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섬옥수
이나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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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책이네요, 사실 처음엔 별 기대 없이 책을 펼쳤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에요, 작가가 데뷔한지 25년을 맞는다는데 저는 이제야 이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부끄럽게 여겨지네요, 산문체로 쓰여져 구구절절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런 소설을 참 좋아라하는데 새로 좋은 작가 한분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남단의 '땅끝섬' 을 배경으로 그곳 원주민과 외지인들의 7편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이에요,

 

첫 이야기는 반야라는 절집 개를 둘러싼 강아지들의 서열다툼이 심한 그곳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있어요, 아마도 '땅끝섬'이라는 배경의 사람들 또한 이 강아지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것도 같아요, 자식을 낳지 못해 그것이 짐이 되고 병이 되어 이곳 땅끝섬에가지 흘러 들어와 그 마음의 짐을 풀려하는 자애와 본토박이 낚시군들 중에도 타고난 낚시군들의 낚시 이야기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한남자의 시끌벅적한 방문과 친한 언니에게 사기를 당하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죽을 마음으로 이 섬까지 찾아든 한 여인과 민박집 주인 인규의 이야기와 평생을 물질로 살아가는 잠녀를 통해 바다와 사투를 벌이며 근근히 살아가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도 있답니다.

 

자신을 두고 떠난 주인만을 내내 기다리는 깍지때문에 다시 이 섬으로 들어오게 된 영감님의 이야기는 괜히 짠합니다. 안개낀 밤이면 등대마저 뱃길을 밝혀주지 못해 밤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럽게 울린다는 싸이렌 소리! 풍랑이 심한 바다의 신을 잠잠하게 만들려 업어 기르던 아이를 두고 떠나와야했던 옛 이야기나 숨비소리를 내며 물질을 하는 잠녀들의 이야기는 평소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라 더욱 흥미를 불러옵니다. 또한 육지 말과 확연히 다른 제주 말이지만 주를 달지 않아 어떤 뜻일지 독자로 하여금 짐작케 한것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땅끝섬 본토 사람들의 삶은 거친 바다만큼이나 서로가 갈등하며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서로가 의지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또한 '땅끝섬'과 하나도 다를게 없습니다.

분명 서로 갈등하고 오해하고 상처도 주겠지만 결국엔 서로 의지가 되어 살아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램이 담긴듯합니다. 개발바람이 불어 서로 좋았던 사람들끼리 다투고 원수를 지는가 하면 아름다운 자연경관마저 췌손되어 버리는 '땅끝섬'처럼 도심이나 농촌에도 개발 바람이 불어 사람들 마음이 들뜨고 서로 상처를 주는가 하면 자연마저 헤치고 있는 지금 우리들에게

작가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 보기를 희망하는듯 합니다.


 폐쇄된 공간의 섬에서 나고 자란 원주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 보게하는 이 소설이 참 좋습니다. 또한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 섬을 찾아 들었던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이 소설이 참 좋습니다. 작가의 다른 책 또한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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