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송중기, 소지섭 , 황정민 출연 개봉영화의 원작 소설, 한수산의 [군함도]는 하시마섬이라고 불리는 군함도의 역사를 파헤친 최초의 소설이다. 한수산 작가의 27년 집념이 담긴 소설이라고 하니 대충 훑어보면 안될거 같은 의무감이 드는 소설이랄까? 사실 하시마섬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전 무한도전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일제의 강제징용이라는 아픈 역사를 담고있지만 그 진실은 가려진채 일본의 문화재로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고 하는 사실에 정말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군함도, 그 누구도 아닌 일제강점기의 우리 민족들을 강제 징용해 수십미터 지하의 석탄을 캐어 올리게 했던 일제의 만행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하시마 섬의 숨겨진 진실! 열악한 시설은 물론 온갖 박해와 탄압 그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던 역사적 사실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에는 참 다양한 인물상들이 등장한다. 친구들의 탈출을 묵묵히 지켜보던 명국과 형대신 징용에 나선 동생 지상과 군함도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우석, 유곽에 몸담고 살아야 하는 자신의 처절한 삶을 괴로워하는 금화와 저 멀리 떠나 소식 한자 없는 아버지를 찾으러 나선 길남이와 남편 없이 아들을 낳아 훌륭하게 키워내려 애쓰는 서형! 이들은 모두 그 시대의 아픈 역사의 현장을 살아내는 대단한 인물들이다.

 

 


군함과 비슷하다 해서 군함도라 불리던 무인도 하시마섬에는 무릇 5000여명의 인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본 최초 철근콘크리트 아파트는 물론 시장, 영화관, 유치원, 술집, 유곽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최첨단의 섬이 일제강점기의 강제징용으로 열악한 환경에 주먹밥 한두개로 버티며 열두시간을 700미터 해저에서 석탄을 캐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는 지옥의 섬일수 밖에 없다. 비참한 상황속에서 벗어나려 탈출을 시도해보지만 결국 주검으로 돌아오거나 살아 돌아온다해도 죽음보다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만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도움이 되어주는 일본인들이 있고 무엇보다 먼저 사람과 사람의 일을 생각해야한다는 사실을 지상이라는 인물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이 소설은 하루에도 몇번식 탄광이 무너질거 같은 불안감속에 떨어야 했던 군함도의 실상과 함께 이들을 군함도로 보내고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기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며 남편에게 애절한 편지를 쓰는가 하면 직접 찾아 나서기까지 하는 진취적인 아내의 이야기와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조차 없는 아버지를 찾아 나서서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 남아 출세하려는 아들의 이야기, 지옥같은 섬에서도 서로 애틋한 사랑의 연을 맺는 이야기등이 번갈아 등장하는데 이런 소설의 구성이 지루하지 않게 글을 읽게 하고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옥의 섬을 탈출해 나가사끼에서 악착같이 살아내려 애쓰는 이들 앞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우리민족이 그 시대를 살아나기 위해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아내야 했는지 고난의 역사를 여실히 보여준다. 눈앞에 그려지듯 펼쳐지는 이들의 삶이 과연 영화에서는 누가 어떻게 연기해 보일지 상상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군함도! 영화를 보기 전에 좀 더 세밀한 묘사를 담아 내고 있는 소설을 먼저 읽으며 상상하는 재미를 느껴보면 더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