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사진과 문장이 아름다운 여행에세이, 풍경의안쪽

《풍경의 안쪽>은 1999년 4월 첫술을 떠서 지금까지 중단없이 먹고 있는 제 ‘여행 밥‘의 중간 결과물입니다. 운이 좋아무수히 많은 곳들을 돌아다녔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마음이끌렸던 장소와 홀연히 마음의 빗장이 풀렸던 시간과 한순간마음이 일렁이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핍진하게 모았습니다. 문장을 짧게 쓰려 애썼고, 과도한 감상주의를 경계하고자 했으나 미진한 구석이 많습니다. ‘풍경의 안쪽에 가닿지 못한 안타까움은 앞으로 성취해야 할 작업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나아가고 나아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울울창창한 블랙포레스트에 며칠간 유하며 목격한 가장 신비로운 장면은 마지막 날 밤 홀연히 찾아왔다. 밤 10시가 살짝 넘은 시각. 눈꺼풀이 아직 무겁지 않아 객실 테라스로 나갔더니 불과 20분 전만 해도 실체를 어리비치지 않던 물안개가 어느 틈에 사부작사부작 피어올라 호수 위를 자욱하게 메우고 배후의 산등성이마저 휘감고 있었다. 비록 높낮이의 차이는 있지만 북유럽 오로라의 ‘커튼 퍼포먼스‘를 보는 듯했다. 하늘하늘한 밤안개와 총총한 별들이 힘을 합쳐 내뿜는광채 때문에 쉼 없이 옷깃을 파고드는 높바람 속에서도 커피한 잔을 다 마실 때까지 3층 테라스를 벗어날 수 없었다. 방으로 돌아와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었지만 방금 전 눈앞에 펼쳐진 환상곡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잠들 수 없었다. 맹렬하고도 적막한 밤이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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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은 자신의 진짜 소원이 뭔지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됐다. 그녀가 소망하는 건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동네 배달 음식은 어디가 맛있는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람, 할 일 없고 심심할 때 거울도안 보고 나가서 만날 수 있는 사람, 별거 아닌 물건을 사러 갈 때같이 가자고 청할 수 있는 사람, 시시껄렁한 농담을 할 때도 긴장할 필요 없는 사람, 할 얘기를 미리 외워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
별거 아닌 대화 속에 위안과 배려를 슬쩍 묻혀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꿈꿔왔다. 엄마가 말한 친구도, 바로 그런 사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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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애틋한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성취앱, 소원성취 고객센터를 찾는 각양각색의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힐링되는 소설!

어린시절 선택적 함구증에 걸려 친구하나 없던 소원은 불행히도 엄마마저 눈앞에서 사고로 잃게 된다. 어른이 되고도 외로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소원성취앱을 만들게 되는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소원을 이루어주게 되면서 스스로도 성장하는 이야기다.

각각의 손님들의 사연이 펼쳐질때도 흥미로운데 저마다의 소원에 딱 알맞는 소원앱 기능이 활약할때는 더 흥미진진하다. 악플을 폭탄이나 똥으로 만들어주거나 전화나 문자 응답을 대신해준다거나 하는 장치들이 억지스럽지가 않다. 게다가 스릴과 반전까지 있어 약간은 미스터리스릴러를 읽는 기분이다.

특히 천근만근 고기집 사장 한근만과 웹소설을 쓰는 작가 은보의 이야기 ‘대가를 치르는 유료인생‘은 따로 한편의 로맨스미스터리소설로 읽어도 될 정도다. 실재로 악플에 시달리는 일이 많은 누군가에게는 이 소원앱 기능이 꼭 필요할것도 같다. 길고양이를 데려다 아들처럼 돌보게된 지하실 남자의 이야기 ‘입만 열면 야옹야옹‘은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소원이 주인공인 책인데 각각의 손님들이 주인공이 되는 단편소설모음집 같은 책, 소원이 스스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위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희망적이다. 말못할 은밀한 소원이 있다면 소원성취 고객센터로 고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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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이다. 늘 궁금했는데 도통 소식을 몰랐던 사람의 책이라 너무 반가워서 얼른 책을 펼쳐본다.

김제동, 입만 열면 웃음을 주던 그가 8년만에 책을 냈다. 아니 표정만 봐도 웃음이 나던 그는 그동안 잘지냈을까? 어떤 일과를 보내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그는 강아지 탄이랑 함께 살며 살림도 하고 때때로 외로움에 쓸쓸해하다가 아이들을 만나 행복해하며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그냥 아무데나 펼쳐보면 된다.

말도 잘하는데 글도 참 잘쓰는 그, 맛없는 밥도 맛있게 먹는 방법을 터득한 그, 밥통이랑 제일 말을 많이 한다는 그, 스스로에게 맛있는 한술을 떠 먹인다는 그,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많은것을 배운다는 그, 모든 이들의 개별성을 응원한다는 그, 외로움당을 만들어야겠다는 그, 탄이와의 산책길이 늘 설렌다는 그, 나부터 챙기자며 어른이 되느라 애썼다고 다독여주는 김제동의 사람사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의 구성도 재밌다. 곳곳에 강아지 탄이와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또 강조하고 싶은 글을 굵고 크게 쓰거나 밑줄을 쳐서 한눈에 쏙 들어온다. 김제동의 수다처럼 지루할 틈이 없는 책이다. 뭣보다 김제동식 화법이 그대로 글속에 녹아들어 있어 글을 읽는데 그의 이야기가 들리는듯하다.

‘마음속 하늘에 별이 많아.
마음이 꽃밭 같은 밤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밥도 잘 챙겨 드세요!‘

‘다가오는 여러분의 열대야에
한줄기 소나기같은 안부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여름이시길, 좋은여름이시길, 좋은여름이시길‘

‘봄입니다.
꽃입니다.
당신입니다.‘

짤막하고 간결한 문장들이 마치 나에게 말을 건내는것만 같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고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준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게 좋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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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밌는 동화책,
도깨비가 주인인 문방구에
귀신 고양이라니 오싹하면서도 호기심이 듭니다.

옛날옛날 오랜옛날,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 내기를 걸어오던 도깨비,
이야기라면 아무거나 다 좋아해서 아무거나 도깨비라 불리던 도깨비가 시대가 점점 바뀌면서
사람들이 서로 대화도 없고 이야기도 사라지게 되자
인간세상에 내려와 문방구를 차립니다.
이름하야 아무거나 문방구!

엄마가 너무 할머니같아서 싫고,
어린 동생에게 다 뺏기는 것 같아서 밉고,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강아지팔자가 되고 싶고,
거절을 하지못해 자기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등등
세상 모든 아이들의 고민들,
아무거나 문방구에서 찾게 되는 물건들을 통해
고민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되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교훈적이며 감동적입니다.

또다른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슬기롭게 고민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무거나 문방구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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