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참 재밌는 한숙 추리소설을 만났다. 등장인물들에게는 분명 각자 개개인마다 사연이 있다. 그런데 작가는 그 사연을 전혀 얘기해 주지 않은채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사건을 추리해 나가게 만든다. 참으로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에 책장이 어느새 마지막장을 넘기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아니 끝과 함께 본격적인 시작이랄까?

하루 한시간, 밤 열한시에 문을 열어 열두시에 사라지는 신데렐라 포장마차! 프랑스인 프랑수아가 프랑스 요리를 단 9800원에 팔면서 사람들을 하나둘 끌어들이고 있다. 콩소메, 뵈프 부르기뇽,물 마리니에르라는 프랑스 음식을 소재로 참 다양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김건, 신영규, 소주희, 유치한등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하나둘 풀어내는 작가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지하철 범죄 현장을 단숨에 알아차린 민간조사원(사립탐정) 김건, 그를 한눈에 알아 본 소주희, 하지만 김건은 어쩐 일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또 다른 사건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다. 포르쉐를 타고 범죄현장으로 단숨에 달려가는 신영규, 사건이 일어나면 후다닥 사건을 해결하려는 급한 성격 덕분에 작가 유치한을 범인으로 모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지만 김건이 그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게 되는등 어느새 이들은 사건을 하나 둘 해결해 가면서 프랑수아의 신데렐라 포장마차에서 모이게 된다.

소설속에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요리에 대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음식은 정말이지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소재다. 음식 관련 소설을 읽게 되면 감동이 빠지지 않는데 우리의 설렁탕과 비슷하다는 콩소매를 이야기하면서 소울푸드를 이야기하는등 요리를 참으로 짜임새 있게 이야기속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그 비싼 프랑스 요리를 단돈 9800원에 판매하는 프랑수아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 가는데 1권의 이야기가 끝날 즈음 신영규 형사는 그에게 수갑을 채우게 된다.

1권을 마무리하는 문장 또한 절묘하다. 글속에 드문 드문 등장하는 시같은 문장들도 마치 수수께끼처럼 들려 더욱 호기심이 동하게 되고 외전속에 등장하는 동화같은 이야기는 서로를 잊게 하고 잊혀지게 만들어 스릴을 더하게 된다. 이들의 지나온 과거 이야기가 궁금하고 또 셜록홈즈를 능가하는 김건의 추리 이야기가 재밌어서 얼른 2권을 펼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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