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치고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라디오를 진행한다. 여러 일을 해서인지 인생의 목표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무언가 목표를 세우고 사는 편이 아니라서 매번 당혹스러워하다가 요새는 피아노 잘 치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실은 당장 오늘 연습이 어떻게 흘러갈지조차 잘 모른다. 『독서의 기쁨』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책의 말들』 등을 썼다.‘

아무튼 피아노의 지은이 김겨울이라는 사람의 저자파일을 읽으며 ‘피아노 잘치는 할머니‘라는 말에 꽂힌다. 어쩌면 요 최근들어 내가 하고 있던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물론 피아노를 잘치는이라기보다 그냥 피아노 치는 할머니 정도지만 ㅋㅋ

사실 피아노를 손에서 놓은지가 거의 20년쯤? 결혼하고 첫째를 낳아 기르는동안에도 피아노와 거의 매일을 함께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막 시댁에 들어가 살았을적에는 아가씨가 치던 피아노가 있었다. 사실 시집살이하며 피아노를 치기란 무척 눈치 보이는 일이라 시어머니 나가는 시간을 기다려 쳤던것도 같다.

결혼 3년차에 분가를 하게 되면서 피아노와 본격적으로 더 멀어진듯 하다. 피아노를 살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지만 피아노를 사서 둘 공간도 없었던 지하 신혼집! 물론 나를 끔찍하게 생각해주시던 친척분의 선물로 받은 건반이 있었지만 그건 그냥 딸아이 장난감용도였으니까!

생각해보면 피아노를 참 좋아했던것 같다. 아니 지금도 좋아하기는 한다. 가끔 아들이 자유롭에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행복해지니까! 피아노로 연주되는 음악을 특히 더 좋아하니까! 그런데 왜 피아노를 치지 않게 되었을까?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신랑이 디지털 피아노를 선물해준적이 있다. 그나마 진짜 피아노처럼 다리가 있던 피아노라 그냥 건반을 두들길때와는 사뭇 기분이 달랐다.

딸아이에게 바이엘 체르니 이런 책을 보며 피아노를 가르치지 않고 그냥 치기 쉬운 젓가락 행진곡이나 고양이춤을 가르쳐주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역시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바이엘을 가르치게 되었지만!ㅠㅠ

드디어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우리집에 진짜 피아노가 생겼다. 물론 돈주고 중고를 구입한건데 거저 생긴거나 다름이 없다. 디지털 피아노의 가벼움에 비할 수 없는 묵직한 피아노의 건반을 누르며 치던 순간의 감동이라니!

그때는 두 아이들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는 대만 영화를 보고 진짜 피아노에 빠져 든때였다. 두 아이가 연주해주는 주인공들의 합주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나 또한 그 영화의 주제곡이 좋아서 쳐보기도 했지만 아이들 둘이 연주하는 모습은 그것과는 다른 감동이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자라고 마흔중반이 넘어가던 어느날엔 문득 피아노가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들방에 있는 피아노를 쳐보았다. 아 그런데 이제는 악보를 보는 일조차 버거운데다 손가락이 굳어 내맘대로 쳐지지가 않는것에 좌절! 게다가 갱년기에 오십견까지 찾아와 마음과 달리 피아노는 그저 또 선망의 대상!

맞다. 피아노는 내게 정말이지 선망의 대상이다. 잘치고 싶은 마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실력이 늘지 않고 또 육아와 살림살이에 치여 자꾸 포기하게 만들었지만 피아노에 대한 낭만은 여전하다. 결국 이루지 못한 낭만이 있어 이 나이가 되어서도 피아노를 치며 늙을 수 있기를 소원하는지도!

아무튼 피아노는 내게 좀 특별한 의미인건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피아노를 배움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세계를 가진 인간이 되었다

“당신에게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가 마흔여덟 번째로 던진 물음에 작가 김겨울은 ‘피아노’라고 답했다.

생각만해도 좋은 한가지로 피아노를 테마로 글을 쓴 아무튼 피아노!

사실 저자처럼 생각만해도 좋은 한가지는 아니지만 피아노는 내게 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나마 한가지 재주가 있다면 악보보며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것! 진짜 단순히 악보를 볼 수 있다는 거지 유창하게 치지는 못한다.

지금은 피아노가 기본이라고들 하지만 70년대 내가 피아노를 배웠던 그때는 아주 드문일이었다. 어릴적 운좋게도 신문물에 밝으신 아빠 덕분에 어떻게든 억지로 배웠던 피아노.

막 피아노를 처음 배우러 다니던 때는 선생님 얼굴도 잘 기억은 안나지만 늘 시장통을 가로질러 선생님 집으로 찾아가는 길이 아직 호기심 많은 7살 내게는 좀 힘들었던것 같다. 시장엔 온갖 흥미로운 것들이 많으니까!

무얼 구경하느라 발길이 방황을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에 없지만 딱 한가지 티비앞에 멈춰섰던 기억은 있다. 그 어린 나이에도 어느날은 티비에서 하는 인형극을 보다가 그만 때를 놓쳐 그냥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엄마아빠에게 그것때문에 막 혼난 기억도 없다.

사실 그 시절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다는게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는건 나중에야 알았다. 피아노 학원도 없는 그 시골에서 아빠는 어떻게 피아노 선생님을 찾았는지도 의문이고 또 그 피아노 선생님이 얼마나 피아노를 잘 치셨는지도 기억에 없이 그저 바이엘 상권을 들고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열심히 시장통을 가로질러 배우러 다녔던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내게 피아노의 시작은 늘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를 할적마다 등장하는 단골 에피소드! 또 한가지 피아노에 관한 더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관한 이야기다. 내게는 피아노를 연주하는게 아니라 즐겁게 치는 거라는걸 알게 해준 계기이기도 하다.

