-03-15 23:16   URL
저희 아버지는 "네가 나이를 먹는구나. 그런 것들이 그리워지고..."라고 하시더군요. 그런 걸까요? ^^

2012-03-14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5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2-03-14 08:27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네이버 블로그에서 저의 모교 휘경초등학교를 방문한 어느 분의 포스팅을 보고 한 동안 추억에 잠겼었지요. 때마침 책세상님의 모교에 글을 다시 읽게 되네요.

책세상 2012-03-15 23:17   URL
예전엔 초등학교 때 친구, 초등학교 때 선생님을 찾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좀 의아해 했었는데, 이제는 이해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