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이 이루어지는 브루클린 라이크
박인영 지음, 고윤지 사진 / 낭만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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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 제목에 등장하는 브루클린이라는 이름때문에 그리고 '내 꿈이 이루어지는'이라는 부제 때문에 읽게 된 책인데 눈이 즐거워지고 마음이 브루클린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올 컬러 화보집 같은 사진으로 만든 책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쉬이 책장을 넘기게 만들고 그 사진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나의 현재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는 책이며 젊은이들의 실생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활기가 넘치는 그들의 삶을 부러워하게 만든다.

 

브루클린에서 현재 살고 있는 두 한국여성이 브루클린의 여러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만나 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과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속에 담아 브루클린 라이프 스타일을 전해주고 있다. 포토그래퍼, 타투이스트, 화가, 뮤지션등 각 분야에서 누가 뭐라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살려 작품에 몰입하고 삶을 즐길줄 아는 꾸미지 않은 그들의 삶이 살아서 펄떡이는 갓잡은 생선 같은 느낌을 준다. 잘 꾸며 놓아 멋지게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 아닌 평소 자신의 작업실이 되어주는 공간을 혹은 사람을 아무 거리낌없이 들여다 보게 한다.

 

경직되어 있거나 혹은 부러 포즈를 취하거나 하지 않은 예술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듯 생생하게 여겨진다. 이 또한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서로 같은 마음이 되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을 그럭저럭 살아가는 내게 채찍을 가하는 것만 같다. 메모지판을 아무렇게나 꽉 채우고 있지만 그 자체로 멋지고 꾸미지 않은듯 편안하게 걸친 옷들이 참 잘 어울리며 서로가 서로의 피사체가 되어주는 커플들의 이야기가 책상위에 창가에 올려진 초록 화분들이 그들의 삶을 그리고 삶의 공간을 더욱 싱그럽게 만들어준다. 


벽난로에 들어 앉은 엉뚱한 와인병이, 한쪽에 세워진 기타가, 책꽂이에 꽂힌 책들이, 함께 어우러져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그 순간이, 아직 미완성인 그들의 작품이, 책상위에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물감이, 주렁 주렁 옷걸이에 빽빽히 걸려있는 옷들이, 탁자위에 놓인 각종 악세사리들이, 나름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들이 어쩌면 이렇듯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녹아들어 있는지 사진을 한장 한장 넘기는 일이 참 즐거운 책이다. 누군가 조금더 활기 있는 삶을 꿈꾸는 이에게 이 젊은이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 꿈을 실현시켜줄 한걸음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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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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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즐겁게 책읽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소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건 이야기의 소재보다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작가의 필력때문이 아닐까 싶다. 벌써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어쩐지 음산한 느낌이 들고 소름이 돋는다. 빨간 모자에 등장하는 그 나쁜 늑대가 이번엔 어떤 사악한 짓을 일삼는걸까? 말로만 듣던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을 드디어 읽게 되다니 어쩐지 기대감에 설레기까지 한다.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에 취해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분간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어느 여자 아이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싸고 얼키고 설키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번갈아 전개가 되고 아직 시체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사건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채 어느 방송의 유명한 아나운서가 폭행을 당해 발견되는가 하면 심리 상담사가 말라 죽는 또 다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게 된다. 물에서 건진 여자아이의 시신을 인어공주라 부르며 살인사건을 담당한 경찰들이 피아라는 여형사를 둘러싸고 사건을 추리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다정다감한 아버지가 딸아이를 데리고 아저씨들이 모여있는 파티장에서 빨간 모자와 늑대 놀이를 한다. 그런데 동화속 주인공이 되어 그 순간이 마냥 즐거운 그 여자아이는 그 이후로 그순간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이 소설이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짐작하게 하는 이야기에 무척 당혹감을 느낀다. 동화가 사실은 무섭고 잔인하고 끔찍하기 이를데 없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 알고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 작가는 그런 사실을 빗대어 상상하기도 싫은 아동성폭행을 소재로 동화속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는지 기발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살인 사건만을 다룬것이 아니라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의 삶과 심리를 들여다 볼수 있게 하는 이야기 전개 또한 무척 흥미롭다. 아동성폭행으로 보호감찰 대상이 된 한때는 꽤 잘나가던 변호사의 이야기는 내내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살인 사건을 맡은 여형사 피아는 엉겁결에 맡게 된 열살 릴리를 돌보며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엔 범인의 인질이 되는등 이야기가 무척 긴박하게 전개된다. 만삭이 되어 곧 둘째가 태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엠마는 남편과 딸아이와의 심리적 갈등을 겪게 되는데 딸아이가 남편에게 성폭행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독자까지도 공감하게 만든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되는건 맞는데 익숙치 않은 이름의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 가끔은 좀 헷갈릴때가 있다. 그리고 여러 사건들이 얼키고 설켜 있어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책을 읽다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사회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막강한 배후를 등에 업고 증거조차 남지 않는 아동 성폭행과 성매매를 행하고 있는 것이 비단 소설속에만 존재하는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참으로 화가난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당하기만 하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하는지,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수 있게 할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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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여동생
고체 스밀레프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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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철학서라고 해야할까? 때로는 너무 진지하다 못해 건조하게까지 여겨지는 이야기가 있다. 담담히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듯한 문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고 고통받게 되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관한 한 여자의 이야기가 고통과 상처로 가득한반면 참으로 건조하게 전개되고 있다. 프로이트라 하면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바로 그 사람으로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여동생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만 한가지 이 책은 프로이트가 왜 누이들을 죽게 내버려두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님에도 책 소개가 그쪽으로 너무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는 사실이 좀 아쉽다.

