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딱 좋은 농부가 된 화가의 농촌라이프[딱 좋은 날]

딱 좋은 날 - 농부라고 소문난 화가의 슬로 퀵퀵 농촌 라이프
강석문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책 표지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이 책! 도대체 뭐가 딱 좋다는 걸까?

화가는 화간데 농부라고 소문난 화가의 리얼 농촌 생존기! 글을 읽다보면 새벽부터 온몸에 땀한바가지를 흘리며 김을 메고 뽑아도 뽑아도 기죽지 않는 잡초와 씨름을 하고 가지를 치고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고 수확한 것들로 뭔가를 만드는등 일년내내 쉼없이 일을 하는 진짜 농부다. 그런데 저자는 스스로를 아버지의 쫄병이라고 표현한다. 죽으면 내내 쉴거니까 살아생전 열심히 일을 하겠노라며 저자보다 부지런히 일어나 먼저 김매고 농사짓는 아버지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함뿍 담겨 있는 글이다.

그리고 무척 어리광스럽고 해학적인 그림들! 은근 다음엔 또 어떤 그림이 등장할까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그에 못지 않은 저자의 툭툭 아무렇게나 던지듯 써내려간 문장들! 농사를 지으며 하나하나 터득하게 되는 것들을 어떻게 이렇게 유쾌 통쾌하게 펼쳐 놓을 수 있는지 한번에 책을 다 읽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자꾸 느릿느릿 읽게 된다.

농사 짓고(늘 아버지가 짓는 농사를 흉내만 낸다는 저자) 사느라 바빠 남 뒷담화할 여유조차 없는 저자, 밭일 하고 돌아오면 힘들지만 다음날 새록새록 자라난 채소와 과일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뽑아도 뽑히지 않는 질경이를 미워하다가 원래 마당의 주인은 질경이였음을 깨닫고 질경이에 대한 미움을 지우고, 무엇보다 자신이 농사지은 것들을 하나둘 따다가 밥상을 차리는 행복한 농부!

가을이 되어 모든걸 걷어들이고 이제 끝인가 싶은 순간 내년 농사를 위해 거름과 퇴비를 뿌려야하는 농부의 운명, 화가로 살면서 농부의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에 농사짓는 농부들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가지게 되고 실감나는 농사일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에 마치 내가 농사짓는 것 같은 기분으로 책을 읽게 된다.

봄이 오니 시작하기 딱 좋고, 여름엔 한눈팔기 딱 좋고, 가을엔 나누기 딱 좋고, 겨울엔 꿈꾸기 딱 좋은 농부의 삶을 사는 화가의 농촌리얼생존기! 농부의 마음처럼 언제건 딱 좋은 삶을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