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이 책! 작가가 참 유쾌하고 재미난 사람인듯! 작은 농장의 농사이야기, 여행 이야기, 알상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술술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요즘처럼 더운날, 바람 선선하게 불어오는 테라스에 앉아 읽기 딱 좋은 책! 마치 일인극을 보는듯한 문장들! 자신의 경험담을 아주 진솔하게 풀어내면서 가끔 삼천포로 빠지듯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무심한듯 툭 던지는 이야기지만 안듣고 있는 독자들에게 너스레를 떨듯 분필을 던진다는 식의 호통개그도 드문드문! 책을 읽는 독자에게 말을 걸듯 유쾌하고 발랄하게 글을 쓰고 있어서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 어디선가 분필이 날아올거 같다.ㅋㅋ

감자를 키우며 시작된 채소 키우기에 대한 열정은 청소년시절 잠시 주춤했다가 어른이 되어 작은 텃밭으로 꿈을 이어가게 된 작가!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를 위해 가을 겨울 농사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뿌리채소와 누에콩 농사 이야기를 시작으로 흥미진진하게 텃밭을 일구는 이야기를 한다. 남들은 씨뿌리기를 한다지만 콩뿌리기에 열을 올리는 작가의 누에콩 키우기는 급 야구이야기로까지 이어지는데 작가의 글은 매번 이런식이다. 그렇더라도 다행히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 착실한 모드! 벌레와의 전쟁, 연작장해에 대한 이야기, 터널 재배,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웃자람, 식물간의 간격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이야기들과 섞여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역시 성공적으로 뭔가를 수확하기는 참 어려운 농사일!

여행이야기 편에서도 작가의 유쾌하고 공감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저기 많이 다닌다고 생각하지만 지도를 펼쳐 표시해보면 분명 빈 여백이 생긴다. 그곳을 모두 메운다면? 여행을 하면 이상하게 가방이 터질듯 짐을 챙기게 되고 날씨가 어떨지 걱정을 하며 비를 몰고 다니던 엄마와의 일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또한 알찬 여행을 해 보겠다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탐색할까 말까 고민하고 기차를 타고 가며 터널을 감상하는 요상을 취미를 가진 작가! 여행을 하는 동안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이 빼앗겨 사진에 담기보다는 눈에 담기 바쁘고 지인을 위한 선물을 고르는등의 수로고움에 잠시 쩔쩔매기도 하는데 작가의 이런 모든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여행이야기와 다르지 않아서 좋다.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지가 가르쳐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잘 풀리지 않는다고.
올해의 실패를 좋은 이야기로 정리하려는 마음은 겨,겨,결코 없다.

3부 지극히 사적인 일상이야기도 흥미롭다. 작가라고 해서 꼭 책을 많이 읽고 잘 읽는건 아닌데 사람들의 편견이 그저 아쉽고 무서울뿐이라며 자신의 느린 독서습관을 이야기한다.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읽다보면 4부에서 다시 작가의 텃밭을 만나게 된다. 10년전의 텃밭농사 이야기가 가을 겨울에 머물러버린게 아쉬워 설욕전을 펼치듯 조금 확장된 봄여름 텃밭이야기로 이어지게 되는데 바로 이 에세이집을 위해 새로 집필한 글이다.
역시 무던히 잘 자라고 빨리 열매맺는 종류의 가지 오이 토마토 농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오이의 휘는 현상이 미스터리하다거나 토마토는 습한 날씨로 인해 제대로 수확을 하지 못했지만 가지는 그러거나 말거나 느릿느릿 익어가는 모습을 보며 삶의 철학을 배우는 작가의 글!

베란다에 가끔 상추나 토마토를 키우면서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했기때문이 더 재밌게 읽히는지도 모르지만 꼭 농사일이 아니더라도 작가의 글속에는 삶의 여러 순간들이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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