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컴버배치의 버킷리스트 드라마 <패트릭 멜로즈>원작 소설 5부작! 1부 패트릭의 어린시절 어느 하루동안에 일어난 아버지로부터의 성적 학대를 당하는 죽고 싶을 정도의 치욕적인 순간의 이야기 [괜찮아], 2부의  청춘의 아름다워야 할 날들을 마약에 빠져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당하는 나날들에 아버지의 죽음을 맞딱드리게되는 어느하루동안의 이야기 [나쁜 소식]에 이어 마약을 끊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려는 패트릭의 아버지에 대한 여전한 고뇌와 갈등을 그린 [일말의 희망]을 펼쳐 들고 읽는다.

일말의 희망이라는 책 제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해방된 패트릭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30대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모습에서 희망을 엿보게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 남아 그를 깊은 사색과 고뇌에 빠지게 만들어 여전히 반항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어느 파티에 초대되어 그곳을 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온갖 정치적이고 사상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으며 속물 근성의 인간들의 속살을 낱낱이 엿보게 되는데 패트릭은 파티에 가기전 절친 조니에게 그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기로 결심하게 된다.

‘난 늘 진실이 나를 자유롭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진실은 그냥 사람을 미치게 할 뿐이야.‘
‘진실을 말하는게 너를 자유롭게 해 줄지도. 결국 고통을 더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과 더 많은 거리를 두고 다른 무언가에 더 많은 애착을 가지는 거야‘ p116

패트릭의 충격적인 고백에 세상이 반으로 쪼개졌겠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격한 공감을 하지만 뻔한 이야기라는 그 다음 이야기에 상처받게 되는 패트릭! 타인들에게 존경 받는 아버지와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아버지의 이중적 괴리감을 혼자만 겪어내면서 괴로워했던 순간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으나 그 순간 또 다른 숙제를 떠 앉게 되고 마는 패트릭! 그에게는 비밀스럽고 복잡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뻔한일이 되고 보니 아버지를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고 자신에게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와 화해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지 생각하기에 이른다.

˝어쨌든 난 네가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나쁘다는 말을 하는게 아니라 그 중오에 얽매여 있어서는 안된다는 거야.˝
˝얽매여 있는 건 의미가 없죠. 하지만 자유로워진 척하는 건 더 의미가 없어요. 저는 어떠한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어쩌면 다른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는 것과 같은 단순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p209

어린시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앤 아줌마와의 대화속에 지금껏 패트릭이 아버지를 어떻게 대하고 생각하고 그 생각이 변화되고 있는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파티장에 초대되어 온 사람들이 좋거나 나쁘거나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하나둘 떠나가는 순간 패트릭 또한 그 자리를 떠나 눈쌓인 길을 걷고 백조와 갈매기떼를 바라보며 자신안에 일어나는 어떤 파장을 느끼며 3부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파티장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각각의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롭지만 마거릿 공주의 이야기와 브리짓과 소니와 신디의 이야기가 한편의 막장드라마 혹은 중세시대 여왕이 군림했던 영화처럼 가장 스릴있고 흥미롭게 전개된다.물론 그와중에도 고뇌와 사색에서 헤어나지 못한 패트릭의 이야기가 이 모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핵심이 된다. 다만 은유적이고 함축적이며 비판적인 의미의 대화나 문장들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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