사실 집이 여러번 이사를 하고 피아노 학원도 옮기고 하다보니 자꾸만 처음부터 다시 배우게 했던 덕분에(재능이 없었던지도) 초등학교 5학년에 결국 그만두게 된 그때의 내 피아노 실력이란 체르니 30번을 겨우 치던 수준!

늘 바이엘과 체르니에 얽매어 배우고 치던 내게 자유롭게 연주를 한다는건 언감생심! 그런데 고등학교 친구가 들려주던 피아노는 내가 알던 그런 피아노가 아니었다. 규칙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노래하면서 피아노를 치던 친구가 어찌나 멋져보이던지!

피아노로 체르니나 소나티네 피아노 명곡이 아닌 그런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신세계를 처음 경험한 나! (나도 피아노 칠 줄 안다는 말은 차마 할수가 없었던) 그당시 친구는 부활의 노래를 넘나 좋아해 그걸 반주로 치면서 노래로 들려주었었다.

그러다 어느날 내가 피아노를 배웠던 사실을 알게 된 친구가 알려준 코드 보고 피아노를 치는 반주법! 그리고 그 친구는 자신이 가진 피아노 책중에 코드를 익힐 수 있는 피아노재즈곡집을 내게 선물하기까지 했다. (그때의 일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가지고 있다.)

세상 누구나 일주일이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다고 어떤 책에도 나올정도로 쉽게 배우고 칠 수 있는 코드반주법이라는 걸 알고부터 나 또한 친구처럼 그렇게 쳐보려 했지만 그것도 역시 쉬운건 아니라는걸 결국 깨딷고 말지만 어쨌거나 피아노는 좀 특별한 의미를 가진건 사실이다.

그러고보니 생각만해도 이야기거리가 술술 튀어나오는게 있다면 바로 이 피아노가 내게 그렇다!
해서 아무튼 피아노라는 책에 더 관심이 가는지도!


책소개>

“당신에게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가 마흔여덟 번째로 던진 물음에 작가 김겨울은 ‘피아노’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네 권의 단독 저서를 펴낸 작가로서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 MBC ‘라디오북클럽’의 디제이 등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그의 정체성 일부분은 피아노와 피아노에 얽힌 무수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튼, 피아노』는 그런 저자의 피아노를 향한 지극한 발라드이자 “그것을 속속들이 싫어하고 낱낱이 사랑하게 된” 성실한 기록이다. 다섯 살 때 처음 피아노의 세계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순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그 낯선 세계가 삶을 가득 채웠다가 갑자기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다시금 밀려들어와 온몸을 적신 과정을 아우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혹시 중국 송나라문화나 역사 관련 책을 알고계시나요?^^
책에 관심이 많은 저희 친정아빠가
갑자기 전화를 하셔서
중국 송나라 역사나 문화에 관한 책을 좀 알아봐 달라시네요.
유일하게 30년동안이나 항쟁을 한
역사와 문화가 궁금하시다구요.
올해 팔순이신 아빠는 여전히 문화역사과학등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갈구하고 계세요.
제가 검색으로 찾은 책은
송나라의 슬픔
송나라에 간 고양이(일러스트그림책)
송나라 역대 황제 평전
등인데 어떤 책이 아빠에게 맞을지 잘 모르겠네요.
책방에 나가봐야할거 같은데
혹시 알고 계신분이 계시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파엘 2022-03-2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술서적도 읽으실 수 있다면, 피터 볼의 <역사 속의 성리학>을 추천합니다. 김영민 교수의 번역서입니다 ^^

책방꽃방 2022-03-23 20:21   좋아요 0 | URL
학술서도 괜찮은데요 송나라 문화나 역사에 집중된 책인가요?

라파엘 2022-03-23 22:14   좋아요 1 | URL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송나라 전후의 시기도 다루기는 하지만, 송나라 시기에 중점을 두고 당시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 가운데서 그 시기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역사 분야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책으로 평가됩니다.
 
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여름가을겨울 시인이 자연과 사람과 책등에서 만나는 것들을 사유하고 옮겨적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을 잘 그리고 못그리고를 떠나서
그림은 제게 어려서부터의 취미에요.
학창시절엔 손편지도 직접 그림으로 디자인하기도 하고
그림 그려서 책받침도 만들어 선물하고
코팅해서 책갈피도 만들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사실 소녀감성 있는 분들이라면 다들 비슷한 취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ㅋㅋ

아이들 키우면서는 일기를 만화로도 써보고
식탁일기도 써보고
최근에는 수채화드로잉이라던지 펜그림을 종종 그리기도 하고 달력만들기도 하고!

주로 그림을 그릴때 그 대상은 식물이에요.
식물을 좋아해서 베란다에도 하나가득인데
이번에 이 자연일기라는 책을 보며 따라해봤어요.
책 자체는 썩 맘에 들지는 않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기에는 충분!

늘 그냥 그림만 그리다가
잎의 생김새 촉감 무늬나 모양을 살피고
향기도 맡아보고
그림으로 세밀하게 그리다보니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더라구요.
알고 있는 이름이 아닌 진짜 이름도 찾게 되고
어디에서 새잎이 나오는건지
잎은 어떤 모양으로 나오는지등등!
식물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만들어주네요.

책처럼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기는 어렵지만
우리집 베란다에만 해도 식물이 넘쳐나서
하나씩 일기로 기록하다보면 책한권은 나올거 같아요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