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 홍승희 에세이
홍승희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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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을 고래배속처럼 꾸미고 죽음의집이라 부르는 저자의 삶! 글속에서조차 우울함을 감지하게 되지만 스스로 살아 갈 방법을 찾아 살아내고 있음을!

‘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요즘은 나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에 대해 타인의 이러쿵저러쿵이 싫으니 내 자유의지를 존중해 달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대세인듯!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런 이야기들을 한다. 나는 그저 내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을뿐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걱정 할 것도 없다며 스스로의 삶을 누구에게도 간섭받고 싶지도 인정 받고 싶지도 않으니 그저 내버려두라 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그림과 함께 책에 풀어 놓았다.

저자는 추위를 피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한칸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월세와 냉난방비 문제로 늘 짐을 쌀 준비를 한다. 한달에 몇번 쓰는 글과 그림 몇점 팔아서 궁핍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이인증 같은 특이한 병명을 부여 받은 스스로가 자신으로부터 느끼는 괴리감으로 괴롭고 힘든 삶을 마감하고 싶어할때가 종종 있다. 게다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폭력에 힘을 보태지 않기 위해 채식주의자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한창 성폭력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들이 세상으로부터의 독방에 갇혀 있게 되는 아이러니한 세상, 뿐만 아니라 나 또한 세상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독방에 갇혀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가정불화와 실제의 자살 경험담들, 그리고 여자교도소 이야기는 무척이나 실감나고 흥미롭게 읽힌다. 몇번이나 자살을 꿈꾸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했던 저자에게 삶의 유대감을 만들어준 가피에 대한 이야기와 죽음을 생각할때마다 자기 대신 죽을 주인공을 만들어 죽음을 상상하고 나아가 문화예술의 형태로까지 발전시켜 스스로 죽음으로부터의 충동을 극복해 나가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여자 교도소에서의 세세한 이야기는 얼마전 종영된 슬기로운 감빵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인 세상을 꿈꿨는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모두가 아무 이름이 이니어도 되길 바란다. 그래야 아무거나 하거나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데나 걸어 다니거나 아무 곳도 안 갈 수 있으니까’ ㅡ p236

여성을 성적 조롱 대상으로 여기는 세상에 대한 저자의 강한 외침과 비독점 다자연애, 영페미니스트등 정치 문화 사회에 대한 퍼포먼스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심지어 검찰에 구속되어 구형을 받기도 한 저자의 삶! 저자의 솔직한 글들을 읽으며 삶과 죽음의 갈등속에서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간파하게 되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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