 

나치가 쳐들어온 그 때 프로이트는 자신의 가족과 주치의의 가족, 가정부와 기르던 강아지까지 데리고 런던으로 망명을 가지만 가장 아끼고 사랑하던 여동생과 다른 누이들은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채 나치의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만다. 가스실로 끌려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 프로이트의 여동생은 이제 자신의 생이 다하려는 그 순간, 태어날때부터 고통이었으며 오빠로부터 받은 충격과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등 고통으로 점철된 자신의 삶을 아주 세밀하게 들려주고 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사람처럼 말하는 거죠, 여기도 없고 저기도 없는 사람처럼. 죽음이라는 곳에 있는 것들이 지금 내 안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살아 있겠죠, 차라리 죽으면 지금보다는 정신이 더 살아 있을거에요, 지금은 두개의 존재 사이, 삶과 죽음 사이의 과독에 있어서 산것도 죽은것도 아니에요,' ---p273

 

그녀의 삶속에는 우리가 그 이름을 들어 알만한 인물들이 간혹 등장하는데 구스타프 클림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녀가 클림트의 누이 클라라와 함께 광기에 빠진 사람들이 머무는 정신병동에서 함께 지내며 괴테박사와 함께 광기에 관해 논쟁하는 부분이나 그녀의 오빠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자신이 꿈꾸던 베네치아를 여행하며 삶과 행복과 죽음과 불멸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것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을 조금 더 심오하게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내 삶이 시작할때 고통이 있었다. 감춰진 상처에서 소리없이 피가 흐르듯이, 뚝뚝 한 방울씩.' -p46

 

