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자 손녀는 정말 각별한 관계가 아닐까 싶어요. 자꾸 잔소리하게 되는 아들 딸과는 달리 그저 사랑만하시거든요. 그런 할머니의 요리책이라니 책 제목만으로도 괜히 뭉클해서 책장을 넘기며 감동을 받습니다.

지난 7월에 이미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의 요리책이에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할머니가 하나하나 정성껏 만들어주시던 요리를 할머니의 글과 레시피로 손녀가 정성껏 담았답니다. 할머니의 요리를 먹고 자란 손녀의 할머니 사랑도 함께 가득 담긴 책이에요. 이제 그 할머니를 더이상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남겨진 레시피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희망해봅니다.

처음 책장을 넘기면 할머니의 손글씨를 만나게 되는데 이순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나이 92세의 할머니의 삐뚤빼뚤해서 잘 못알아먹을거 같은 글씨지만 그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지거든요. 우리 할머니나 나이드신 엄마 세대들은 다 이런 글씨체를 가진거 같아요. 어려서부터 한글을 익히고 쓰지 못해 맞춘법도 받침도 틀린 글씨가 오히려 더 정감있게 다가옵니다.

할머니의 요리 레시피 목차를 보면 이게 무슨 요리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목차가 여럿 있어요. 대충 알아먹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게 되요.

할머니의 손녀 린이의 할머니와의 추억담도 감동적입니다. 할머니의 요리를 옆에서 지켜보거나 먹어본 사람의 실제 경험담이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할머니를 도와 칼질을 하거나 할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고 할머니 요리를 먹는 이야기등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무엇보다 늘 보아오던 총천연 칼라의 사진 요리책과는 아주아주 다른 일러스트 요리책이라 더 재밌습니다. 온갖 재료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그리고 다듬는 모습도 그리고 요리하는 과정도 모두 그려넣은 것이 정말 정성 가득입니다. 마치 컬러링을 해야할 거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요리책이에요.

할머니도 참 재미난 분이셨나봐요. 가끔은 한글 연습을 하시듯 글씨옆에 글씨를 쓰시도 가로쓰기 세로쓰기등 마음 내키시는대로 레시피를 쓰시던 자유로운 영혼이셨던 분인듯해요.

일러스트도 하나하나 참 재미집니다. 무말랭이를 하는 방법을 보니 한번쯤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구요 할머니만의 독특한 계란 반숙 요리, 만두, 오이지 도토리묵등도 꼭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에요. 일러스트만으로도 요리가 가능하다니 왜 대부분의 우리 요리책들은 그렇게 복잡하게 만드는걸까요?

할머니의 글이 쉽게 잘 다가오지 못한다는걸 알고 할머니의 글을 풀어 놓은 곳입니다. 그 한쪽편에 쓰여진 할머니의 글에 또 마음이 폭삭!

할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손녀의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담은 요리책을 보며 음식 솜씨 좋은 우리 엄마의 요리책도 하나쯤 만들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하네요. 아직 건강하실때!

요리를 하지 못하더라도 할머니의 요리책으로 감동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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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헤엄치듯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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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요리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미술에 대한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 책이 더 반가울수 있겠다.

줄리언반스의 맨부커상 수상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으며 사고가 남다르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 요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라는 책을 읽으며 요리초보거나 아니거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들을 하나도 보태거나 빼는거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어 줄리언 반스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미술 그림에 대한 아주 사적인 이야기라니 흥미가 간다.

목차를 쭉 먼저 살펴보게 되는건 아무래도 줄리언 반스식 사고인듯! 사적인 관심사를 먼저 찾아보려는 의도다. 뭐 사실 이런 책을 보는 즐거움이란 처음부터 쭉 읽어야 하는 소설과 달리 내가 읽고 싶은 것부터 찾아 읽을 수 있다는 거! 눈에 띄는 화가는 크루베, 마네, 세잔, 드가, 보나르, 마그리트, 프로이트가 있다. 나머지는 왜 들은 기억이 없는지 모르지만 무튼 유명한 화가려니 하고 생각하기로!