늘 그녀의 엄마는 다른 여자들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일구지 않는 그녀를 보며 그 탄생을 저주하는 말을 하곤 한다. 어쩌면 그녀는 그런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보려 했는지도 모를일이다.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투표권을 주장하던 클림트의 누이 클라라처럼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스스로를 고통의 삶속에 버려두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마지막장, 가스실에서의 마지막 순간, 살아오며 고통스러웠던 모든것을 잊겠다는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절규가 되어 귀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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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여동생
고체 스밀레프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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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진지한 철학서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고통스러웠던 프로이트 여동생의 삶과 사랑과 죽음에 관에 이야기하는 철학서라고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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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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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아무 생각없이 불렀던 인디언 노래가 이렇게 오싹해줄줄은 꿈에도 몰랐다. 참으로 오랜만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을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인디언 섬으로 초대되어진 여덟사람들의 섬으로 가게 되는 이야기 전개는 그들이 가진 각자의 성격과 앞으로 일어날 알 수 없는 어떤것들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섬에 도착한 사람들은 그러나 자신들을 초대한 오언이란 인물을 만나지 못한다. 물론 그 전에도 그들은 그저 그를 막연히 생각만했을뿐 그를 실제로 아는 인물은 하나도 없다. 일찌감치 먼저 섬에 도착해 자신들의 일을 착실히 하던 로저스 하인 부부마저도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섬에 초대되어진 사람도 책을 읽는 독자도 그가 누군지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한명의 인디언 소년이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한명이 목이 막혀 죽어서 아홉 명이 되었다.
아홉명의 인디언 소년이 밤늦게까지 자지 않았다. 
한명이 늦잠을 자서 여덟명이 되었다. 
여덟명의 인디언 소년이 데번을 여행했다.
한명이 거기에 남앗 일곱명이 되었다.
일곱명의 인디언 소년이 장작을 패고 있었다.
한명이 자기를 둘로 가라 여섯 명이 되었다.
여섯명의 인디언 소년이 벌집을 가지고 놀았다.
한명이 벌에 쏘여서 다섯명이 되었다.
다섯명의 인디언 소년이 법률을 공부했다.
한명이 대법원으로 들어가서 네명이 되었다.
네명의 인디언 소년이 바달 나갔다.
한명이 훈제된 청어에 먹혀서 세명이 되었다.
세명의 인디언 소년이 동물원을 걷고 있었다.
한명이 큰곰에게 잡혀서 두명이 되었다.
두명의 인디언 소년이 햇빛을 쬐고 있었다.
한명이 햇빛에 타서 한명이 되었다.
한명의 인디언 소년이 혼자 남았다.
그가 목을 매어 죽어서 아무도 없게 되었다.

 섬에 초대되어진 사람들의 각자의 방에 붙여져 있던 인디언 동요! 그 내용이 동요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섬뜩한데 동요 내용에 따라 한사람씩 한사람씩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들이 동요를 떠올리는것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이 동요를 다시 찾아보게 된다. 다음은 또 어떤 죽음이 닥쳐올지 예상하고 상대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한사람씩 죽음을 맞이할때마다 사라지는 인디언 인형은 그들의 심리 상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더욱 스릴있게 하는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책의 전반부엔 이들이 각자 한가지씩 살인이나 살인에 관한 죄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그들의 죄책감을 끌어내고 부추기는 동기가 되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자신들은 죄가 없다고만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자신들과 연관지어진 사람들의 죽음을 누구든 그것으로부터 죄의식을 가지지 않으려 피하고 싶어하는건 사실이다. 자신들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큰소리 치면서 뒤에서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들의 모습들을 보며 인간들이 얼마나 간사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한사람 한사람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도 서로가 뭉치려 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점 점 더 의심하기에 이르고 급기야는 자신들중에 살인자가 있다고 믿는다. 누워서 침뱉기다. 그렇다면 어쨌거나 그들은 모두 살인자가 되는것인데 말이다. 각자 죽음의 순간을 피하기 위해 몸수색을 하고 무기가 될만한것들은 숨기고 서로가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지만 그 와중에도 또 사람은 죽는다. 거기에 폭풍우 치는 밤까지,,, 

 모두가 함께 행동하고 모두가 무엇이든 함께 하려 하지만 꼭 한번씩은 혼자 행동해야하는 때가 있으니 누군들 의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수 있을까?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의 불안에 떨며 급기야 살인마로 오해해 죽이기까지 하는 그들의 심리변화를 참으로 극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다. 

열명의 사람들이 모두 죽는 동안 세상은 어쩜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까? 결국 마지막엔 영원히 아무도 풀지 못할 의문의 살인사건이 될 이 숙제를 풀어주는 그 방법 또한 놀랍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서로 믿고 의지했더라면 결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다.

한꼬마 두꼬마 세꼬마 인디언 네꼬마 다섯꼬마 여섯꼬마 인디언 일곱꼬마 여덟꼬마 아홉꼬마 인디언 열꼬마 인디언 보이! 나는 어린시절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노래를 아무렇지 않게 부를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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