그렇게 목차를 살펴놓고도 소설을 읽듯 첫 화가의 그림 이야기를 읽고 마는 실수를 저지르다니! 이 또한 어쩔 수 없는게 요즘 늘 책을 첫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하거나 이런 평론같은 책의 경우 작가의 의도를 살피려 서문을 읽어서이다. 역시 줄리언 반스는 서문에서도 말이 많다. 자신의 집에 걸려있던 그림이나 피아노등으로 문화 예술 전반의 성장이 어떠했는지, 자신의 미술사적 지식이 어떤지를 이야기한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제리코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게 된다. 사실 그림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대부분 그림을 먼저 보여주고 시작하는데 줄리언 반스는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처음부터 불길한 징조를 보인 프리깃함! 그만 배가 좌초되어 뗏목을 만들어 탈출하지만 바다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 서로 다투고 싸우고 죽이고 사람을 먹는등등 사람이 죽음에 처하게 되면 보여주는 온갖 상황이 등장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만나고보니 분명 어디선가 본 그림이다. 이 한장의 그림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화가는 그 모든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그림에 담았다는게 놀랍다. 역시 줄리언 반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눈앞에 그려지듯 선명하다.

드가의 발레하는 소녀들의 그림을 보게 되면 그의 시선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늘 그녀들의 머리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구도! 그림의 모델을 했던 여자들의 이야기는 더 재미나다. 모델을 서는 내내 머리만 빗겨주고 있다니! 드가의 성적 취향이 어떻게 그림에 드러나는지 그의 삶이 어땠으며 그림에 숨은 뜻은 무엇인지 다양한 지식으로 자신만의 사적인 그림 보기를 설득시키는 묘한 매력을 가진 줄리언 반스의 글은 역시 읽는 재미가 있다.

˝미술은 단순히 삶의 전율을 포착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전율이다.˝

그림을 볼때 우리는 화가의 시선과 화풍등 학교시험에나 등장할거 같은 생각으로 그림을 보지 말자! 줄리언 반스식으로 때로는 경매장에서 낯부끄러운 그림을 경매한 자신의 일화를 이야기하고 화가의 삶이나 취향을 들여다보고 누군가의 이야기들을 끌어다가 그림을 다시 들여다 보자! 그림에서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의 전율이 전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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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니들을 아세요?
어릴적에 바늘에 실을 꿰어 틀에 넣었다 빼면 근사한 방석이 되는 스킬자수에 푹 빠졌던 적이 있어요. 어쩌면 스킬자수랑 비슷한 방식인듯 사뭇 다른 펀치니들은 고급자수가 아닐까 싶어요.

아마존 분야 베스트셀러 1위, 인스타 20만 팔로워가 열광한 ‘부쿠의 펀치 니들 소품‘의 근사한 작품을 한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근사한 쿠션에서 가방, 블랭킷, 멋진 러그까지 손쉽게 배울 수 있는 퍼치니들 소품들을 감각적인 화보와 친절한 설명으로 알려주구요 인테리어 팁까지 제공하는 책이에요. 책 자체도 무척 우아하고 멋져서 어디에 두어도 인테리어 소품이 되는거 같아요.

우선 펀치니들에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살핍니다. 니들에도 사용하는 뜨개실과 무게에 맞게 선택해야하구요 원단도 소품에 맞게, 수틀도 필요한데 캔버스틀을 이용하면 원하는 크기로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네요. 수틀 고정을 위해 스테이플러도 필요피구요 뜨개실도 다양한데 어떤 실이든 사용가능하답니다. 친절하게도 이 책은 수틀에 원단 씌우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실고르는 방법, 이미지 옮겨 그리는 방법, 펀창하기와 자수 놓는 방법도 알려주는데 아무래도 직접 해보거나 동영상을 보며 설명을 듣는게 좀 더 이해가 쉬울거 같아요. 스티치에는 자수스티치, 파일 스티치, 툴 파일스티치, 터프트 스티치를 소개하고 있네요. 또한 펀치니들과 좀 다른 방식의 러그 작품을 만들기 위한 러그 후크라는 것도 있는데 어쨌거나 둘 다 스티치는 같답니다.

작품은 총 20개로 작은 악세사리부터 소개됩니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큰 작품보다는 빨리 완성해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작은 소품이 좋거든요. 브러치나 머리핀등 일상적으로 하나두개쯤 있으면 두고 두고 활용하기 좋은 악세사리와 여자들의 필수품 파우치나 미니백등은 아이들도 참 좋아할 소품이네요.

작품 하나하나마다 재료와 도구 그리고 도안과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보통의 뜨개질이나 자수처럼 자세한 그림이나 사진 설명, 또는 동영상이 없답니다. 하나하나 자세한 설명이 글로 되어 있어 단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티코스터나 냄비받침, 수납바구니, 화분커버, 블랭킷, 러그등은 꼭 한번쯤 만들어보고 싶은 아이템이에요. 매일 차를 즐겨 마시다보니 펀치니들의 푸근한 티코스터나 냄비받침이 탐나구요 날이 점점 썰렁해지니 바닥이 차서 폭신하고 따뜻한 무릎담요나 러그 하나쯤 있었으면 싶거든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로 하나하나 채워가는 재미가 쏠쏠할거 같아요!그외에 스툴커버와 다양한 쿠션 그리고 집안을 장식하는 벽걸이용 작품등 하나하나 탐나지 않는게 없어요. 소파에 쿠션을 볼때마다 좀 바꿔주고 싶고 썰렁한 벽에는 뭔가 따뜻한 걸로 채우고 싶고! 얼른 펀치니들 도구와 재료를 사야겠어요.

https://blog.naver.com/goldentimebooks

황금시간 블로그에서 더많은 도서 정보는 물론 이 책에 실린 작품의 실물도안이랑 펀치니들 관련한 다양한 정보도 찾아볼 수 있어요.

찬바람이 불면 손이 근질근질해 지는데 마침 담요하나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펀치니들소품 가득한 펀치니들독학 책 보면서 펀치니들로 도전해 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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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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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면 남겨지는 버리기도 간직하기도 곤란한 물건을 맡아주는 이별의 박물관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 박물관에는 어떤 물건과 사연이 보관되어 있을까?

어느 연인이 서로가 이별하면서 소중히 간직했던 물건을 어찌할까 하는 고민에서 서로가 나누고 어쩌고 하느니 보관소에 저장하자는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생겨난 이별의 박물관! 크로아티아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 각자의 이별에 대한 사연을 담은 전시품들 중 203점의 사연을 책으로 담았다. 어쩌면 내 이야기일수도 우리 가족 이야기 혹은 친구 이야기일수도 있는 아주 특별한 이별이야기에 놀라움과 감동을 함께 느끼게 되는 책이다.

사랑을 속삭이며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거 같은 연인들의 사랑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끝이 나게 된다. 서로가 사랑할때는 좋아하는 감정을 한껏 담아 직접 만든 소중한 무언가를 선물하거나 사랑의 징표와도 같은 물건을 공유하거나 서로를 이어주었던 어떤 물건을 간직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의 감정이 식어 더이상 간직할 수 없게 되었을때 쓰레기통에 버려지기보다 한때나마 사랑했던 진실된 마음이 고이 간직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세상에 똑같은 사연은 없겠지만 이별 전리품들과 함께 읽게 되는 사연들은 어쩜 이리도 다를 수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된다. 사랑할때 함께 공유하던 물건을 이별후 돌려받고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을 듣게 되는 사연, 한번도 자기 손으로 뭔가를 만들줄 모르던 사람이 손수 만들어준 종이 꽃, 병이 들어 힘겨운 연인의 병상을 끝까지 지켜주었지만 연인이 건강해지자 이별 통보와 함께 돌려둔 커플반지, 함께 세계여행을 하며 데리고 다니자고 했던 인형, 장거리 연애중 온갖 다양한 방법으로 주고 받았던 편지(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깃털 편지라니!!)등등 애틋함은 물론 감동은 덤이다.

연인들의 사랑에만 이별이 있는건 아니다. 엄마와의 이별, 애증 어린 아버지와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등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이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된다. 십자말풀이를 즐겨하던 아버지가 다 풀지못하고 남기고 간 십자말풀이, 친구같은 엄마의 애장품, 애증 가득한 아버지의 선물, 동성과의 사랑에 대한 시선을 견디지 못해 이별한 연인과의 애장품, 전쟁 중에 썼지만 전해주지 못한 러브레터, 바람난 남자의 포르노 잡지, 사랑하는 이에게 받은 호신용 무기등등 정말 이런것도 있네 할 정도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사랑할때는 그 누구보다도 열렬히 사랑했을 세상 모든 이들의 이별의 박물관! 무척 의외의 사연도 여럿 있지만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문득 버리지 못한 물건이 있다면 이별의 박물관에 보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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